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5/2009

외경 - 유딧서(Judith) 9-12장

9장 - 유딧의 기도
1 유딧은 땅에 엎드려 머리에 재를 뿌리고 속에 입고 있던 베옷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바로 그 때 예루살렘에 있는 하느님의 성전에서 저녁 향을 태우고 있었는데, 유딧은 주님을 향하여 큰 소리로 이렇게 기도하였다.
2 "내 조상 시므온의 주 하느님, 주님께서는 시므온에게 칼을 쥐어 주셔서 이방인들을 처벌하게 하셨읍니다. 처녀의 치마를 벗겨 욕을 보이고 아랫도리를 드러나게 하여 모욕을 주고 태를 범하여 수치를 보게 한 이방인들을 말입니다. 이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주님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런 짓을 하고야 말았읍니다.
3 그래서 주님은 그들의 지도자들을 학살당하게 하시고, 기만으로 더럽혀진 그들의 침대를 피로 물들이게 하셨으며 노예를 군주와 더불어, 군주를 옥좌와 더불어 쳐서 쓰러지게 하셨읍니다.
4 당신은 그들의 아내들을 빼앗기게 하시고, 그들의 딸들을 포로로 잡혀 가게 하시고, 그들의 모든 무기를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자녀들이 나누어 가지게 하셨읍니다. 당신의 자녀들은 당신께 대한 열성이 대단하였고, 그들의 피로 더러워지는 것을 싫어하였으며, 당신께 도움을 청하였읍니다. 하느님, 나의 하느님, 이 과부의 말을 들어 주소서.
5 그런 일들과, 그보다 먼저 일어난 일들과, 그 후에 일어난 일들은 모두 당신께서 하신 일입니다. 그리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앞으로 있을 일들은 당신께서 계획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께서 생각하신 것은 모두 다 이루어졌읍니다.
6 당신께서 원하시기만 하면 무엇이든지 나타나서 '여기 대령했읍니다' 하고 말하였읍니다. 당신은 가실 길을 모두 미리 마련하셨고 어떤 심판을 내리실지 미리 아시고 결정하셨읍니다.
7 저 아시리아 사람들은 병력이 대단합니다. 그들은 말과 기병들을 가지고 우쭐대고 있으며 보병의 위력을 가지고 뽐냅니다. 그리고 방패와 칼과 창과 팔매총을 가지고 자신만만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당신께서 전쟁을 승리로 이끄시는 주님이시라는 것을 모릅니다.
8 당신의 이름은 주님이십니다. 당신의 능력으로 그들의 강한 힘을 쳐부수시고 당신의 분노를 일으키시어 그들의 세력을 꺾어 주소서. 그들은 당신의 성소를 모독하고 당신의 영광스러운 이름이 머물러 있는 곳을 더럽히며 당신 제단에 있는 뿔을 칼로 쳐내릴 궁리를 하고 있읍니다.
9 그들의 거만한 자세를 보시고 당신의 분노를 그들 머리 위에 퍼부어 주소서. 이 과부에게 뜻하는 일을 이룰 수 있는 힘을 주소서.
10 간계를 꾸미는 이 입술을 이용하여 원수들을 넘어뜨리소서. 종들을 그 상전과 함께 상전을 그 신하와 함께 쓰러지게 하소서. 그리고 여자의 손을 이용하여 그들의 콧대를 꺾으소서.
11 당신의 위력은 많은 수효에 있지 아니하고 당신의 능력은 힘센 사람에게 있지 않습니다. 당신은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의 하느님이시고 불쌍한 사람들을 도우시는 분이시며, 약한 자를 붙들어 주시는 분이시요, 버림받은 사람들의 보호자이시며 희망없는 사람들의 구조자이십니다.
12 당신은 참으로 내 조상의 하느님이시요 이스라엘을 상속으로 주시는 하느님으로서 하늘과 땅을 다스리시고 물을 만들어 주신 분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왕이십니다. 내 기도를 들어 주소서.
13 원수들을 속여서 타격을 주고 상처를 입힐 수 있는 구변을 주소서. 그들은, 당신의 계약과 당신의 성전과 시온산과, 당신의 자녀들이 소유하고 있는 집을 해치려고 흉악한 음모를 꾸미고 있읍니다.
14 바로 당신께서 모든 권능과 위력을 가지신 하느님이시라는 것과 오로지 당신밖에는 아무도 이스라엘 민족을 보호하실 분이 없다는 것을 모든 나라와 당신의 모든 족속들이 깨달아 알게 하여 주소서."

