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7/2009

외경 - 마카베오하(2Maccabeus) 13-15장

13장 - 안티오쿠스 유파톨의 유다 침략
1 백 사십 구년에 유다와 그의 부하들은 안티오쿠스 유파톨이 대군을 거느리고 유다 나라를 쳐들어 온다는 소식과,
2 안티오쿠스의 후견인이며 재상인 리시아가 동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은 보병 십 일만, 기병 오천 삼백, 코끼리 이십 이 마리, 큰 낫으로 장비를 갖춘 병거 삼백 대로 구성된 그리이스군을 거느리고 온다는 것이었다.
메넬라오스의 죽음
3 ○그 때에 메넬라오스도 그들 편이 되어 안티오쿠스를 여러 모로 구슬렀다. 그러나 이것은 조국을 구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관직을 유지할 생각으로 한 일이었다.
4 왕 중의 왕이신 하느님께서는 안티오쿠스의 마음에 이 악한에 대한 분노를 일으켜 놓으셨다. 안티오쿠스는 메넬라오스가 모든 화의 근원이었다는 말을 리시아를 통해 듣고 그 지방의 관습대로 이 악한을 베레아로 끌어다가 죽이라고 명령하였다.
5 거기에는 높이 이십 오 미터 가량되는 탑이 있었다. 그 속은 재를 가득 채웠고 깔때기처럼 된 장치가 있어서 무엇이든지 던져 넣으면 재 속으로 빠져들어 가게 되어 있었다.
6 누구든지 성물을 훔치거나 그 밖의 극악한 죄를 지었을 때에는 그 탑으로 올라 가 탑 속에 떨어져 죽게 하는 것이었다.
7 율법을 어긴 자는 이렇게 죽었는데 메넬라오스 또한 땅에 묻히지도 못하고
8 재 속에 묻혀 죽었으니, 거룩한 불과 재가 있는 제단에 대해서 그렇게도 많은 죄를 지은 자였던만큼 얼마나 당연한 일이었는가!
리시아의 패배
9 ○안티오쿠스왕은 자기 아버지 때보다도 더욱 악랄한 압박을 유다인들에 가하려는 생각으로 진격해 오고 있었다.
10 유다는 이 소식을 듣고 율법과 나라와 성전을 빼앗기게 되었으니 이 때야말로 어느 때보다도 주님께서 도와 주셔야 하겠다고 주님께 밤낮으로 호소하라고 백성들에게 명령하였다.
11 그리고 최근에 이르러서야 조금 숨을 돌리게 된 이 백성들을 다시 모독적인 이방인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해 주시기를 호소하게 하였다.
12 사람들은 모두 유다의 명령을 실행하며 사흘 동안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고 단식하며 땅에 엎드려서 자비로우신 주님께 탄원하였다. 유다는 그들을 격려하며 준비를 하고 있으라고 명령하였다.
13 ○원로들과 따로 협의한 끝에 유다는 안티오쿠스의 군대가 유다 땅에 쳐들어 와서 예루살렘을 점령하기 전에 유다군이 먼저 진격해 나가서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결판을 내기로 결정하였다.
14 결과는 천지를 창조하신 분에게 맡기고 부하들에게는 율법과 성전과 수도와 나라와 전통을 위해서 죽기까지 고결하게 싸우라고 격려한 다음, 유다는 모데인 근처에 진을 쳤다.
15 “승리는 하느님의 것”이라는 표어를 부하들에게 준 다음 유다는 가장 용감한 젊은이들을 뽑아 왕의 막사를 밤에 습격하여 적진에서 이천 명을 죽이고 가장 큰 코끼리와 그 위에 타고 있는 병사를 찔러 죽였다.
16 드디어 그들은 적진을 공포와 혼란의 수라장으로 만들어, 승리를 거두고 철수하였다.
17 이 작전이 끝난 것은 동이 틀 무렵이었다. 그것은 주님의 도우심과 보호로 말미암아 이루어진 일이었다.
안티오쿠스와 유다인들의 협정
18 ○안티오쿠스왕은 유다인들이 얼마나 대담한지를 잘 알고 교묘한 전략을 써서 그들의 요새들을 점령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19 그래서 그는 유다인들의 요새 벳술로 진격해 갔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서 격퇴를 당하고 또다시 공격했지만 결국은 패주하고 말았다.
20 그 때에 유다는 벳술성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필수품을 보내 주었다.
21 유다군 중에 로도코스라는 자가 적군에게 비밀을 누설했다. 이것이 발각되어 그는 붙잡혀 감옥에 갇히고 말았다.
22 안티오쿠스왕은 다시 벳술성 안에 있는 사람들과 교섭을 벌여 서로 화해한 다음 거기에서 물러갔다. 그리고 나서 그는 유다와 그의 부하들을 습격하였으나 오히려 더 큰 궁지에 빠지게 되었다.
23 그뿐 아니라 자기가 국사를 맡겨 안티오키아에 남겨 두었던 필립보가 절망상태에 빠져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하여 유다인들에게 화평을 제의하고 그들의 모든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맹세하였다. 이런 조약을 맺고 나서 그는 희생제물을 바쳐 성전에 경의를 표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그 경내에 여러 가지 시설을 해 주었다.
24 그는 마카베오를 영접하고 헤게모니데스를 프톨레마이스로부터 게라에 이르는 지역의 총독으로 세운 다음,
25 프톨레마이스로 떠나 갔다. 그러나 프톨레마이스 시민들은 그 화평조약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다. 실상 그들은 너무나도 분개한 나머지 그 조약의 조문들을 무효화하고 싶어했다.
26 리시아가 단상에 나타나 최선을 다해서 변명한 끝에 백성들을 설득시켜서 그들의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리하여 그들의 호감을 산 다음 그는 안티오키아로 돌아 갔다.
○안티오쿠스왕의 원정과 철수는 이상과 같이 진행되었던 것이다.

14장 - 알키모스의 참소
1 삼 년 후에 셀류코스의 아들 데메드리오가 강력한 군대와 함대를 이끌고 트리폴리스 항구로 상륙하여
2 안티오쿠스와 그의 후견인 리시아를 살해한 다음 그 지방을 점령했다는 소식이 유다와 그의 부하들에게 들렸다.
3 ○그 때 알키모스라는 자가 있었는데 그는 대사제직에 올랐던 자로서 유다 민족이 역경을 겪고 있을 때에 자진해서 전통을 더럽힌 바 있는 자이다. 그는 아무리해도 살 길이 보이지 않고 다시 거룩한 제단에 나갈 가망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4 데메드리오왕에게 찾아 가서 금관과 종려나무 가지와 그 밖에 성전에서 흔히 사용되던 올리브나무 가지를 바쳤다. 그리고 그 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백 오십 일년 경의 일이었다.
