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5/2009

외경 - 토비트(Tobit) 1-3장

머리말
1 이 책은 토비트에 관한 이야기를 적은 것이다. 토비트는 납달리 지파의 아시엘 집안에 속한 사람으로서 그의 아버지는 토비엘, 할아버지는 하나니엘, 증조부는 아두엘, 고조부는 가바엘이었다. 가바엘의 아버지는 라파엘이었고 할아버지는 라구엘이었다.
2 토비트는 아시리아 왕 살마네셀 때에 티스베라는 곳에서 살다가 포로로 잡혀 간 사람이었다. 티스베는 갈릴래아 지방 납달리 케데스 남쪽에 있는 곳으로서 아세르에서는 서쪽 언덕에, 포고르에서는 북쪽에 위치한 곳이었다.
토비트의 귀양살이
3 ○나 토비트는 평생토록 진리와 정의의 길을 걸어 왔다. 나는 나와 함께 아시리아의 니느웨 지방으로 귀양살이를 간 형제들과 동포들에게 많은 자선을 베풀었다.
4 내가 어려서 이스라엘 땅 내 고향에 살고 있을 때에 내가 속한 납달리 지파의 모든 사람이 내 조상 다윗 왕조를 배반하고 예루살렘으로부터 떨어져 나왔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모든 지파가 희생제물을 드리는 유일한 장소로 선택된 곳이다. 거기에는 하느님께서 거처하실 성전이 오고오는 모든 세대를 위하여 거룩하게 따로 지어져 있었다.
5 내 모든 형제들과 내가 속한 납달리 지파의 모든 사람은 갈릴래아의 모든 산에서 이스라엘 왕 여로보암이 단에서 만든 송아지 우상에게 희생제물을 드리곤 하였다.
6 그러나 나만은 이스라엘 모든 사람이 받은 영원한 법전에 기록되어 있는 대로 명절마다 예루살렘으로 올라 갔다. 그 때마다 나는 밭곡식의 첫수확과 가축의 맏배와 수입의 십분의 일과 처음 깎은 양털을 가지고 예루살렘으로 급히 올라 가서
7 아론의 후예인 사제들에게 주어 제단에 바치게 하였다. 그리고 밀과 포도주와 올리브 기름과 석류와 무화과와 그 밖에 다른 과일들의 십분의 일을 예루살렘 성전에서 봉사하고 있는 레위 지파 사람들에게 주었다. 또 안식년을 제외한 육 년 동안 해마다 또 다른 십분의 일을 팔아 돈으로 바꾸어 가지고 예루살렘에 가서 비용으로 썼다.
8 고아와 과부와 이방인으로서 유다교로 개종하고 이스라엘 사람들과 함께 사는 사람들에게는 재산의 십분의 일을 나누어 주었다. 삼 년마다 나는 그 선물을 그들에게 가지고 가서 모세의 율법서에 제정된 법대로, 또 우리 할아버지 하나니엘의 어머니 드보라가 명령한 대로 그들과 함께 먹었다. 내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나는 고아로 남게 되었던 것이다.
9 ○나는 장성하여 우리 가문에서 아내를 맞아 아들을 낳고 그의 이름을 토비아라고 불렀다.
10 내가 포로가 되어 아시리아로 귀양을 가서 니느웨성으로 끌려 갔을 때에 내 형제들과 동족들은 모두 이방인의 음식을 먹었다.
11 그러나 나는 단호하게 그런 음식을 먹지 않았다.
12 이렇게 내가 마음을 다하여 하느님을 섬겼기 때문에
13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 나로 하여금 살마네셀왕의 총애와 귀여움을 받게 해 주셨다. 그래서 나는 왕에게 필요한 물건을 사 들이는 벼슬을 맡게 되었다.
14 왕이 죽을 때까지 나는 자주 메대에 가서 왕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사오곤 하였다. 그 때에 나는 메대 지방에 살고 있는 내 친척 가브리의 아들 가바엘에게 은 십 달란트가 든 자루를 맡겼었다.
15 살마네셀이 죽고 그의 아들 산헤립이 왕위를 물려받았을 때에 메대로 가는 길이 차단되어있어서 나는 그리로 갈 수가 없었다.