10장 - 홀로페르네스에게로 간 유딧
1 유딧은 이렇게 이스라엘의 하느님께 모든 것을 다 말씀드리고 부르짖기를 끝냈다.
2 그리고 나서 유딧은 일어나 시녀를 불러, 자기가 안식일과 축제일을 지내던 그 집으로 함께 내려 갔다.
3 유딧은 속에 입었던 베옷을 벗고 과부 옷차림을 벗어 버렸다. 그리고 온 몸을 물로 씻고 좋은 향유를 바른 다음 머리를 빗고 그 위에 처네를 쓰고 자기 남편 므나쎄가 살아 있을 때 입던 화려한 옷을 차려 입었다.
4 신을 신고 발목가락지와, 팔찌와 반지를 끼고 귀걸이와 그 밖에 가지고 있는 모든 장식을 붙이고 남자들의 눈을 홀릴 만큼 요란하게 꾸몄다.
5 유딧은 하녀에게 포도주가 든 가죽부대와 기름단지를 주었고, 보리볶음과 전과와 부정타지 않은 빵을 부대에 넣어 주었으며 자기의 그릇을 싸서 짊어지게 하였다.
6 그들은 베툴리아 성문으로 나가서 거기에서 원로 카브리스와 카르미스를 데리고 기다리고 있는 우찌야를 만났다.
7 그들은 유딧의 용모가 완전히 달라졌고 옷마저 갈아 입은 것을 보았을 때 그 미모에 넋을 잃었다. 그리고 그 여자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8 "우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은총을 베푸셔서 이스라엘 사람들의 명예와 예루살렘의 영광을 드높이기 위한 당신의 계획이 이루어지게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9 유딧은 엎드려서 하느님께 경배하고 나서 그들에게 말하였다. "성문을 열라고 명령해 주십시오. 그러면 내가 나가서 여러분이 나에게 이야기한 그 모든 일을 이루겠읍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여자가 부탁한 대로 청년들에게 문을 열어 주라고 명령하였다.
10 그들이 성문을 열자 유딧은 자기 하녀를 데리고 그 곳을 빠져 나갔다. 그 도성 사람들은 유딧이 산을 내려 가 골짜기를 지나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지켜 보았다.
11 유딧과 그의 하녀는 골짜기로 곧장 내려 갔을 때 아시리아 보초병과 마주치게 되었다.
12 아시리아 사람들은 그 여자를 데려다가 심문하였다. "당신은 어느 나라 사람이오? 어디서 왔소? 어디로 가는 거요?" 그러자 유딧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는 히브리 여자인데 히브리 사람들이 멀지 않아 당신들에게 먹혀 버리게 되었기 때문에 그들에게서 도망쳐 나오는 길입니다.
13 그래서 나는 당신들 군대의 총사령관인 홀로페르네스에게로 가서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또 나는 그가 올라 가 산악지대를 모두 정복할 수 있는 길을 보여 드리겠읍니다. 그러면 그의 부하 가운데 한 사람도 목숨을 잃지 않게 될 것입니다."
14 그 사람들은 유딧의 말을 들으면서 그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고 유딧의 아름다움에 탄복하였다. 그리고 그 여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15 "당신은 재빨리 우리 대장님 편으로 내려 왔기 때문에 목숨을 건진 것입니다. 그러니 어서 대장님 천막 으로 가시오. 우리들 가운데 몇 사람이 당신을 인도하여 대장님께 맡기겠읍니다.
16 그분 앞에 나서거든 무서워하지 말고 우리에게 얘기한 대로 다 말하시오. 그러면 그분이 당신을 잘 대해 주실 것입니다."
17 그리고 나서 그들 중에서 백 명이 뽑혀 유딧과 그 하녀들을 호송하여 홀로페르네스의 천막으로 인도하였다.
18 여자가 왔다는 소문이 온 천막에 퍼지자 진영은 떠들썩했다. 보고가 들어 갈 때까지 유딧은 홀로페르네스의 천막 밖에 서 있었는데 그 때 군인들은 모두 몰려 나와 그 여자를 에워 쌌다.
19 그들은 유딧의 아름다움에 놀랐고 또 그 여자의 아름다움을 미루어 보아 이스라엘 남자들이 얼마나 훌륭할까 하고 생각하며 감탄하였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와 같은 여자를 가지고 있는 저 민족을 어떻게 얕잡아 볼 수 있겠는가? 이런 사람들을 한 사람이라도 남겨 두었다가는 그들이 온 세상을 속여 먹고 말 것이다."
20 홀로페르네스를 받드는 보좌관과 그의 시종들이 나와서 유딧을 천막으로 데리고 들어 갔다.
21 홀로페르네스는 진홍포와 금과 에머랄드와 보석으로 장식된 휘장으로 둘러 싼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22 그는 유딧이 왔다는 전갈을 듣고 은촛대를 앞에 들고 천막 입구로 나갔다.
23 유딧이 홀로페르네스와 그의 시종들 앞에 나타났을 때 그들은 그 미모에 깜짝 놀랐다. 유딧은 꿇어 엎드려 홀로페르네스에게 절을 하였다. 그러자 그의 종들이 유딧을 일으켜 세웠다.