5 데메드리오가 알키모스를 의회에 초청하여 유다인들의 태도와 계획에 관해 물었을 때에 알키모스는 자기의 무모한 계획을 성취할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여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6 “유다 마카베오가 이끄는 하시디인이라는 유다인들은 전쟁을 일삼고 폭동을 일으키며 국가의 안녕질서를 교란하고 있습니다.
7 그렇기 때문에 나도 내 조상 때부터 내려 오는 영예, 즉 대사제직을 빼앗기고 이렇게 찾아 왔습니다.
8 내가 찾아 온 것은 첫째로 폐하의 이익을 진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며, 둘째로 내 동포들에 대해서도 염려되는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온 민족은 앞서 말씀드린 바 있는 어리석은 자들의 무모한 행동 때문에 적지 않은 화를 입고 있습니다.
9 폐하께서 이 모든 일을 상세하게 아셨으니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 주신 자비로우신 사랑을 우리나라와 압박받는 백성들에게 베풀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10 유다가 살아 있는 한, 우리나라에 평화가 깃들 수가 없습니다.”
11 ○알키모스가 말을 끝마치자마자 유다에게 적의를 품고 있던 다른 측근자들이 데메드리오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12 그래서 데메드리오는 코끼리부대장 니가노르를 뽑아 유다 지방의 총독으로 임명한 후에 그를 현지로 파견하며,
13 유다를 죽이고 그의 부하들을 해산시키고 알키모스를 그 위대한 성전의 대사제로 삼으라고 명령하였다.
14 유다의 공격을 피해서 흩어져 있던 유다 지방의 이방인들은 유다인들이 당하는 불행과 재난이 바로 자기들에게는 유리하게 되리라고 생각하여 떼를 지어서 니가노르와 합세하였다.
니가노르와 유다의 협정
15 ○유다인들은 니가노르가 쳐들어 온다는 소식과 이방인들이 그와 합세하여 공격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먼지를 머리 위에 뿌리며 하느님께 간구하였다. 당신 백성을 영원히 붙들어 주시며 스스로 나타나셔서 당신 백성들을 언제나 도와 주시는 분에게 그들은 간구하였던 것이다.
16 그들은 지휘관의 명령이 떨어지자 곧 진격하여 아다사라는 마을에서 적군과 교전하였다.
17 ○유다의 형 시몬은 니가노르와 맞서서 싸우게 되었는데 너무 갑자기 적군이 닥치는 바람에 그는 잠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18 그러나 니가노르는 유다와 그의 부하들이 용맹스럽다는 것과 그들이 조국을 위해 대담하게 싸운다는 소식을 듣고 혈투로써 판가름을 낼 생각을 버리고 말았다.
19 그래서 그는 포시도니오스와 테오도토스와 마따디아를 파견하여 유다인들과의 우호협정을 맺게 하였다.
20 ○이 제안에 대해서 오랫동안 곰곰이 생각한 끝에 유다는 자기 부하들에게까지 그 제안을 알려 주었다. 그랬더니 그들은 만장일치로 협정을 맺는 일에 찬동하였다.
21 양측 지휘관들이 단독으로 만날 날을 정하였다. 양측으로부터 병거가 한 대씩 나와서 지휘관들이 앉을 자리를 마련하였다.
22 유다는 적군이 갑자기 배신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적절한 장소에 무장을 갖춘 병사들을 배치해 놓았다. 그러나 회담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23 니가노르는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으면서 조금도 나쁜 짓을 하지 않았고 자기 주변에 떼를 지어 모여 드는 군중들을 해산시켰다.
24 그리고 유다를 언제나 자기 가까이 있게 하였다. 유다에게 진정으로 친밀감을 느꼈던 것이다.
25 그는 유다에게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으라고 권고하였다. 그래서 유다는 결혼을 하고 남들처럼 평온한 살림을 시작하였다.
알키모스의 위협
26 ○니가노르와 유다가 서로 우의를 나누고 있다는 사실을 안 알키모스는 그들이 맺은 협정서를 구해 가지고 데메드리오왕에게로 가서 다음과 같이 일렀다. “니가노르는 우리나라의 반역자인 유다를 자기 후계자로 삼았으니, 우리 정부의 정책에 위반되는 일을 꾸미는 자입니다.”
27 ○이 극악무도한 자의 중상모략에 넘어간 왕은 노발대발하여 니가노르에게 편지를 써 보내면서 자기는 그 협정에 도저히 만족할 수가 없으니 마카베오를 즉각 체포하여 안티오키아로 압송하기를 명령한다고 하였다.
28 이 편지를 받은 니가노르는 몹시 당황하였고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과 맺은 협정을 깨뜨리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을 마음아프게 생각하였다.
29 그러나 왕의 명령을 거역할 수도 없기 때문에 그는 어떤 계략을 써서 그 명령을 실행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30 그러나 마카베오는 자기를 대하는 니가노르의 태도가 전보다 냉정해졌고, 서로 만날 때에도 전에 없이 거칠어진 것을 보고 이런 냉정한 태도는 좋지 못한 징조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는 자기 부하들을 꽤 많이 모아서 니가노르의 눈을 피하여 숨어 버렸다.
31 ○니가노르는 보기좋게 유다에게 기선을 빼앗겼다는 것을 알고 그 위대하고도 거룩한 성전에 가서 일과를 따라 희생제물을 바치고 있는 사제들에게 유다를 내놓으라고 명령하였다.
32 그들은 니가노르가 찾고 있는 사람이 어디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맹세를 하며 말하였다.
33 니가노르는 자기 오른손을 성전을 향해 들고 맹세하였다. “너희들이 만일 유다를 붙잡아서 내놓지 않으면 나는 이 하느님의 집을 땅에 납작하게 무너뜨리고 제단을 헐고는 거기에다 디오니소스를 위한 찬란한 신전을 지어 놓겠다.”
34 이 말을 남기고 그는 떠나 갔다. 사제들은 하늘을 향해 손을 들고 끊임없이 우리 백성의 편이 되셔서 싸워 주시는 하느님께 이렇게 부르짖었다.
35 “만물의 주님, 주님은 아무 것도 모자라는 것이 없으신 분이십니다. 주님께서 거처하실 집을 우리 가운데 두신 것을 주님께서는 좋아하셨습니다.
36 그러하오니 무한히 거룩하신 주님, 정화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집을 영원히 더럽히지 않도록 지켜 주소서.”
라지스의 죽음
37 ○예루살렘 원로들 중에 라지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애국자였고 평판이 아주 좋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충성심이 커서 “유다인의 아버지” 라는 칭호까지 받은 사람이었다. 그 때에 어떤 사람이 라지스에 대해서 니가노르에게 악의에 찬 고발을 하였다.
38 라지스는 전에 유다 민족이 역경을 겪기 시작하던 때에 유다 전통을 고수하는 자라는 고발을 당하여 몸과 목숨의 위험을 무릅쓰고 유다 전통을 위해서 열성을 다 바쳤던 사람이다.
39 니가노르는 유다인들에게 품었던 증오심을 명백히 드러내기 위해 라지스를 체포하려고 오백 명 이상 되는 병사를 파견하였다.