동포의 시체를 매장한 용기
16 ○살마네셀왕 때에 나는 내 형제들과 동족을 위하여 자선사업을 많이 하였다.
17 배고픈 사람들에게는 먹을 것을 주었고 헐벗은 사람들에게는 입을 것을 주었으며 내 동족 가운데 어떤 사람이 죽어서 니느웨성 밖에 버려져 있는 것을 보게 되면 그것을 묻어 주었다.
18 산헤립왕이 유다를 침공했을 때 하느님을 모독했기 때문에 하늘의 왕이신 하느님께서 그에게 벌을 내리신 일이 있었는데 그는 유다로부터 도망쳐 나와서 홧김에 이스라엘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였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시체를 묻어 주었다. 내가 그들의 시체를 훔쳐다가 묻어 주었기 때문에 산헤립왕은 그 시체를 찾아 보았지만 찾아 낼 수가 없었다.
19 그 때 어떤 니느웨 시민이 왕에게 가서 내가 그 시체들을 묻어 주었다는 정보를 제공하였다. 그래서 나는 몸을 숨겼다. 왕이 내 비밀을 다 알고 있다는 것과 나를 잡아 죽이려고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에 나는 무서워서 도망쳐 버리고 말았다.
20 그러자 내 모든 재산은 몰수를 당하여 왕의 재산이 되었고 나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나의 처 안나와 아들 토비아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21 그 후 사십 일도 못 되어서 왕의 두 아들이 왕을 죽이고 아라랏산으로 도망쳐 버렸다. 왕의 뒤를 이어 왕자 에살하똔이 왕위에 오르고, 나의 동생인 아나엘의 아들 아히칼에게 나라의 재정이 맡겨졌다. 그래서 아히칼은 모든 행정의 책임을 맡게 되었다.
22 그 후 아히칼은 나를 위하여 왕에게 특청을 드렸으므로 나는 니느웨로 돌아 왔다. 아히칼은 산헤립왕 때에 수라상을 주관하고 옥새를 보관하고 모든 행정 재무를 맡아 보던 사람이었다. 에살하똔은 아히칼을 그대로 그 자리에 다시 임명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아히칼은 나의 가까운 친척, 즉 조

2장- 맹인이 된 토비트
1 에살하똔왕 때에 나는 집으로 돌아 와 내 아내 안나와 아들 토비아를 되찾게 되었다. 과월절로부터 칠 주간 후에 거룩하게 지키는 우리의 명절 즉 오순절에 나를 위하여 큰 잔치가 베풀어져 나는 그 자리에 가 앉았다.
2 내 앞에 있는 식탁에는 여러 가지 음식이 즐비하게 놓여져 있었다. 그 때에 나는 아들 토비아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얘야, 니느웨에 잡혀 온 우리 동포 중에 진심으로 하느님을 공경하는 가난한 사람이 있을 터이니 가서 찾아 내어 이리로 데려 오너라. 그러면 내가 그와 함께 이 음식을 나누도록 하겠다. 네가 돌아 올 때까지 기다리마."
3 토비아는 이 말을 듣고 우리 동포 중에 가난한 사람을 찾으러 나갔다가 황급히 돌아 와서 "아버지!" 하고 소리를 질렀다. "무슨 일이냐?" 하고 묻자 그가 대답하였다. "아버지, 우리 동포 한 사람이 살해되었읍니다. 목졸려 죽은 지 얼마 안 되는 시체가 장터에 그대로 버려져 있읍니다."
4 이 말을 듣고 나는 음식에 손도 대지 않고 벌떡 일어나 뛰쳐 나갔다. 그리고 큰 거리에서 그 시체를 들어다 어떤 헛간에 감추어 두었다. 해가 진 후에 그 시체를 매장할 생각이었다.
5 이렇게 시체를 감추어 둔 다음 집에 돌아 와서 몸을 깨끗이 씻고 슬픔에 싸인 채 음식을 먹었다.
