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2009

광야에서 부르는 노래, 시편 23 - 목자는 결코 낭만적인 직업이 아니다(7) - 이진희 목사



목자는 광야에서 하루 종일 이곳 저 곳으로 옮겨 다니며 양들에게 꼴을 먹여야 한다. 뜨거운 태양은 내리 쬐는데, 쉴만한 그늘도 없다. 여름이 되면 4-5달 동안 나가 있어야 한다. 여름 내내 집을 떠나서 지내야 한다. 밤에는 이슬을 맞으면서 들에서 자야 한다.

광야의 험한 산들을 오르내리다 보면 잘못 디디면 그야말로 사망의 골짜기가 되고 마는 위험한 곳들도 많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날 때는 양만 무서운 것이 아니다. 목자도 무섭기는 마찬가지다.

또 언제 어디서 늑대나 사자가 나타날지 모른다. 그러면 목자는 양들을 지켜주기 위해서 싸워야 한다. 그것은 목숨을 건 싸움이다. 잘못하면 양 한 마리 구하려고 하다가 크게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다. 다윗은 자기 양들을 이러한 맹수들로부터 지키기 위해 양들이 쉬는 동안에도 쉬지 못하고 물매 연습을 했다. 다윗이 물맷돌 하나로 골리앗을 넘어뜨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양들을 지키기 위해서 물맷돌 던지는 연습을 피눈물 나게 했기 때문이다.

목자는 양이 잘못해서 다리가 부러지거나 다치게 되면 그 양이 나을 때까지 계속 그 양을 어깨에 메거나 안고 다녀야 한다. 양 한 마리가 40Kg 나간다고 할 때 그것을 하루 종일 안거나 어깨에 메고 다니는 것이 쉬운 일이겠는가

광야에서 하루 종일 양들과 같이 지내는 것이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더군다나 여름에는 몇 달씩 집을 떠나서 양들과 같이 살아야 한다. 친구가 없다. 그러니 얼마나 외롭고 적적하겠는가? 하루 종일 가도 말할 사람 하나 없는 것이다. 누구에게 말하겠는가? 양들에게. 양들이 친구다.

목자는 지혜로워야 한다. 많은 양떼들은 혼자서 거느려야 하기 때문이다. 100마리의 양떼를 한 곳으로 잘 인도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일이 있어서 양들이 흩어졌다고 했을 때 그 양들을 다시 모으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는가?

양들이 다 잘 때도 목자는 자지 못한다. 이리나 늑대는 밤을 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자들은 잘 때도 한쪽 눈만 감고 잔다고 하는 말이 있다. 목자는 이렇게 항상 긴장하고 살아야 한다.

이렇게 양들을 돌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외삼촌의 양을 20년간 쳤던 야곱이 이렇게 회고하지 않았는가?

낮에는 더위에 시달리고, 밤에는 추위에 떨면서, 눈 붙일 겨를도 없이 지낸 것, 이것이 바로 저의 형편이었습니다”( 31:40).

이것이 목자의 삶이다

그래서 오늘날 모직 주식회사에서 목자들을 고용한다면 그들에게 생명 수당을 지불해야 한다. 맹수에게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험 수당도 지불해야 한다. 광야와 험한 산에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외근 수당도 지불해야 한다. 여름 4-5달 동안은 하늘을 이불 삼고 돌을 베개 삼고 찬이슬 맞으면서 자야 하기 때문이다. 야근 수당도 지불해야 한다. 밤에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야근을 하면서 양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특별 수당도 지불해야 한다. 거의 모든 시간을 혼자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