40 라지스를 체포하면 유다인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41 병사들은 성문을 쳐부수고 들어 가 모든 문에 불을 지르고 라지스가 있던 탑을 점령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렇게 포위를 당한 라지스는 자기 칼로 자기의 배를 찔렀다.
42 악당들의 손에 넘어가 폭행을 당함으로써 자기의 고귀한 생애에 오점을 찍느니 차라리 깨끗하게 죽어 버리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43 라지스는 너무 서두르다가 급소를 찌르지 못하였다. 바로 그 때에 사방의 문으로 쏟아져 들어 오는 적군을 보고 라지스는 용감하게 성벽으로 올라 가서 밑에 있는 군중 머리 위로 사나이답게 몸을 던졌다.
44 군중이 재빨리 비켜 섰기 때문에 빈 공간이 생겨서 라지스는 그 복판에 떨어지고 말았다.
45 라지스는 그래도 죽지 않고 분노가 불처럼 일어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피가 콸콸 솟고 상처가 중한데도 군중을 헤치고 달려 가서 우뚝 솟은 바위 위에 올라 섰다.
46 그의 피가 다 쏟아져 나왔을 때에 라지스는 자기 창자를 뽑아 내어 양 손에 움켜 쥐고 군중에게 내던지며 생명과 영혼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자기 창자를 다시 돌려 주십사고 호소하였다. 그는 이렇게 죽어 갔다.

15장 - 니가노르의 모독
1 니가노르는 유다와 그의 부하들이 사마리아 지방에 있다는 말을 듣고 안식일에 그들을 습격하겠다고 결심하였다.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 니가노르에게 강제로 끌려 다니던 유다인들이 호소하였다. “그렇게 잔인하고 야만스러운 학살은 절대로 하지 마십시오. 만물을 통찰하시는 분께서 다른 날들과는 다르게 거룩하게 구별해 놓으신 그 날을 존중히 여기십시오.”
3 이 말을 듣고 그 극악무도한 악한은 안식일을 지키라고 명령한 지배자가 정말 하늘에 있느냐고 물었다.
4 그들이 “살아 계시는 주님께서 친히 하늘에서 지배하시며 제칠 일을 지키라고 명령하셨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5 니가노르는 이렇게 말하였다. “지상의 지배자는 나다. 나는 너희에게 싸우러 나가라고 명령할 수 있고 그 밖에 어떤 왕명이든지 수행하라고 명령할 수 있다.” 그러나 니가노르는 자기의 잔인한 계획을 수행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확신에 찬 유다의 격려
6 ○극도의 허영과 교만에 빠진 니가노르는 유다와 그의 부하들을 정복한 후에는 전승기념비를 세워 만인에게 보여 주겠다고 결심했다.
7 그러나 마카베오는 신념을 굽히지 않고 주님께로부터 도우심을 받으리라는 희망을 굳게 가지고 있었다.
8 그는 자기 부하들에게 과거에 하늘로부터 온 도움을 회상하여 적군의 내습을 무서워하지 말고 이번 싸움에도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승리를 주시리라는 것을 기대하라고 격려하였다.
9 그는 율법서와 예언서의 말씀으로 그들을 격려하고, 또 지금까지 이겨 온 여러 전투를 상기시킴으로써 그들의 마음에 더욱더 왕성한 사기를 불어 넣어 주었다.
10 이렇게 유다는 부하들에게 용기를 준 다음 그들이 해야 할 일을 지시하고 그와 동시에 이방인들의 배신과 계약위반을 지적하였다.
11 그는 부하들의 안전을 위하여 방패와 창뿐 아니라 훌륭한 말씀이 주는 격려로써 무장시켜 주었다. 그리고 꿈에 본 신비롭고도 믿을 만한 계시의 영상을 설명해 주어 그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 주었다.
12 ○그가 본 영상은 이런 것이었다. 대사제였던 오니아스가 나타나 두 팔을 쳐들고 유다인 전체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그는 선량한 사람으로서 외모가 단정하고 몸가짐이 온유하며 언변에 품위가 있고 어렸을 적부터 온갖 덕행을 쌓은 사람이었다.
13 그 다음에는 뛰어난 위엄을 지닌 백발노인이 나타났는데 놀랍고도 형언할 수 없는 위풍과 권위가 그를 감싸고 있었다.
14 오니아스는 이렇게 말하였다. “이분은 하느님의 예언자 예레미야이십니다. 이분은 우리 민족과 거룩한 도성을 위해 열심히 기도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15 예레미야는 그의 오른손을 내밀어 유다에게 황금검을 주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16 “하느님의 선물인 이 거룩한 검을 받으시오. 이 검을 가지고 적군을 쳐부수시오.”
니가노르의 패망
17 ○유다의 열변은 모든 사람의 마음에 용기를 불러 일으키고 젊은이들의 마음에 남자다운 기상을 넣어 줄 수 있었다. 격려를 받은 유다의 부하들은 지체하지 않고 용감하게 적군에게 달려들어 백병전을 벌여 결판을 내리라고 결심하였다. 예루살렘과 성전과 거룩한 기물들이 위태로운 상태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18 그들은 처자와 형제와 친척을 염려하는 마음보다는 거룩하게 구별해 놓은 성전을 염려하는 마음이 더 컸고 또 그것이 첫째가는 것이었다.
19 예루살렘에 남아 있던 유다인들도 성 밖에 나가서 싸우고 있는 우군들을 염려하는 마음으로 그들에 못지 않은 고뇌를 겪었다.
20 ○모든 사람은 다가 오는 결전을 기다리고 있었다. 적군은 이미 그 군세를 집결하고 대오를 정돈하여 코끼리부대는 유리한 지점에, 그리고 기마병들은 양쪽 측면에 배치되어 있었다.
21 마카베오는 각종 무기로 장비를 갖춘 무수한 적군, 특히 난폭한 코끼리부대가 자기 앞에 있는 것을 보고서 하늘을 향해 양손을 쳐들고 기적을 일으키시는 주님께 호소하였다. 승리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결정대로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주시는 것이지 우수한 무기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확신했던 것이다.
22 그는 이렇게 호소하였다. “유다의 왕 히즈키야 때에 천사를 보내시어 산헤립의 군대 십 팔만 오천 명을 죽이신 주님,
23 주님께서는 하늘의 지배자이시니 이제 다시 한번 우리 앞에 선한 천사를 보내시어 적군에게 공포와 전율을 주게 하소서.
24 주님의 힘센 팔로 저들을 치소서. 그들은 주님을 모독하며 주님의 거룩한 백성을 공격해 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는 기도를 마쳤다.
25 ○니가노르와 그의 부하들은 나팔소리와 군가에 맞춰 진격해 왔다.
26 그러나 유다와 그의 부하들은 적군과 교전을 하는 한편 하느님께 호소하고 기도드리는 일을 그치지 않았다.