6 나는 예언자 아모스의 말이 생각나서 울었다. 일찍이 아모스는 베델을 두고 이렇게 말하였던 것이다. "너희의 잔치는 변하여 울음바다가 되고 너희의 모든 노래는 변하여 통곡이 될 것이다."
7 ○해가 진 후에 나는 나가서 무덤을 파고 그 시체를 묻었다.
8 이웃 사람들은 나를 비웃으며 이렇게 말하였다. "이 사람은 지난번에도 이런 일 때문에 사형감으로 수배되어 도망을 갔었는데 이제 또다시 죽은 사람을 묻어 주다니, 겁이고 뭐고 다 없어진 모양이지?"
9 그 날 밤 나는 몸을 깨끗이 씻고 뜰 안으로 들어 가 담 옆에 누워서 잠을 잤다. 너무나도 더워서 얼굴을 가리지 않았다.
10 내 옆에 있는 담 위에 참새들이 있는 것을 나는 몰랐다. 그 때에 뜨거운 참새 똥이 바로 내 눈에 떨어져서 내 양쪽 눈에는 흰막이 생기게 되었다. 나는 의사를 찾아 가 치료를 해 보았지만 약을 아무리 발라도 소용이 없었고 내 눈은 그 흰막 때문에 점점 시력이 약해져서 마침내는 시력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이렇게 눈이 먼 채 사 년을 지냈다. 내 모든 친족이 나 때문에 슬퍼하였고 아히칼은 자기가 엘리마이스로 갈 때까지 이 년 동안 나를 돌보아 주었다.
11 ○그 때에 내 아내 안나는 여자들의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에 품을 팔았다.
12 내 아내는 자기가 일하여 만든 물건을 주인들에게 갖다 주고 삯을 받곤 하였다. 디스트로스월 즉 삼월 칠일 내 아내는 자기가 짠 베를 끊어 가지고 그 주인에게 갖다 주었다. 그랬더니 주인은 삯을 다 지불할 뿐 아니라 자기 염소 중에 새끼 염소 한 마리를 주면서 잡아 먹으라고 하였다.
13 내 아내가 집으로 돌아 올 때 그 새끼 염소가 울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나는 아내를 불러 이렇게 말하였다. "이 새끼 염소는 어디서 난 거요? 혹 훔친 것은 아니오? 어서 그놈을 주인에게 돌려 주시오. 우리에게는 남의 것을 훔쳐 먹을 권리가 조금도 없소."
14 그러나 내 아내는 "이것은 품삯에다 덤으로 얹어 받은 것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래도 나는 아내를 믿지 못하여 그 염소 새끼를 돌려 주라고 재촉하며 이 일로 인해서 아내를 향하여 얼굴을 붉혔다. 그러자 내 아내는 "당신이 베푼 자선으로 얻은 것이 무엇입니까? 당신이 쌓은 덕행으로 얻은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지금 이꼴이 되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읍니다" 하고 말했다.카였다.

3장- 토비트의 기도

1 나는 마음이 몹시 괴로와 신음을 하며 크게 울었다. 그리고 흐느끼면서 이렇게 기도하였다.
2 "주님, 주님은 올바르십니다. 주님이 하신 모든 일은 올바르며 주님은 모든 일을 자비롭고 참되게 하십니다. 주님은 이 세상을 심판하시는 분이십니다.
3 주님, 나를 기억하시고 나를 돌보아 주소서. 내 죄를 벌하지 마시고 나와 내 조상이 알지 못하고 주님께 저지른 죄를 벌하지 마소서.
4 우리는 주님의 계명을 어겼읍니다. 그래서 주님은 우리를 내주시어 약탈과 추방과 죽음을 당하게 하셨읍니다. 우리는 만방에 흩어져서 모든 사람의 이야깃거리와 조롱거리가 되었읍니다.
5 우리는 주님의 계명을 지키지 않았고 주님 앞에서 참되게 살지 못했읍니다. 이러한 죄인들에게 내리시는 주님의 갖가지 심판은 모두 참되십니다.
