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5/2009

외경 - 유딧서(Judith) 1-4장

아시리아와 메대의 전쟁
1 대도시 니느웨에서 아시리아를 통치하고 있던 느부갓네살왕 제십이 년에 있었던 일이다. 그 때에 메대인의 왕 아르박삿은 엑바타나에서 백성을 다스리며
2 엑바타나 주위에 높이 백 오 척, 두께 칠십 오 척 되는 성을 쌓았는데 거기에 폭 사 척 반, 길이 구 척으로 다듬은 돌을 사용하였다.
3 그리고 그 성문마다 구십 척 나비로 기초를 닦고 거기에 높이 백 오십 척 되는 탑을 세웠다.
4 그 성문은 높이가 백 오 척, 나비가 육십 척이나 되게 만들었기 때문에 많은 군대가 한꺼번에 통과할 수 있었고 보병대는 대오를 지어서 행진해 나갈 수 있었다.
5 ○그 무렵에 느부갓네살왕이 아르박삿왕에게 싸움을 걸어서 라가오 지방의 대평야에서 싸우게 되었다.
6 그래서 산간지방에 사는 모든 사람들과 유프라테스, 티그리스, 히다스페스강 가에 사는 모든 주민들과 엘람 사람들의 왕 아룍의 지배하에 있는 평원의 모든 사람들이 아르박삿왕 밑으로 모여 들었다. 그리고 다른 많은 백성들도 켈레우드 사람들과의 싸움에 가담하려고 모여 들었다.
7 그래서 아시리아의 느부갓네살왕은 다음과 같은 여러 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 사신을 보냈다. 페르샤를 비롯하여 길리기아, 다마스커스, 레바논, 안티레바논 등 서쪽 여러 지방, 지중해 연안지방,
8 가르멜, 길르앗, 상부 갈릴래아, 에스드렐론의 대평야,
9 사마리아와 그 지방 도시들과 요르단강 서쪽, 예루살렘, 베다니아, 켈루스, 카데스, 에집트의 강, 다흐반헤스, 라므세스, 고셀,
10 타니스, 멤피스, 에디오피아 접경에 이르기까지의 온 에집트 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 사신을 보냈던 것이다.
11 이 온 지방의 여러 주민들은 모두가 아시리아의 왕 느부갓네살의 명령을 우습게 여기고 그 전쟁에 가담하지 않았다. 그들은 왕을 한낱 하나의 인간으로밖에 취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를 무서워하지 않고 그 사신들에게 치욕을 주어 빈손으로 돌려 보냈다.
12 그래서 이 온 지방 사람들에 대한 느부갓네살왕의 노여움은 극도에 달했다. 그는 지중해와 페르샤 사이에 있는 지방, 즉 길리기아와 다마스커스, 시리아의 모든 지방, 모압 지방의 모든 주민, 암몬 사람들, 전 유다와 에집트의 모든 주민들을 한칼로 무찔러 복수하겠다고 자기 왕위와 왕국을 걸어 맹세하였다.
13 그리고 느부갓네살왕은 제십 칠 년에 아르박삿왕을 치러 군대를 진격시켜서 일대 교전을 한 끝에 그의 군대를 무찔렀다. 그래서 아르박삿왕의 전 군대와 전 기병대와 모든 전차대를 분쇄하였다.
14 왕은 메대의 여러 도시를 점령하고 엑바타나까지 진격하여 그 탑들을 빼앗고 시장을 약탈하였다. 그리하여 엑바타나의 영화는 치욕으로 변했다.
15 왕은 아르박삿을 라가오산 속에서 생포하여 창으로 찔러 완전히 없애 버렸다.
16 왕은 자기 군대와 자기에게 합세했던 여러 민족의 군대를 거느리고 니느웨로 개선하였다. 그리고 자기 군대와 함께 백 이십 일 동안 충분히 휴식하며 잔치를 베풀었다.