27 손으로는 싸우고 마음으로는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면서 그들은 삼만 오천 명이나 되는 적군을 때려 눕혔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이렇게 능력을 나타내 주시는 것을 크게 기뻐하였다.
28 ○전투가 끝나고 유다인들은 기쁜 마음으로 철수를 하다가 니가노르가 갑옷을 입은 채 죽어 쓰러져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29 그래서 그들은 기뻐 날뛰며 환성을 지르고 자기 나라 말로 지배자이신 주님을 찬양하였다.
30 몸과 마음을 다 바쳐서 자기 나라의 수호에 앞장섰고, 자기 동족을 위하여 젊음을 바쳐 온 유다는 니가노르의 목과 한쪽 팔을 어깨까지 잘라 예루살렘으로 가지고 가도록 부하들에게 명령하였다.
31 예루살렘에 도착하자 그는 자기 동포를 불러 모으고 사제들을 제단 앞에 세운 다음, 요새에 남아 있던 사람들을 불러 왔다.
32 그리고 그들에게 그 악한 니가노르의 머리를 보여 주고, 오만불손한 말을 지껄이면서 전능하신 분의 거룩한 집을 가리키던 그의 더러운 손을 그들에게 보여 주었다.
33 그는 불경건한 니가노르의 혀를 뽑아 낸 다음 부하들에게 그 혀를 토막내어 새들에게 던져 주라고 명령하였다. 그리고 니가노르의 팔을 성전 맞은 편에 매달게 하여 어리석음의 결과가 어떻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었다.
34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하늘을 우러러 보고 거룩하신 능력을 보여 주신 주님을 찬양하면서, “찬미받으소서! 주님은 당신의 성소를 더럽혀지지 않게 보존하셨습니다!” 하고 부르짖었다.
35 유다는 니가노르의 머리를 요새 꼭대기에 매달아 모든 사람이 볼 수 있게 하고 주님께서 유다인을 도우셨다는 증거를 명백히 보여 주었다.
36 그들은 이 날을 결코 그대로 지내 버리지 말고 특별히 기념할 날로 지키기로 만장일치로 가결하여 공포하였다. 그 날은 제십 이월, 즉 시리아 말로는 아달월 십 삼일이며 모르드개일의 전날이다.
맺는 말
37 ○니가노르의 운명은 위와 같이 끝났고 그 후로 예루살렘은 히브리인들이 장악하게 되었다. 이제 나도 여기서 이야기를 그치려 한다.
38 이 이야기가 요령껏 잘 기록되었다면 그것은 내가 바라던 바이고, 혹 변변치 못하게 보잘 것 없이 되었다 하더라도 나로서는 최선을 다한 것이다.
39 ○포도주만 마시거나 물만 마시거나 하면 맛이 없지만 포도주에다 물을 섞으면 맛이 나고 마시는 사람에게 큰 즐거움을 안겨 준다. 이와 마찬가지로 요령있게 짜여진 이야기는 독자에게 기쁨을 준다. 이상으로 내 글을 마치련다.

외경 - 마카베오하(2Maccabeus) 10-12장

10장 - 예루살렘과 성전의 정화
1 마카베오와 그의 동지들은 주님의 인도를 받아 성전과 예루살렘성을 탈환하고
2 이교도들이 광장에 쌓아 놓은 제단과 소위 그들의 성역을 헐어 버렸다.
3 그리고 나서 성소를 정화하고 제단을 새로 쌓고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킨 후 이 년만에 처음으로 그 불로 희생제물을 드리고 향을 피우고 등불을 켜고 떡을 바쳤다.
4 이 일을 다 마치고 땅에 엎드려 주님께 다시는 이런 재난을 당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빌었고, 혹 죄를 짓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하느님의 자비로 손수 채찍질하실 망정 야만스럽고 하느님을 모독하는 이방인의 손에는 절대로 넘어가지 않게 해 달라고 빌었다.
5 그리고는 전에 이방인들이 성전을 더럽힌 바로 그 날 즉 기슬레우월 이십 오일에 성전을 정화하였다.
6 초막절과 마찬가지로 이 즐거운 축제는 팔 일 동안 계속되었다. 그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초막절을 제대로 지내지 못하고 산과 동굴에서 들짐승처럼 지내던 일을 회상하였다.
7 그들은 나뭇잎으로 엮은 화환과 아름다운 나뭇가지와 종려나무 가지를 손에 들고 성전의 정화를 성취케 해 주신 주님께 찬미를 드렸다.
8 그리고 나서, 그들은 공적인 결의를 하여 포고령을 내리고 온 유다인은 누구든지 해마다 이 축제를 지키라고 명하였다.
9 에피파네스라고 불리는 안티오쿠스의 죽음을 전후하여 일어난 일들은 이상과 같다.
프톨레매오 마크론의 자살
10 ○이제는 이 불경건한 에피파네스의 아들 안티오쿠스 유파톨의 치하에서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하고, 여러 가지 재난을 가져다 준 전쟁 이야기를 간단히 하려고 한다.
11 유파톨은 왕권을 쥐자 리시아라는 사람을 재상으로 임명하고 그를 코일레 시리아와 페니키아의 최고사령관으로 삼았다.
12 그 전임자는 프톨레매오 마크론이란 사람이었는데 그는 유다인들이 너무나 억울하게 학대당한 것을 생각하여 솔선해서 그들에게 올바른 정치를 펴려고 평화정책을 실시했는데
13 유파톨왕의 측근자들이 그를 참소했다. 그뿐 아니라 프톨레매오는 그 전에 필로메토르에게서 위임받았던 키프로스 지방을 포기하고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에게로 피신했던 일이 있어서 사방에서 반역자라는 말을 들어 온 사람이다. 이렇게 되어 그는 높은 관직에 있으면서도 이런 일 저런 일로 해서 자기 권위를 유지할 수가 없었으므로 독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두매인들의 패배
14 ○고르기아는 그 지방의 총독으로 있으면서 외인부대를 고용하여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유다 사람을 치려 했다.
15 그와 동시에 중요한 요새들을 장악하고 있던 이두매인들도 유다인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그들은 예루살렘을 버리고 도망쳐 나온 자들을 받아 들여 전쟁을 계속하려고 하였다.
16 마카베오와 그의 부하들은 마음을 합하여 기도를 드리며 하느님께서 자기들의 편이 되셔서 싸워 주시기를 빌었다. 그들은 곧 이두매인들의 요새로 돌격해 들어 갔다.
17 그들은 맹렬하게 공격을 해서 요새들을 모두 점령하고 성벽 위에서 싸우던 자들을 격퇴하고 그들에게 대항하
는 자들을 닥치는 대로 죽여 버렸다. 그 때 그 전투에서 살해된 사람이 이만 명이나 되었다.
18 ○마침 그 근방에는 포위작전에 대비해서 견고한 방비를 갖춘 높은 요새 둘이 있었다. 그런데 구천 명이나 되는 적군이 그 곳으로 도피하였으므로
19 마카베오는 시몬과 요셉뿐만 아니라 자캐오와 그의 부하들을 남겨 두어 그 포위작전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자기 자신은 좀더 긴급한 지점으로 떠나 갔다.