6 이제 주님이 원하시는 대로 나를 처치하시고 명령을 내리시어 내 영혼을 나에게서 떠나게 하소서. 그러면 나는 이 땅에서 떠나 흙으로 돌아 갈 것입니다. 나에게는 당치 않은 조롱이 들려 오고 많은 슬픔이 나를 짓누르고 있으니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오히려 낫습니다. 주님, 이 고뇌에서 나를 벗어나게 해 주시고 영원한 곳으로 나를 보내 주소서. 주님, 나를 외면하지 마소서. 살아서 이 많은 고뇌를 겪는 것보다는 차라리 죽어서 이 조롱을 듣지 않는 편이 낫겠읍니다."
불운한 사라
7 ○바로 그 날 메대의 엑바타나에 살고 있던 라구엘의 딸 사라도 자기 아버지의 여종 한 사람에게서 조롱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8 사라는 일곱 번이나 결혼을 하였지만 사라가 그들과 부부관계도 맺기 전에 아스모데오라는 악한 귀신이 그 남편들을 번번이 죽여 버렸다. 그래서 그 여종이 사라에게 이렇게 말하였던 것이다. "당신 남편을 죽인 사람은 바로 당신 자신이오. 당신은 이미 일곱 번이나 결혼을 했지만 제대로 결혼생활을 한 일은 한 번도 없읍니다.
9 당신 남편들이 죽었으면 죽었지 왜 우리를 때리지요? 당신도 그들을 따라 죽어 버리시오. 그러면 우리는 당신의 아들이나 딸의 꼴을 영 보지 않아도 될 테니까요."
10 ○그 날 사라는 마음이 몹시 슬퍼서 눈물을 흘리며 자기 아버지의 집 이층으로 올라 가 목을 매려고 하였다. 그러다가 생각을 고쳐 먹고 혼자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러다가는 사람들이 내 아버지를 조롱하면서 '당신의 자식이라고는 딸 하나밖에 없는데 그 애가 괴로움을 참다 못해 목을 매고 말았구료' 하고 말할 것이다. 그러면 나 때문에 연로하신 아버지께서 슬퍼서 돌아가시게 될 것이다. 나 스스로 목을 매는 것보다 주님께 간구하여 내 목숨을 거두어 가시도록 하는 편이 낫겠다. 그러면 이런 조롱을 더 듣지 않아도 되겠지."
사라의 기도
11 ○그 때 사라는 창문을 향하여 자기 양팔을 벌리고 이렇게 기도하였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찬미를 받으소서! 주님의 이름으로 하여금 영원히 찬미받게 하소서. 주님이 하시는 모든 일을 통해서 영원한 찬미를 받으소서.
12 지금 나는 얼굴을 들어 주님을 우러러 뵈옵니다.
13 주님, 명령을 내리시어 나를 이 땅에서 떠나게 하시고 다시는 이런 조롱을 듣지 않게 하소서.
14 주님, 주님이 아시는 대로 나는 남자에게서 조금도 더럽혀지지 않은 순결한 여자입니다.
15 내가 귀양살이하는 이 땅에서 내 이름이나 내 아버지의 이름을 더럽힌 일이 없읍니다. 나는 내 아버지의 외딸이며 나밖에는 대를 이을 자식이 없읍니다. 나를 아내로 맞아 줄 가까운 형제나 친척도 없읍니다. 나는 이미 남편을 일곱이나 잃었읍니다. 더 살아 무엇하겠읍니까? 내 목숨을 거두어 가시는 것이 주님의 뜻이 아니라면 이 하소연을 들어 주소서."
기도의 응답
16 ○바로 그 때 토비트와 사라의 기도가 영광스러운 하느님 앞에 도달하였다.
17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라파엘을 보내시며 그 두 사람의 고민을 풀어 주게 하셨다. 즉 토비트에게는 그의 눈에서 흰막을 벗겨 내어 그 눈으로 하느님의 빛을 다시 보게 하시려는 것이었고, 라구엘의 딸 사라에게는 그에게 붙어 있던 악한 귀신 아스모데오를 쫓아 내고 토비트의 아들 토비아의 아내가 되게 해 주시려는 것이었다. 사라를 차지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누구보다도 토비아가 그 자격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토비트가 뜰에서 집으로 들어 간 바로 그 순간에 라구엘의 딸 사라도 이층에서 내려 왔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