2장 - 서방제국 토벌
1 아시리아의 느부갓네살왕 제십 팔 년 일월 이십 이일 왕은 이미 자기가 맹세한 대로 자기의 명령을 거역했던 전 지역에 대한 복수를 논의하기 위해서 궁전에 회의를 소집하였다.
2 왕은 모든 신하와 귀족들을 불러 놓고 비밀회담을 하며 이 전 지역을 송두리째 없애 버릴 뜻을 자기 입으로 명백히 하였다.
3 그래서 그들은 왕의 명령을 거역한 자들을 없애 버리기로 결의하였다.
4 회의가 끝나자, 아시리아의 느부갓네살왕은 자기 군대 총사령관이며 왕 다음가는 지위에 있는 홀로페르네스를 불러서 다음과 같이 일렀다.
5 "온 땅의 주인인 대왕의 말을 들으시오. 경은 이 자리를 물러가서 용감무쌍한 보병 십 이만과 기병 일만 이천 기를 거느리고,
6 내 입에서 떨어진 명령을 감히 불복한 자들이 사는 서방의 전 지역을 치러가시오.
7 그들에게 무조건 항복하라고 전하시오. 내가 대단히 노하여 그들에게 진군할 것이며 그들의 온 땅을 나의 군대가 짓밟을 것이며
8 산골짜기는 부상자들로 메워질 것이고 흐르는 강은 시체로 메워져 넘쳐 흐를 것이오.
9 그리고 그들을 사로잡아서 땅 끝으로 쫓아 버리겠소.
10 자 나가시오. 경은 나보다 먼저 가서 그들의 땅을 점령하시오. 그들이 항복하거든 내가 가서 처벌하는 날까지 붙들어 두시오.
11 경이 점령한 땅에서 경에게 불복하는 자가 있거든 가차없이 죽이고 그 재산을 몰수하시오.
12 나는 내 목숨과 왕권을 걸고 한번 말한 것은 내 손으로 이루고야 마오.
13 경은, 경의 상전인 나의 명령을 한 마디도 어기지 말고 내가 명령한 대로 지체없이 완수하시오."
14 ○그래서 홀로페르네스는 어전에서 물러나와 아시리아군의 모든 장성들과 부대장들과 기타 장교들을 소집하였다.
15 그리고 왕의 명령대로 정예병 십 이만과 활 쏘는 기병대 일만 이천 명을 소집하여
16 전열을 가다듬었다.
17 짐을 나르기 위해서 엄청난 수의 낙타와 노새와 나귀를 징발시켰고 군량으로는 무수한 양과 소와 염소를 징발하였다.
18 그리고 각 병사가 먹을 양식을 충분히 마련하였고 국고로부터 많은 금과 은을 받아가지고 갔다.
19 그는 느부갓네살왕보다 앞서서 서방의 온 지역을 전차대와 기병대와 정예보병대로 휩쓸려고 자기 전군을 이끌고 출발하였다.
20 이 밖에도 그를 따라 간 잡다한 군대의 수는 메뚜기떼나 땅의 모래알처럼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다.
21 ○홀로페르네스는 니느웨를 출발한 지 삼 일만에 백티렛의 평야 가까이까지 진군하였다. 그리고 상부 길리기아 북쪽에 있는 산 근처에서 백티렛을 향하여 진을 쳤다.
22 거기에서 그는 보병대와 기병대와 전차대의 전군을 이끌고 산악지대로 진격하여
23 푸트와 룻을 짓밟고 라시스 사람들과 켈레아 남쪽의 사막 근처에 사는 이스마엘 사람들을 약탈하였다.
24 ○그리고 그는 유프라테스강을 따라 메소포타미아 지방을 횡단하면서 아브로나 계곡에 있는 여러 요새도시를 섬멸하고 마침내 지중해에 이르렀다.
25 이어서 길리기아 지방을 점령하고 반항하는 자들을 모두 죽여 버리고 아라비아를 바라보는 야벳의 남쪽 접경까지 진군하였다.
26 그리고 미디안 사람들을 모조리 포위하고 그들의 천막을 불사른 다음, 가축을 약탈하였다.
27 밀 수확이 한창일 때에 그는 다마스커스 평야로 내려가 밀밭을 불사르고 소와 양떼를 쓸어 버리고 여러 도시들을 약탈한 다음, 전답을 짓밟고 젊은이들을 모두 칼로 찔러 죽였다.
28 그래서 지중해 연안 시돈과 띠로의 해안지방에 사는 모든 사람들과 수르, 오끼나, 얌니아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그를 무서워하며 덜덜 떨었다. 아조토와 아스칼론에 사는 사람들도 그를 몹시 무서워하였다.

