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2009

광야에서 부르는 노래, 시편 23 -이스라엘 백성은 40년간 광야에서 양을 치며 살았다!(6) - 이진희 목사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떠날 때 그들은 수십만 마리의 양떼를 데리고 나갔다( 12:36-38).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겪었던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양에게 마시게 할 물이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20:4). 


모세가 반석을 쳐 물이 흘러나왔을 때 사람만 마신 것이 아니고 짐승들도 같이 마셨다( 20:11).

광야 40년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에 들어가기 위해 에돔 땅을 지나야 했다. 그 때 모세가 에돔 왕에게 그들의 땅을 지나갈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하면서 만일 짐승이 물을 마시거나 농작물에 해를 끼치면 배상을 하겠다고 했다( 20:19).

우리는 여기에서 광야 40년 내내 이스라엘 백성들이 양을 쳤음을 알 수 있다.
양들은 약한 짐승이긴 하지만 의외로 광야나 고산 지대에 잘 적응한다. 양들은 먼 거리도 잘 걷는다. 광야나 고산 지대의 기후에도 잘 적응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분 섭취를 많이 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 그래서 양들을 광야에서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시편 23편에 나오는 양들이 어디에 사는지 확실해졌을 것이다.
시편 23편의 무대는 초원이 아니라 광야이다.

우리는 시편 23편에 대한 그림을 새로 그려야 할 것이다. 거기에는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는 없다. 황량하고 거칠기만 한 광야, 나무 한 그루 없는 험한 산을 밑그림으로 그려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도 그려야 한다. 그게 다가 아니다. 양들 앞에는 원수(맹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이리나 늑대나 사자도 시편 23편의 그림에 넣어야 한다.

또 그려야 할 것이 있다. 양들이 하루 종일 험한 산길을 돌아다니느라 여기 저기 상처가 났다. 그래서 목자가 그들에게 올리브기름을 발라주고 있다. 새로 그리는 시편 23편의 그림에는 푸른 초장에 누워서 평화스럽게 쉬는 양들이 아니라 여기 저기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고 있는 양들을 그려야 한다. 이것이 시편 23편에 대한 바른 그림이다. 이런 그림을 그려놓고 보면 시편 23편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게 보일 것이다. 시편 23편에 대해 새로운 이해를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시편 23편에 나오는 양들은 뉴질랜드에 사는 양들처럼 끝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에서 사는 양들이 아니다

이 양들은 버려진 땅, 광야, 황무지, 험한 산에 산다. 그들이 푸른 초장에 살기 때문에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라고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시편 23편에 나오는 양들은 광야에 살지만 그러나 목자가 있기 때문에 행복한 양들이다. 광야에 살지만 광야에서도 식탁을 차려주는 목자가 있기 때문에 행복한 양들이다.

광야의 험한 산을 오르내려야 하지만 안전한 길로 인도해주는 목자가 있기 때문에 행복한 양들이다


광야에 살지만 그래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동행해주는 목자가 있기 때문에 행복한 양들이다.


광야에 살지만 그래서 맹수들이 늘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그들과 동행해주는 든든한 목자가 있어 행복한 양들이다. 원수들 앞에서 보라는 듯이 상을 차려주는 목자가 있기 때문에 행복한 양들이다

광야에서 살지만, 그래서 여기 저기 상처가 많지만, 그러나 기름을 부어 상처를 치유해주는 목자가 있기 때문에 행복한 양들이다


광야에 살지만, 그래서 하루 종일 옮겨 다녀야 하지만, 저녁때가 되면 양 우리에서 안식을 누리게 해주는 목자가 있어 행복한 양들이다.  
 
나는 왜 하나님을 목자로 삼고 살아가는데도 시편 23편과는 동떨어진 광야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나는 왜 푸른 초장에 살지 못하고 광야에서 헤매고 있는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의 양이고 하나님이 우리의 목자가 되신다고 해서 우리가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님과 함께 한 백년 …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 광야와 같다고 해서 이상한 것이 아니다. 양이 원래 광야에 살기 때문이다. 우리만 광야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도 시편 23편의 양들처럼 광야에 살더라도 하나님을 우리의 목자로 삼고 살아가면 우리도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라고 노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편 23편이 우리의 삶의 고백이요 신앙고백이요 간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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