20 그러나 시몬의 부하들은 돈을 좋아한 나머지 적진에 있는 자들에게서 매수를 당하여 칠만 드라크마를 받고 몇 사람이 성에서 빠져 나간 것을 눈감아 주었다.
21 마카베오는 이 사건에 대한 보고를 듣고 백성들의 지도자들을 모아 놓은 다음, “이렇게 원수들을 풀어 주어 이적행위를 한 것은 돈을 받고 형제를 팔아 먹은 것이다” 라고 하며 그 반역자들을 비난하였다.
22 그리고 그는 그 반역자들을 사형에 처하고 당장에 그 두 요새를 점령해 버렸다.
23 그의 모든 작전은 성공적이었고 그 두 요새에서 그가 죽인 원수의 수효는 이만 명이 넘었다.
디모테오의 패배
24 ○전에 유다인들에게 패배를 당한 일이 있는 디모테오는 수많은 외인부대를 고용하고 적지 않은 아시아의 기병대를 모아, 유다를 공격하여 점령하려고 진격해 왔다.
25 디모테오가 접근하자 마카베오와 그의 부하들은 머리에 먼지를 뿌리고, 허리에 베옷을 두르고 하느님께 기도를 드렸다.
26 제단 앞에 엎드려 그들은 하느님께서 자기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율법서에 명시된 대로 자기들의 원수들에 대해서는 원수가 되어 주시고 자기들의 반대자에게는 반대자가 되어 주시기를 하느님께 빌었다.
27 ○그들은 기도를 마친 후 무기를 들고 예루살렘에서 꽤 먼 거리까지 진격하여 적진에 가까운 곳에 가서 멈추었다.
28 새벽에 양군은 교전하였다. 유다인들은 용맹했을 뿐 아니라 주님을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에 성공과 승리의 보장을 받고 있었지만 이방인들은 분노의 감정이 시키는 대로 싸울 따름이었다.
29 전투가 격렬해졌을 때 하늘에 다섯 사람이 황금 재갈을 물린 말을 타고 위풍도 당당하게 유다인들의 앞장에 서서 나가는 광경이 적군들에게 보였다.
30 그들은 마카베오를 에워 싸고 자기들의 무장으로 마카베오를 보호하여 부상을 입지 않게 지켜 주었다. 그들은 적군에게 활을 쏘고 벼락을 내리쳤다. 그래서 적군들은 눈이 어두워져서 큰 혼란에 빠지고 지리멸렬하게 되었다.
31 이 전투에서 적군은 보병 이만 오백 명과 기병 육백 명을 잃었다.
32 디모테오 자신은 게젤이라는 튼튼한 요새로 도망쳐 갔다. 게젤은 아주 튼튼한 요새로서 케레아스의 지휘하에 있었다.
33 마카베오와 그의 부하들은 신이 나서 그 요새를 나흘동안 포위하였다.
34 요새 안에 있던 적군들은 그 요새의 견고성을 믿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모욕적인 언사를 유다인들에게 퍼부었다.
35 다섯째 날 새벽 마카베오의 군대 중의 젊은이들 이십 명이 그 모욕적인 언사에 불일듯이 화가 치밀어 올라 용감하게 성으로 쳐들어 가 성난 짐승처럼 원수를 닥치는 대로 베어 버렸다.
36 그리하여 성 안에 있는 적군들의 정신이 한 쪽에 쏠릴 때 다른 사람들도 용감하게 성벽을 뛰어 넘어 들어가 요새에 불을 지르고 모독자들을 산 채로 불태워 죽였다. 또 다른 사람들은 성문들을 부수고 들어 가서 나머지 군대들을 불러 들여 그 성을 점령하였다.
37 그들은 웅덩이 속에 숨어 있는 디모테오와 그의 동생 케레아스와 아폴로파네스를 찔러 죽였다.
38 이 일을 마친 후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기들에게 큰 축복을 내려 주시고 승리를 주신 주님께 감사의 찬미를 부르며 찬양하였다.

11장 - 리시아의 패배
1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왕의 후견인이며 친척이며 재상이었던 리시아는 이런 사건 때문에 몹시 화가 나서
2 보병 약 팔만과 그의 온 기병을 소집하여 유다인들에게로 진격해 왔다. 그는 예루살렘을 이방인의 정착지로 만들 작정이었다.
3 그리고 이방인들의 신전과 마찬가지로 성전에 과세를 하고 해마다 대사제직을 매매의 대상으로 삼아 돈을 받을 작정이었다.
4 그는 하느님의 권능을 전혀 무시해 버리고 보병 수만과 기병 수천과 코끼리 팔십 마리를 믿고 교만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5 이렇게 해서 그는 유다 지방을 침범하여 예루살렘에서 오스코이노스쯤 떨어진 곳에 있는 요새지 벳술에 이르러 맹렬히 공격하기 시작했다.
6 마카베오와 그의 부하들은 리시아가 요새들을 포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모든 백성들과 함께 주님께 빌어 훌륭한 천사를 보내셔서 이스라엘을 구원해 주시기를 눈물을 흘리며 애절하게 탄원하였다.
7 그리고 나서 마카베오는 솔선수범 무장을 한 다음 자기와 함께 만난을 무릅쓰고 동포를 구해 내자고 부하들에게 권고하였다. 이 말을 듣고 그들은 달가운 마음으로 싸우러 나갔다.
8 그들이 아직 예루살렘을 완전히 벗어나기 전에 말을 탄 기사가 흰옷을 입고 황금무기를 휘두르면서 그들을 앞장서서 갔다. 이 광경을 보고
9 모두가 하느님께서 자비를 베풀어 주신 데 대하여 감사를 드리고 사기가 충천하여, 사람들은 물론 가장 사나운 짐승들까지라도 죽이고 심지어는 쇠로 만든 성벽일지라도 부숴 버리겠다는 각오를 가졌다.
10 이렇게 주님께서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그들을 도와서 싸울 자를 보내 주셨으므로 그들은 질서정연하게 그와 함께 진군하였다.
11 그들은 사자처럼 적군에게 뛰어 들어 보병 만 천 명과, 기병 천 육백 명을 쓰러뜨렸다. 그래서 남은 패잔병은 도망갈 수밖에 없었다.
12 패잔병 중의 대부분은 부상을 입고 알몸으로 빠져 나왔다. 한편 리시아 자신은 창피스럽게도 도망을 하여 겨우 자기 목숨만을 건졌다.
시리아인들과의 화평
13 ○리시아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자기가 당한 패배를 곰곰이 생각한 끝에 히브리인들은 능력있는 하느님께서 편들어 주시기 때문에 무적의 민족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14 그래서 리시아는 히브리인들에게 사신을 보내어 모든 것을 정당하게 처리하자는 조건으로 협정을 맺자고 하면서, 자기가 나서서 왕을 설득하여 히브리인들과 우호관계를 맺기로 약속하였다.
