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2009

광야에서 부르는 노래, 시편 23편(1) - 이진희 목사



이스라엘 사람들은 족장시대부터 양을 쳐왔다. 이집트로 내려갈 때에도 양들을 데리고 갔다.
이집트에서도 양을 치며 살았다. 출애굽을 할 때에도 양들을 데리고 나갔다. 광야 40년 생활을 할 때에도 양을 치며 살았다. 가나안에 들어간 다음에도 그들은 농사를 지으면서 양도 쳤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성경의 인물들은 대부분 목자들이었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과 같은 이스라엘의 족장들은 모두 유목민이었다. 모세와 다윗도 목자였다. 예언자 아모스도 목자였으며, 예수님이 태어나시던 날 밤에 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를 맨 처음 경배한 사람들도 베들레헴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이었다.

예수님도 양을 치는 일에 대해 잘 알고 계셨으며 예수님의 청중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목자와 양의 관계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예수님은 양을 소재로 여러 비유들을 가르치셨으며, 당신 자신이 “나는 선한 목자다”라고 까지 선언하셨던 것이다.

시편 23편은 다윗이 어느 날 궁중을 거닐다가 영감이 떠올라서 써내려 간 시가 아니다. 이 시는 목자로서의 그의 경험에서 나온 신앙 고백이다. 목자였던 다윗이 광야에서 양을 치며 만난 하나님은 바로 목자이신 하나님이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체험을 통해서 양이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목자가 양에 있어서 어떤 존재인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양과 목자의 관계로 그렸던 것이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어떤 동물들은 먹이를 찾아 수천마일씩 이동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철새들이 그렇지 않은가? 그런데 양은 절대로 혼자서는 먹이를 찾아갈 수 없다. 양은 목자가 풀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가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 이렇게 양은 먹는 문제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

“눕게 하시며”
양은 잘못 누우면 죽는다. 등이 땅에 닿게 되면 혼자 일어나지 못한다. 그러다가 죽고 만다. 이렇게 혼자서 눕고 서지도 못하는 짐승이 바로 양이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양은 15미터 앞도 잘 보지 못한다. 그래서 길을 잃어버리기가 쉽다. 목자를 잃고 길을 잃고 헤매다 보면 밤은 어둑어둑해지게 되고, 겁이 나게 되니까 더욱 초조하게 된다. 당황하게 된다. 그러다가 잘못해서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기도 하고 아니면 사나운 들짐승의 밥이 되고 만다. 목자를 잃은 양의 생명은 하룻밤을 넘기기가 어려운 것이다.

양은 아무 생각 없이 바로 앞에 가는 양을 무조건 따라간다. 한 마리가 구덩이에 빠지면 두 마리 세 마리 다섯 마리 다 구덩이에 빠지고 마는 것이 양이다. 이렇게 늘 길을 잃어버리고 헤매는 것이 양이다. 그리고 길을 잃으면 절대로 혼자서 길을 찾아오지 못하는 짐승이 바로 양이다. 그래서 반드시 목자가 양을 찾아가야 한다. 목자가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양은 스스로 길을 찾아가지 못한다. 어디로 가야 하는 지 조차 모른다. 방향감각도 없다. 목적지도 없다. 어디에 자신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기 때문에 그를 인도해줄 가이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베푸시고”
양은 언제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양을 노리는 맹수들이 언제나 뒤따르고 있다. 어딘가에서 지켜보고 있다. 양이 움직이면 이리나 하이에나들도 같이 따라서 움직인다. 기회를 엿보는 것이다.
그러나 양에게는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힘이나 재주나 능력이 전혀 없다. 목자가 지켜주지 않으면 양은 다 맹수의 밥이 되고 만다.


양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양은 자신의 생명도 스스로 지키지 못한다.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능력도 없고 기술도 없고 힘도 없다. 아마 세상에 이렇게 약하고 대책 없는 짐승은 양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동물학자들은 인간이 양을 돌보지 않았다면 양은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졌을 것이라고 한다. 그 정도로 대책이 없는 짐승이 양이다.

성경에 “목자 없는 양”같다는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양은 100% 목자를 의존한다. 목자가 없으면 양은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하나에서 백까지 다 목자가 돌보아주어야 한다. 목자의 손이 가야 한다. 목자가 돌보아주지 않으면, 목자가 함께 있어주지 않으면, 목자가 인도해 주지 않으면, 목자가 지켜주지 않으면, 목자가 필요한 것을 공급해주지 않으면, 양은 죽는다. 동물 중에 인간을 의지해서 살아가는 유일한 동물이 바로 양이다.

그런데 성경은 많고 많은 동물 중에서 인간을 바로 이런 양에 비유를 하고 있다. 성경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인간은 양처럼 나약한 존재다. 양이 목자 없이 살 수 없는 것처럼 우리 인간은 우리의 목자가 되시는 하나님 없이는 절대로 살 수 없다. 양이 살 수 있는 것은 목자가 보호해주고 지켜주고 인도해주고 필요한 것을 다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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