11장 - 홀로페르네스와의 대면
1 홀로페르네스는 유딧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부인, 안심하시오. 무서워할 것 없소. 온 땅을 다스리시는 느부갓네살왕을 섬기기로 마음 먹은 사람에게 나는 절대로 해를 끼치는 일이 없소.
2 산간에 사는 당신 동족들이 나를 멸시하지 않았던들 그들에게 창을 겨누지는 않았을 것이오. 그러나 그들 스스로가 이렇게 하도록 만들었소.
3 당신이 무엇 때문에 그들에게서 우리에게로 도망쳐 왔는지 이야기해 보시오. 살기 위해 온 것이 아니오? 안심하시오. 오늘 밤은 물론 앞으로도 당신의 생명은 안전하오.
4 아무 데도 당신을 해칠 사람은 없소. 당신은 나의 상전이신 느부갓네살왕을 섬기는 사람들이 좋은 대우를 받듯이 당신도 좋은 대우를 받을 것이오."
5 유딧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당신 여종의 청을 들어 주시고 이 소녀가 당신 앞에서 말씀드리게 해 주십시오. 오늘 밤 장군님께 말씀드리는 것은 거짓말이 아닙니다.
6 이 소녀가 드리는 말씀을 그대로 따르시기만 한다면, 하느님께서는 당신과 함께 이 일들을 완전히 이루실 것입니다. 그리고 장군님은 계획하신 일에 하나도 실패하시지 않을 것입니다.
7 온 땅을 다스리시는 느부갓네살왕 만세! 그 크신 능력이 영속되기를 빕니다. 그분은 모든 생물을 올바르게 다스리도록 당신을 보내신 분이십니다. 인간들만이 당신을 통하여 그분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들의 짐승과 가축과 하늘의 새들까지도 당신의 위력을 통하여 느부갓네살왕과 그 집안을 섬기며 살게 될 것입니다.
8 우리는 당신이 지혜롭고 총명한 분이라는 말을 들었읍니다. 그리고 전국에서 오직 당신만이 훌륭하고 지식이 풍부하고 전술이 뛰어난 분이시라는 것을 온 세상이 다 알고 있읍니다.
9 아키오르가, 당신이 주관하던 회의 때 한 말을 우리는 들었읍니다. 베툴리아 사람들이 아키오르를 구해 준 일이 있었는데 그 때 그는 자기가 당신 앞에서 한 모든 말을 베툴리아 사람들에게 들려 주었읍니다.
10 그러니 나의 상전이신 장군님, 그의 말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그의 말은 참말이니 마음 속에 잘 새겨 들으십시오. 우리 민족은 하느님께 대해서 죄를 짓지 않는 한 벌받거나 칼에 지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11 그러나 그들은 이미 죄에 빠져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하여 하느님의 분노를 샀기 때문에 죽음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제 장군님께서는 패배하거나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12 그들은 식량이 없어지고 물도 다 떨어졌기 때문에 자기들의 가축을 죽이려고 하였고 또 하느님께서 율법을 통하여 먹지 말라고 명령한 것을 모두 먹으려고 했읍니다.
13 그뿐 아니라 우리 하느님 앞에 나가서 봉사하는 예루살렘의 사제들만이 먹을 수 있도록 거룩하게 따로 떼어 두었던 곡식의 맏물, 그리고 포도주와 올리브 기름의 십분의 일세 등 일반 사람들이 도저히 건드릴 수 없는 것들을 먹어 치우려고 했읍니다.
14 예루살렘 사람들도 역시 그런 짓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베툴리아 사람들은 예루살렘으로 대표를 보내어 원로원의 허락을 얻어 오라고 했읍니다.
15 원로원이 허락하는 대로 그들은 틀림없이 그대로 행동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들은 그 날로 당신 손에 넘어 가 망하게 될 것입니다.
16 그래서 이 여종이 모든 것을 알고 그들에게서 도망쳐 나왔읍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보내셔서 세상 사람들이 듣기만 해도 깜짝 놀랄 일을 당신과 함께 해내도록 하셨읍니다.
17 당신의 이 여종은 밤이나 낮이나 하늘에 계신 하느님을 섬기며 경건한 생활을 하는 사람입니다.

