10/25/2009

예수의 종이 되는 것은 그의 친구가 되는 길


(servant)이란 주인에게 예속되어 있는 사람이다. 종에게는 자신의 개인적인 삶이나 소유가 있을수 없다. 최악의 경우에는 전쟁 포로에 의해 노예가 되는 경우도 있고, 가난과 굶주림을 모면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의탁하며 종이 되는 경우도 있다. 신분은 세습되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한다.

성경에서 종은 일반적인 개념으로서 주인에게 속하여 주인을 섬기는 자이다. 종에게 자신의 개인적인 삶이 보장된 것은 아니지만, 청지기의 경우에는 자발적으로 주인의 뜻을 이해하고 수행하는 자이다. 하나님과 그를 섬기는 그리스도인의 관계는 주인과 종의 관계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일반적인 책임을 지시해 두셨다. 거룩하고 의로우며 선하고 진실하며 충성되고 자비로운 삶을 명령하셨으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 복음 전파의 사명을 맡겨 놓으셨다. 하나님의 명령에 종인 그리스도인들이 순종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어느 정도 충성을 할 것인가는 순전히 우리의 자발적인 태도에 맡겨 놓으셨다.

하나님의 종으로서 가장 좋은 보여준 것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뜻에 자발적으로 철저히 순종하는 삶을 사셨다. 그는 하나님의 창조의 권능과 지혜의 말씀으로서의 영광을 버리고 인간이 되셨다. 그는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고, 가난한 자들의 친구가 되어 그들을 치료하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기까지 사람들을 사랑했으며, 하나님께 순종했다.

선지자들과 사도들은 하나님의 충성된 종으로서 어떠한 자세로 하나님께 순종하고 충성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본보기들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종이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행복과 평안한 삶을 포기해야 했다. 심지어는 자신의 재산을 포기해야 했으며, 때로는 가족을 희생해야 했다. 가난과 매맞음과 온갖 종류의 고난도 감수해야 했다.

오늘날 수 많은 일반 그리스도인들과 목회자들이 자신을 하나님의 종으로 부른다. 그 중에 하나님을 신실하게 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분명하다. 그런데 대개 하나님의신실한 종들은 자신을 하나님의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다만 묵묵히 순종하며 봉사할 뿐이다. 정작 자신을 '하나님의 종'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이전에 예수 그리스도와 선지자들과 사도들이 보여주었던 그들의 권위와 영광을 은밀히 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을 하나님의 종이라고 부른다면 그에 상응하는 삶이 필요한데, 자신을 하나님의 종이라고 부르면서 다른 사람들 위에서 권세를 부리는 것은 종의 자세가 아니다.

종에게 특권과 영광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종이라면 하나님께 속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보호와 사랑과 돌봄 가운데 살아간다. 주인인 하나님께 속해 있다고 하는 것만큼 놀라운 특권과 영광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종의 개념에 있어서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특권과 영광이 아니다. 왜냐하면 불순종하고 게으로고 부정직한 종은 순종적이고 착하고 충성스러운 종이 누릴 수 있는 특권과 영광을 함께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에 대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은 특권과 영광이 아니라 현재 주인앞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착하고 충성스러운 종은 항상 섬김 준비가 우선적으로 되어 있다. 허리에 띠를 띠고 서서 대기하고 있는 자세가 충성된 종의 자세이다.

착한 종은 자신의 영광을 생각하지 않고 주인의 영광을 생각한다. 주인의 영광을 위하여 자신은 멸시를 받는 낮은 곳에서 섬긴다. 주인의 이익을 위해 자신은 고통스러운 희생을 감수한다. 종이 만일 섬기는 자리를 버리고 섬김을 받는 자리를 은밀히 추구한다면 그것은 반역에 가까운 행위이다. 주인과 동등해지려는 태도이다. 우리 그리스도인이 잊어서는 안될 가장 중요한 사항은 하나님의 종은 하나님만을 섬기기 위해 부름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섬기면서 동시에 이 세상 사람들을 섬기는 종으로 부름을 받았다.

10:45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예수님의 삶은 교훈이 아니라 실제이다. 그는 하나님으로서 이 세상에 하나님의 아들의 이름으로 오셔서 자신이 창조한 피조물을 섬기셨으며, 자신을 반역하고 불순종한 죄인인 우리들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 주셨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사람을 섬기는 것을 자신을 섬기는 것으로 인정하신다.