15 마카베오는 전에 자기가 리시아에게 편지를 써서 유다인들에 관한 여러 가지 요구를 했던 일이 있는데 왕이 이것을 받아들인 일이 있고 또 리시아의 이번 제안도 민족 전체의 안녕을 위해서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리시아의 제안을 모두 받아 들였다.
유다인에게 보낸 리시아의 편지
16 ○유다인에 보낸 리시아의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리시아는 온 유다인들에게 인사드립니다.
17 나는 여러분들이 보낸 사신 요한과 압살롬을 통해 여러분의 공한을 잘 받았고 그 안에 적혀 있는 여러 가지 요구사항도 잘 들었습니다.
18 그리고 내 권한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들어 주었고 왕에게 알려야 할 일은 다 알렸습니다.
19 여러분들이 앞으로 우리 정부에 호의를 표시한다면 나는 여러분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0 상세한 일에 관해서는 여러분들의 사신들과 내가 보내는 사람들이 여러분들에게 가서 잘 상의하도록 명령했습니다.
21 여러분들의 건강을 빕니다. 백 사십 팔년 디오스코린티우스월 이십 사일 리시아에게 보낸 안티오쿠스왕의 편지
22 ○왕의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안티오쿠스왕은 형제 리시아에게 인사합니다.
23 우리들의 부왕이 죽어서 신들의 반열에 끼어 있는 이 때에 우리 왕국의 백성들은 만사에 늘 흔들림이 없이 각기 자기 직무에 충실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24 우리가 듣기로는 유다인들이 부왕의 생각과는 달리 그리이스식 생활양식을 반대하고 자기네들의 관습을 지키기로 작정하고 그들대로의 생활을 하게 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25 그러니 우리는 이 민족도 동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전을 그들에게 돌려 주고 그들이 자기네 조상들의 습관을 지키며 살 수 있도록 허가할 방침입니다.
26 그대는 사신을 보내어 그들과 우호관계를 맺으시오. 그러면 그들은 우리의 정책을 알고 마음이 안정되어 기쁜 마음으로 자기네 직무에 전념하게 될 것입니다.”
유다인들에게 보낸 왕의 편지
27 ○유다인들에게 보낸 왕의 편지는 다음과 같다. “나 안티오쿠스왕은 유다인의 원로원과 유다 백성들에게 인사드립니다.
28 나는 여러분의 건강을 바랍니다. 그리고 나도 건강합니다.
29 여러분이 고향에 돌아 가 각자의 생업에 종사하기를 원한다는 말을 메넬라오스에게서 들었습니다.
30 크산티쿠스월 삼십일 안으로 돌아 가는 모든 사람에게는 내가 안전을 보장해 주겠고
31 유다인들은 전과 같이 그들 고유의 음식을 먹고 율법을 지킬 수 있도록 허락해 줄 것이며, 알지 못하고 저지른 잘못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는 유다인은 하나도 없게 하겠습니다.
32 나는 여러분에게 확신을 주기 위해서 메넬라오스를 보냅니다.
33 여러분의 건강을 빕니다.”백 사십 팔년 크산티쿠스월 십 오일
유다인들에게 보낸 로마인들의 편지
34 ○로마인들도 유다인들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로마의 사절인 퀸투스 맴니우스와 티투스 마니우스는 유다 백성들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35 왕의 친족인 리시아가 여러분에게 허락해 준 모든 사항에 대해서 우리도 동의합니다.
36 그러나 리시아가 왕에게 상신하겠다고 판단한 일들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곰곰이 생각하고 지체없이 사람을 보내십시오. 그러면 우리가 곧 안티오키아로 갈 예정이니 거기에 가서 여러분에게 유리한 설명을 왕에게 해 드리겠습니다.
37 여러분이 어떠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도 알고 싶으니 지체하지 말고 사람들을 보내 주십시오.
38 여러분의 건강을 빕니다.” 백 사십 팔년 크산티쿠스월 십 오일

12장 - 다시 일어난 박해
1 이렇게 협정이 체결되자 리시아는 왕에게로 떠나 갔고 유다인들도 집으로 돌아 가 농사를 지었다.
2 키프로스 용병대의 사령관이었던 니가노르를 위시해서 지방 영주들 중 디모테오와 겐내오스의 아들 아폴로니우스와 히에로니모스와 데모폰은 유다인들이 안정되어 평안하게 살아 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3 요빠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포악무도한 짓을 저질렀다. 그들은 유다인들에 대해 조금도 악의를 품지 않은 듯이 가장하고, 자기들과 함께 사는 유다인들을 초청하여 자기들이 마련한 배에 그들의 처자와 함께 타게 하였다.
4 그것은 온 마을의 공적인 결의에 의한 것이었고 유다인들은 화평 속에 살기를 원했으며 아무 것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초청을 받아 들여 배에 올랐던 것이다. 그러나 요빠 사람들은 그 배를 침몰시켜 이백 명이나 되는 유다인을 죽여 버렸다.
유다의 활동
5 ○유다는 자기 동포가 이렇게 처참하게 학살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기 부하들을 소집하여
6 정의의 재판장이신 하느님께 호소하며 자기 동포를 죽인 자들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밤중에 요빠의 부두에 불을 지르고 배를 불태워 버리고 도망치는 자들을 칼로 찔러 죽였다.
7 그러나 성문이 닫혔으므로 아무 때고 다시 와서 요빠 사람들을 멸종시키겠다는 생각을 하며 철수하였다.
8 얌니아 사람들도 자기들 사이에 살고 있는 유다인들에게 똑같은 짓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안 유다는
9 밤중에 얌니아를 습격하여 항구와 함대에 불을 질렀다. 그 타오르는 불길을 백여 리나 떨어져 있는 예루살렘에서도 볼 수가 있었다.
10 ○유다군이 그 땅에서 약 오 리쯤 되는 거리를 진군, 디모테오를 향하여 가는 길에 오천 명 가량 되는 아라비아인 한 부대가 기병 오백을 거느리고 그들에게 습격해 왔다.
11 격전 끝에 유다와 그 부하들은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패배를 당한 이 유목민은 자기들의 가축을 내어 줄 것과 그 밖의 여러 방법으로 유다의 군대를 도와 줄 것을 약속하며 유다에게 화평을 청하였다.
12 ○유다는 그들이 여러 가지 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들의 화평을 받아 들였다. 그들은 유다와 화평을 맺고 자기들의 천막으로 돌아 갔다.
13 ○그 후 유다는 흙담과 돌담으로 둘러 견고하게 만든 방위를 갖춘 도시를 공격하였다. 이 도시는 카스핀이라고 하며 거기에는 여러 이방민족이 섞여서 살고 있었다.
14 성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견고한 성벽과 저장해 둔 식량을 믿고 유다와 그 부하들에게 무례막심한 행동을 하고 그들에게 치욕을 주었을 뿐 아니라 모독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고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마구 하였다.