3장 - 서방제국의 굴복
1 그래서 그들은 홀로페르네스에게 사신들을 보내며 다음과 같은 말로 화평을 청하게 하였다.
2 "우리는 느부갓네살왕의 종입니다. 이렇게 장군 앞에 엎드렸으니 처분대로 하십시오.
3 우리들이 사는 집과 모든 토지와 밀밭, 양과 소 그리고 모든 축사들은 다 장군의 처분에 맡깁니다.
4 우리들의 도성과 그 주민들도 다 장군의 종들이니 오셔서 좋으실 대로 처분하십시오."
5 ○사신들이 홀로페르네스에게 와서 이와 같은 말을 전달하자,
6 그는 자기 군대를 이끌고 요새도시에 수비병을 배치하고 시민들 중에서 뽑아낸 사람들을 자기 보충병으로 삼았다.
7 그 곳 주민과 그 주변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화환을 쓰고 북치고 춤추면서 그를 환영하였다.
8 그러나 이 나라의 모든 신들을 없애 버리라는 사명을 받고 온 홀로페르네스는 그들의 모든 영토를 짓밟고 신들을 모시던 숲을 베어 버린 다음 모든 백성들로 하여금 느부갓네살만을 예배하게 하고 언어와 종족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대왕을 신으로 받들게 하였다.
9 그리고는 유다의 큰 산악지대 맞은편에 있는 도다인 근처 에스드렐론을 향해서 진격하여
10 게바와 스키토폴리스 사이에 진을 쳤다. 그리고 그는 군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옹근 한 달을 머물렀다.

4장 - 이스라엘의 방비
1 유다의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시리아 왕 느부갓네살의 총사령관인 홀로페르네스가 여러 민족을 굴복시키고 그들의 신전을 무참히 약탈하고 파괴해 버렸다는 소리를 들었다.
2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홀로페르네스를 눈앞에 보면서 무서워 떨었고, 예루살렘과 그들의 주 하느님을 생각하며 안절부절 못하였다.
3 그들이 포로생활로부터 돌아 온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유다의 모든 백성들이 한 곳에 모이게 된 것도 최근의 일이었으며 더럽혀졌던 성전과 기물과 제단을 깨끗이 한 것도 바로 엊그제 일이었던 것이다.
4 그래서 그들을 사마리아, 코나, 벳호론, 벨마인, 예리고 등 여러 지방과 코바, 아이소라, 살렘 계곡으로 사람을 보내어
5 높은 산 꼭대기를 모두 먼저 확보하게 하고 촌락들은 성을 쌓게 하였다. 마침 추수가 끝난 때였기 때문에 전쟁 준비로 식량을 마련해 놓으라고 하였다.
6 ○당시 예루살렘의 대사제였던 요야킴은 도다인 근처의 평원을 향하고 있는 에스드렐론의 맞은편에 있는 베툴리아와 베트마스타임에 있는 주민들에게 편지를 보내어
7 산간지방에 여러 통로들을 고수하라고 명령하였다. 이 통로들은 유다로 들어 가는 관문으로서 겨우 두 사람이 통행할 수 있을 정도로 좁았기 때문에 침입자들을 쉽게 막을 수 있는 곳이었다.
8 이 통고를 받은 온 이스라엘 사람들은 대사제 요야킴과 이스라엘 모든 백성의 원로들이 예루살렘에 모여서 결정한 명령을 수행하였다.
기도와 참회
9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은 지극히 겸손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열렬히 애원하였다.
10 그들 자신은 물론 처자, 가축, 동거인, 일꾼, 팔려 온 노예까지도 모두 베옷을 몸에 걸쳤다.
11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아이들까지도 성전 앞에 엎드렸고 머리 위에 재를 뿌리며 주님 앞에 베옷을 펼쳐 깔고
12 제단 주위를 삼베로 둘렀다. 그리고는 마음을 합하여 이스라엘의 하느님께 간절히 부르짖으며, 자기 자녀들이 원수들의 밥이 되지 않게, 자기의 아내들이 포로로 끌려 가지 않게, 조상이 물려준 도시들이 파멸되지 않게 그리고 성전이 이방인들의 손에 더럽혀지거나 치욕거리가 되거나 웃음거리가 되지 않게 해 달라고 하였다.
13 주님께서는 그들이 부르짖는 소리를 들어 주시고 그들이 괴로와하는 모습을 보시고 측은히 여기셨다. 온 유다와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들이 전능하신 주님의 성전 앞에서 여러 날 단식을 하였다.
14 대사제 요야킴과 주님 앞에 서는 모든 사제들과 주님을 섬기는 모든 사람들은 베옷을 입고, 날마다 드리는 번제를 드렸으며 하느님과의 맹약의 표시로 백성들이 바치는 제물과 자유로 드리는 예물을 드렸다.
15 그들은 머릿수건 위에 재를 뿌리고 주님께 힘껏 부르짖으며 이스라엘의 모든 집안을 은총으로 보살펴 주시기를 애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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