18 그래서 나의 장군님, 이제는 내가 당신 곁에 있겠읍니다. 그리고 밤에는 골짜기로 나가서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겠읍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언제 그들이 죄를 범하는지를 나에게 알려 주실 것입니다. 그러면 내가 와서 당신에게 알려 드릴 테니 당신은 온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 가십시오. 그러면 당신을 맞설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19 당신이 유다 한복판을 지나 예루살렘에 도착할 때까지 내가 인도하겠읍니다. 그리고 당신이 올라 설 자리를 예루살렘 한가운데 세우겠읍니다. 그러면 당신이 그들을 목자 없는 양들처럼 몰아 내게 될 것이며 당신 앞에서 감히 개도 짖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미리 알려 주시려고 말씀하시며 전해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당신에게 알려 드리라고 나를 보내 주셨읍니다."

20 ○홀로페르네스와 그의 신하들은 유딧의 이 말을 듣고 기뻐하였다. 그들은 그 여자의 지혜에 놀라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21 "이 여자처럼 용모가 아름답고 말재주가 훌륭한 사람은 이 세상 아무 데도 없을 것이다."

22 홀로페르네스는 유딧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그 백성들보다 먼저 당신을 보내어 우리 손에 힘을 주시고 내 주를 업신여긴 그들에게 멸망을 가져다 주신 하느님은 참 고마우신 분이오.

23 당신은 용모도 아름답고 말솜씨도 뛰어납니다. 당신의 하느님은 내 하느님이 되고 또 당신은 느부갓네살왕의 궁전에서 살게 될 것이며 이름을 온 세계에 떨치게 될 것이오."

12장 - 홀로페르네스의 연회

1 홀로페르네스는 부하들에게 유딧을 자기의 은그릇들이 놓여져 있는 방 안으로 인도하라고 명령하였다. 그리고 자기를 위해 만들어진 요리와 포도주를 그 여자에게 대접하라고 분부하였다.

2 그러나 유딧은 이렇게 말하며 사양하였다. "율법을 범하지 않기 위하여 나는 그런 것은 먹지 못하겠읍니다. 내가 가져온 음식을 먹겠읍니다."

3 홀로페르네스가 여자에게 말하였다. "만일 당신이 가져온 식량이 다 떨어진다면 우리가 어디서 그런 음식을 구해 올 수 있겠소? 여기에는 당신 나라 사람은 하나도 없소."