15 유다와 그의 부하들은 옛날 여호수아가 우주를 지배하시는 위대하신 하느님의 도움으로 성을 공격하는 기구와 성을 파괴하는 기구도 없이 예리고성을 함락시킨 것을 생각하고 하느님께 기도드린 다음, 성벽을 향하여 맹렬히 돌진하였다.
16 이렇게 하여 그들은 하느님의 뜻을 받들어 그 도시를 점령한 다음, 끔찍할 만큼 많은 사람을 죽였다. 이렇게 되어 폭이 사, 오백 미터 되는 부근 호수는 피바다가 되었다.
17 ○유다군은 거기에서 약 삼백 오십 리 가량 진군하여 카락스에 이르렀다. 거기에는 튜비아인이라고도 불리는 유다인들이 살고 있었다.
18 그러나 디모테오는 그 곳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이미 떠난 후였기 때문에 그 곳에서 디모테오를 잡으려 했던 그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 갔다. 그러나 디모테오는 그 부근 어느 곳에 상당히 강력한 수비대를 남겨 놓고 갔었다.
19 마카베오군의 지휘관 도시테오스와 소시파트로스는 그 곳을 막아서 디모테오가 요새에 남겨 놓고 간 만 명 이상 되는 적병을 전멸시켰다.
20 그리고 마카베오는 전군을 여러 부대로 나누어 각 부대의 지휘관을 세우고 보병 십 이만과 기병 이천 오백을 가지고 있는 디모테오를 추적하여 진격하였다.
21 유다가 추격해 온다는 소리를 들은 디모테오는 아녀자들과 짐을 카르나임이라고 하는 곳으로 미리 보냈다. 그 지방의 통로는 모두 좁아서 접근하기가 힘들었고 따라서 그 곳은 공격하기가 매우 어려운 곳이었다.
22 그러나 유다의 선봉부대가 나타났을 때에 모든 것을 다 내려다 보시는 분이 적군에게 나타났다. 그래서 적군은 공포에 사로잡혀 앞을 다투며 이리저리로 흩어져 도망갔다. 그러는 통에 그들은 저희끼리 치고 찔러 자기네 편 칼에 죽기도 하였다.
23 유다는 더욱 용기를 얻고 추격을 계속하여 그 악당들을 칼로 베어서 적군 삼만 명 가량을 죽였다.
24 ○디모테오 자신은 도시테오스와 소시파트로스의 부하에게 포로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죽는 날이면 자기 밑에 붙잡혀 와 있는 유다인의 많은 부모들과 형제들에게 좋지 못한 일이 있을 것이라고 여러 가지 교묘한 말로 속이면서 살려 달라고 애원하였다.
25 디모테오가 이렇게 여러 가지 말로 유다인 포로들에게 손을 대지 않고 고스란히 넘겨 주겠다고 확약을 하기 때문에 유다군은 자기 형제들을 구할 마음에서 그를 놓아 주었다.
유다의 계속적인 승리
26 ○그 후 유다는 카르나임과 아테르가티스의 신전을 향하여 진군하고, 그 곳을 공격하여 적 이만 오천 명을 죽였다.
27 그는 이들 적군을 전멸시키고 승리를 거둔 후 여러 동족이 많이 살고 있는 견고한 도시 애프론을 향하여 진군하였다. 그 곳은 리시아의 본거지였다. 그 성벽의 전면에 서 있는 젊은 장사들이 성을 용감하게 지켰으며 성 안에는 많은 전쟁기구와 투석기가 마련되어 있었다.
28 그래서 유다군은 어떠한 적군의 병력도 놀라운 힘으로 부숴 버리시는 하느님께 기도를 드렸다. 이렇게 하여 유다군은 그 도시를 수중에 넣고 그 곳에 있는 적군 이만 오천 명을 죽였다.
29 ○유다군은 또다시 그 곳을 떠나 예루살렘에서 약 삼백 리 가량 떨어져 있는 스키토폴리스라는 곳을 향하여 진군하였다.
30 그러나 그 곳에 사는 유다인들은 스키토폴리스 사람들의 호의를 입었고 불우할 때 친절한 대우를 받았다는 것을 증언하였다.
31 그래서 유다와 그의 부하들은 그 곳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하고 앞으로도 자기 동족들에게 호의를 베풀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러는 동안 오순절이 가까왔기 때문에 그들은 방향을 바꾸어 예루살렘으로 향하였다.
32 ○오순절 축제가 지난 후 유다의 군대는 이두매의 총독 고르기아스를 치기 위해 돌진하였다.
33 고르기아스는 보병 삼천과 기병 사백을 가지고 그들에게 대항하였다.
34 싸움을 하는 동안에 소수 유다인들이 전사하였다.
35 바케노르의 부하 중에 도시데우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힘이 센 기병이었다. 그는 저주받은 고르기아스를 생포하려고 길을 막고, 있는 힘을 다하여 그의 겉옷자락을 끌어 당겼다. 그 때에 트라키아의 기병 한 사람이 도시데우스를 덮치며 그 어깨를 칼로 내리쳤다. 이 틈에 고르기아스는 마리사로 도망쳐 갔다.
36 에스드리스와 그의 부하가 장시간의 교전에서 몹시 지쳤기 때문에 유다는, 주님께서 나타나셔서 자기 편이 되어 주시고 싸움에 인도자가 되어 주시기를 간청하였다.
37 그리고는 자기 나라 말로 군가와 찬미가를 우렁차게 부르면서 고르기아스의 군대를 기습하여 패주시켰다.
죽은 자들을 위한 속죄제사
38 ○그리고 그 후 유다는 자기 군대를 모아 아둘람이라는 도시로 갔다. 제칠 일이 다가 오기 때문에 유다인들은 관습대로 몸을 깨끗이 하고 그 곳에서 안식일을 지켰다.
39 유다와 그의 부하들은 전사자의 시체를 묻어야 할 날이 촉박하였으므로 시체들을 거두러 가야만 했다. 그 시체들을 그 다음날 조상들의 묘소에 운반하여 친족들의 옆에 함께 묻어 주려고 했던 것이다.
40 그런데 그 시체 하나하나의 옷을 들쳐 보니 그들은 얌니아의 우상을 부적으로 지니고 있었다. 유다인이 이와 같은 물건을 몸에 지니고 있는 것은 율법이 금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들이 죽은 것이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는 것이 분명하게 되었다.
41 그들은 숨은 일을 모두 드러내시는 정의의 재판관이신 주님을 모두 찬양하였다.
42 그리고 죽은 자들이 범한 죄를 모두 용서해 달라고 애원하면서 기도를 드렸다. 고결한 유다는 군중들에게 죄지은 자들이 받은 벌이 죽음이라는 것을 눈으로 보았으니 이제는 그들도 죄를 짓지 말라고 권고하였다.