우리가 하나님을 섬길 수 있는 방법은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것이다. 그것도 우리 자신보다 못하고 추악한 사람들까지 봉사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죄성 때문에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지만, 성경이 말하는 진리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것은 우리가 소위 말하는 일회성의 의식적인 "세족식"을 거행하라고 보여준 본이 아니라, 우리 삶 전체로 다른 사람을 섬기라고 보여준 본보기였다( 13:4-8).

그리스도는 죄인을 섬기기 위해 자신을 비우셨다. 자신의 영광과 특권을 버리고 조롱받고 멸시받고 고통받는 종의 자리로 내려 오신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배워야 할 단순한 교훈이나 교리가 아니라 우리가 따라야 할 거룩한 삶이다. 사도 바울을 비롯한 모든 사도들은 이러한 그리스도의 삶을 그대로 따르며, 자신을 하나님의 종으로 선포하였다. "우리가 우리를 전파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 예수의 주 되신 것과 또 예수를 위하여 우리가 너희의 종 된 것을 전파함이라"(고후 4:5).

사실 우리가 우리와 동등한 다른 사람이나 우리보다 열등하다고 생각되는 다른 사람에게 "내가 당신을 섬기는 당신의 종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은 굴욕적인 것이다. 이것은 도저히 하고 싶지 않은 극도로 불쾌한 것이다. 그러나 사도들은 자신들이 복음을 전파하는 사람들의 종이라고 전파하였다. 한 두 번 입으로 중얼거린 것이 아니라 가는 곳마다 광대한 지역에 전파하였다고 말한 것이다. 이러한 종의 자세는 항상 불편하고 고되고 피곤하고 겸손한 태도를 필요로 한다. 안정되고 평안하고 부유하고 고상하고 영광스럽고 다른 사람의 위에서 군림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언제든 일하며 섬길 수 있는 복장과 마음가짐과 환경과 태도를 필요로 한다.

이것은 성경 자체가 말하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거부감을 줄만큼 받아들이고 순종하기 쉽지 않은 명령이다. 이러한 말씀에 얼마든지 반론을 제기하고 싶을 것이다. 성경은 우리가 "하나님의 종"이라고만 말하지 않고, "하나님의 자녀"라고도 말한다. 또한 "하나님의 친구"(예수 그리스도께서 요 15:13-15에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것처럼)라고까지도 말한다고 할지도 모른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나니 너희가 나의 명하는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 이제부터는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라하리니 종은 주인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니라"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자들과 우리들에게 "나의 친구"라고 부르시는데에는 하나의 조건이 있다. 그것은 "나의 명령하는 대로 행하면"이다. 그리고 그 명령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것이다. 그 사랑은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예수님이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죄인인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다른 형제 자매들을 거룩하게 사랑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들을 위해 종이 되신 것처럼 우리도 종이 되는 것이다.

친구란 흔히 동고동락하며, 친구를 아끼고 사랑하며, 자신의 것을 희생하며 주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의 친구이다"라고 말했던 것도 바로 제자들의 예수님께 대한 사랑과 헌신과 충성을 보셨기 때문이다. 제자들은 자신의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예수님의 부르심에 순종했으며,예수님의 가난과 멸시와 모든 고난에 동참한 사람들로, 예수님을 가장 잘 아는 친구들이었다.

따라서 제자들과 예수님과의 관계는 "주인과 종" "친구"로 승화된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종이라고 말할 때, 그 종이 누리는 모든 특권과 영광,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와 친구로 승화되는 것은 먼저 그 만큼의 헌신과 사랑과 충성을 전제로 한다. 현재의 삶의 위치가 섬기는데 있지 않고, 도리여 영광과 특권을 누리는 위치에 있다면, 그 종은 십중팔구 악하고 게으른 불충성스러운 종일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종으로 낮고 멸시받고 모욕받는 굴욕적인 위치에서 하나님과 세상 사람들을 섬기더라도 하나님의 종으로서 장차 누릴 완전하고 충만한 특권과 영광에는 아무런 피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세상에서 낮고 멸시받는 위치에서 충성스럽게 섬길수록 나중의 영광은 더욱 증대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허리에 띠를 띠고 섬길 준비를 하라!" 낮은 곳에 서며, 굴욕적인 섬김의 자리에서 기쁨과 선한 마음으로 봉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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