4 유딧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장군님, 당신이 살아 계시는 것이 확실한 것처럼 당신 여종이 가져온 식량도 떨어지지 않을 것이 확실합니다. 그 식량이 떨어지기 전에 주님께서는 뜻하신 일들을 나를 통하여 다 이루실 것입니다."

5 홀로페르네스의 시종들은 유딧을 천막 안으로 인도하였다. 그 여자는 밤이 깊도록 정신없이 자고 새벽녘에 일어나

6 홀로페르네스에게 사람을 보내어 "나의 장군님, 당신의 여종이 기도하러 밖에 나갈 수 있는 허락을 받도록 명령해 주십시오" 하고 부탁하였다.

7 홀로페르네스는 호위병에게 여자가 나가는 것을 막지 말라고 명령하였다. 사흘 동안 여자는 진영에 머물러 있으면서 밤마다 베툴리아의 산골짜기로 나가서 진영에 있는 샘물에 몸을 담갔다.

8 그리고 물에서 올라 와 이스라엘의 주 하느님께 기도하며 이스라엘이 갈 길을 열어 주시고 하느님의 백 성이 다시 일어서게 해 달라고 하였다.

9 그리고 나서 그 여자는 깨끗한 몸으로 돌아 와서 저녁 밥상이 나올 때까지 천막 안에 누워 있었다.

10 ○나흘째 되던 날 홀로페르네스는 연회를 베풀었는데 가까이 있는 부하들만 청하고 장교들은 하나도 청하지 않았다.

11 홀로페르네스는 자기의 모든 것을 관리하는 내시 바고아에게 말하였다. "네 책임하에 있는 저 히브리 여자에게 가서 우리에게로 와서 우리와 함께 먹고 마시자고 타일러라.

12 그런 여자와 한번도 놀아 보지 못하고 그대로 돌려 보낸다는 것은 우리의 수치다. 데려 오지 않는다면 도리어 그 여자가 우리를 비웃을 것이다."

13 바고아는 홀로페르네스 앞을 물러나 유딧이 있는 곳으로 들어 가 이렇게 말하였다. "어여쁜 아가씨, 조금도 주저하지 말고 장군님 앞에 들어 가 장군님과 함께 영광을 누리십시오. 그리고 우리와 함께 포도주를 마시며 즐깁시다. 이 날은 느부갓네살 궁전에서 시중드는 아시리아의 딸처럼 되십시오."

14 유딧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내가 어떻게 감히 장군님의 뜻을 거역할 수가 있겠읍니까? 무엇이든지 그분의 눈에만 든다면 서슴지 않고 하겠읍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내 평생의 기쁨이 될 것입니다."

15 이렇게 말하고 나서 유딧은 일어나 옷을 잘 차려 입고 여러 가지 장식품으로 단장하였다. 그리고 유딧의 하녀는 먼저 나가서 유딧이 식사할 때에 앉을 수 있도록 폭신한 양가죽을 홀로페르네스 앞에 깔아 놓았다. 그 양가죽은 바고아가 유딧에게 매일 쓰라고 준 물건이었다.

16 유딧이 들어 가 자리에 앉았다. 그 여자를 보고 홀로페르네스는 가슴이 설레고 마음이 동요되어 함께 자고 싶은 강한 욕망에 사로잡혔다. 실상 그는 그 여자를 보게 된 첫날부터 그 여자를 유혹할 기회만을 엿보고 있었던 것이다.

17 홀로페르네스는 그 여자에게, "자, 어서 잔을 드시오. 우리와 함께 즐깁시다" 하고 말하였다.

18 유딧은 "그럼 마시겠읍니다. 장군님, 세상에 나온 이후로 오늘이 내 생애에 있어서 그 어느 날보다도 더 영광스러운 날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19 그리고 나서 유딧은 자기 하녀가 준비해 온 음식을 받아, 홀로페르네스 앞에서 먹고 마셨다.

20 홀로페르네스는 그 여자 때문에 기분이 아주 좋았다. 그래서 그는 포도주를 마음껏 마셨다. 그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후 단 하루도 그렇게 많이 마셔 본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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