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므온도 메시아를 고대하고 있었다. 그는 바리새인들처럼 지식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성경의 기록을 살펴보자.
"예루살렘에 시므온이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사람은 의롭고 경건하여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는 자라 성령이 그 위에 계시더라 그가 주의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지 아니하리라 하는 성령의 지시를 받았더니 성령의 감동으로 성전에 들어가매 마침 부모가 율법의 관례대로 행하고자 하여 그 아기 예수를 데리고 오는지라 시므온이 아기를 안고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주재여 이제는 말씀하신대로 종을 평안히 놓아 주시는도다 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사오니... 그의 부모가 그에 대한 말들은 놀랍게 여기더라" (눅 2:25~30, 33)
요셉과 마리아가 모세의 법대로 첫아들인 예수님을 하나님께 바치기 위해 예루살렘 성전을 방문했을 때 예수님의 나이는 생후 6개월에서 2세 가량으로 추정된다. 그 당시, 헤롯이 재건한 예루살렘 성전은 거대한 몇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보통 수백 명, 심지어 수천 명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제 성경에 기록된 장면을 재현해 보자. 갈릴리 사람인 요셉과 그의 아내 마리아가 생후6개월 된 아기 예수를 데리고 성전으로 들어선다. 그러자 성전 안의 군중 틈에 있던 시므온이 예수님을 보고 달려와 그분을 품에 안더니 "메시아이시다!"라고 소리친다. 당신은 이때 요셉과 마리아가 얼마나 놀랐는지 아해할 것이다.
시므온은 '메시아가 주전 4년에 오신 101가지 이유'라는 책을 읽고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것을 안 것이 아니었다. 성경을 연구하여 그런 정보를 얻은 것도 아니었다. 그는 성령의 계시로 말미암아 메시아가 오셨음을 알았다. 성령의 인도와 지시를 좇아 메시아를 만나러 성전에 왔다.
여기에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놀라운 사실이 있다. 이때로부터 30여 년 후,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이 귀신을 내쫓고 병든 자를 고치시며, 눈먼 자를 보게 하고 죽은 자를 살리시는 것을 보고서도 그분이 메시아이신 줄 깨닫지 못했지만 율법 전문가가 아닌 시므온은 생후6개월 밖에 안 된 예수님이 메시아이신 줄 알았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마음을 소유한 것과 성경 지식만을 소유한 것의 차이점이다.
바리새인들이 구약으로 저지른 오류를 우리는 신약으로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복음이 충만한 교회 안에서조차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우리가 알고 있는 교리나 성경 지식에 제약받고 있지는 않은가? 교리는 하나님과 우리와의 관계를 규정할 뿐 정립해 주지는 않는다. 결혼식장에서 혼인 서약을 한다는 것은 결혼에 관한 설명서를 얻는 것이 아니라 아내와의 개인적 관계를 시작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우리는 더 이상 성경을 읽지 말아야 하는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다만 다른 방식으로 성경을 읽을 필요가 있다. 나는 성경을 읽을 때 항상 기도하며 성령께서 하나님의 말씀을 계시해 달라고 간구한다. 그리고 나서 성경을 읽으면 내 마음속에 진리가 펼쳐진다. 그 진리는 내가 그대로 좇아 살아야 할 하나님의 말씀이다.
근신하는 마음은 지금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과 그분이 행하시는 일을 안다. 오직 성령께서만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과 그분이 행하시는 일을 계시해 줄 수 있다. 성령께선 성경을 통해 우리와 교통하시며, 내적 지식이나 세미한 음성으로 우리 심령에 하나님의 말씀을 들려주신다. 따라서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을 알 때,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에 서 있는 셈이다.
존비비어의 '두려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