43 그리고 유다는 각 사람에게서 모금을 하여 은 이천 드라크마를 모아 그것을 속죄의 제사를 위한 비용으로 써 달라고 예루살렘으로 보냈다. 그가 이와 같이 숭고한 일을 한 것은 부활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44 만일 그가 전사자들이 부활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죽은 자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이 허사이고 무의미한 일이었을 것이다.
45 그가 경건하게 죽은 사람들을 위한 훌륭한 상이 마련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그것이야말로 갸륵하고 경건한 생각이었다. 그가 죽은 자들을 위해서 속죄의 제물을 바친 것은 그 죽은 자들이 죄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려는 것이었다.

외경 - 마카베오하(2Maccabeus) 7-9장

7장 - 어머니와 일곱 아들의 순교
1 그 때에 일곱 형제를 둔 어머니가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왕에게 체포되어 채찍과 가죽끈으로 고문을 당하며 율법에 금지되어 있는 돼지고기를 먹으라는 강요를 받았다.
2 그들 중의 하나가 대변자로 나서서 말하였다. “우리를 심문해서 무엇을 알아 내겠다는 것입니까? 우리 조상의 법을 어기느니 차라리 죽고 말겠습니다.”
3 이 말을 듣고 왕은 화가 나서 솥과 가마를 불에 달구라고 명령하였다.
4 명령대로 당장에 솥과 가마를 뜨겁게 달구자 남은 형제들과 어머니의 눈앞에서 왕은 그들의 대변자로 나섰던 사람의 혀를 자르고 머리카락을 밀고 사지를 자르라고 명령하였다.
5 완전히 폐인이 되었지만 아직도 생명이 붙어 있는 그를 왕은 뜨겁게 달군 솥에 넣어 버리라고 명령하였다. 솥에서 연기가 사방으로 멀리 퍼져 나갈 때에 나머지 형제들은 어머니와 함께 서로 격려하고 고상하게 죽자고 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6 “주 하느님께서 우리를 지켜 보시며 틀림없이 측은히 여겨 주실 것입니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경고하는 노래 중에도 '주께서 당신 종들을 측은히 여기실 것이다' 라고 말한 구절이 있지 않습니까?”
7 ○이렇게 맏형이 죽은 후에 박해자들은 둘째 아들을 끌어 내어 희롱하였다. 그리고 머리가죽을 머리카락째 벗겨 낸 후 그들은 “네 사지를 다 잘라 내기 전에 돼지고기를 안 먹겠는가?” 하고 물었다.
8 그는 자기 나라 말로, “절대로 못 먹겠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그도 맏아들처럼 고문을 당했다.
9 마지막 숨을 거두며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이 못된 악마, 너는 우리를 죽여서 이 세상에 살지 못하게 하지만 이 우주의 왕께서는 당신의 율법을 위해 죽은 우리를 다시 살리셔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
10 ○그 다음에는 세째 아들이 또 고문을 당하였다. 그는 혀를 내밀라는 말을 듣자 곧 혀를 내밀 뿐 아니라 용감하게 손까지 내밀면서
11 엄숙하게 말하였다. “하느님께 받은 이 손발을 하느님의 율법을 위해서 내던진다. 그러므로 나는 이 손발을 하느님께로부터 다시 받으리라는 희망을 갖는다.”
12 이 말을 듣고 왕은 물론 그의 부하들까지도 고통을 조금도 아프게 생각하지 않는 그 젊은이의 용기를 놀랍게 생각하였다.
13 세째가 죽자 그들은 네째 아들을 같은 방법으로 고문하며 괴롭혔다.
14 그는 죽는 마지막 순간에 왕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는 지금 사람의 손에 죽어서 하느님께 가서 다시 살아날 희망을 품고 있으니 기꺼이 죽는다. 그러나 너는 부활하여 다시 살 희망은 전혀 없다.”
15 다음에는 다섯째 아들이 끌려 나와 고문을 받았다.
16 그는 왕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도 언젠가는 죽을 인간인데 인간을 지배하며 무엇이든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소. 그러나 하느님께서 우리 민족을 버리셨다고는 생각하지 마시오.
17 조금만 기다려 보시오. 위대한 능력을 가지신 하느님께서 당신과 당신의 후손을 벌하실 것입니다.”
18 ○그 후에 여섯째 아들이 끌려 나왔다. 그는 거의 죽어 가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착각하지 마시오. 우리가 이렇게 고생을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하느님께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놀라운 재난을 받게 된 것입니다.
19 그러나 하느님께 도전한 당신이 아무 벌도 받지 않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마시오.”
20 ○그 어머니의 행동은 놀라운 것이었고, 모든 사람이 길이 기억할 만한 훌륭한 것이었다. 어머니는 단 하루 동안에 일곱 아들이 모두 죽는 것을 지켜 보고서도 주님께 희망을 걸고 있었기 때문에 그 아픔을 용감하게 견디어 냈다.
21 그 어머니는 거룩한 생각을 마음 속에 가득 품고서 여성적인 마음을 남성적인 용기로 북돋우어 자기 나라 말로 아들 하나하나를 격려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22 “너희들이 어떻게 내 뱃속에 생기게 되었는지 나도 모른다. 너희들에게 목숨을 주어 살게 한 것은 내가 아니며, 또 너희들의 신체의 각 부분을 제 자리에 붙여 준 것도 내가 아니다.
23 너희들은 지금 너희들 자신보다도 하느님의 율법을 귀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사람이 출생할 때에 그 모양을 만들어 주시고 만물을 형성하신 창조주께서 자비로운 마음으로 너희에게 목숨과 생명을 다시 주실 것이다.
24 ○이 말을 듣고 안티오쿠스는 자기가 멸시당했다고 생각하고 그 어머니의 말 중에는 자기에 대한 욕설이 있지 않나 하고 의심했다. 마지막 아들은 아직도 살아 있었다. 그래서 왕은 그가 만일 조상들의 관습을 버린다면 재물을 많이 주어 행복스럽게 해 줄 뿐 아니라 자기의 친구로 삼고 높은 관직까지 주겠다고 하면서 말로 타이르기도 하고 맹세로써 약속까지 하였다.
25 그러나 그 젊은이는 그 말에 조금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래서 왕은 그 어머니를 가까이 불러, 소년에게 충고하여 목숨을 건지게 하라고 권고하였다.
26 왕의 권고를 오랫동안 듣고서 그 어머니는 자기 아들을 설복시켜 보겠다고 했다.
27 그러나 어머니는 그 잔인한 폭군을 조롱이나 하듯이 자기 아들에게 가까이 가서 자기 나라 말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내 아들아, 이 어미를 불쌍하게 생각하여라. 나는 너를 아홉 달 동안 뱃속에 품었고 너에게 삼 년 동안 젖을 먹였으며 지금 내 나이에 이르기까지 너를 기르고 교육하며 보살펴 왔다.
28 얘야, 내 부탁을 들어 다오. 하늘과 땅을 바라보아라.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살펴라. 하느님께서 무엇인가를 가지고 이 모든 것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인류가 생겨 난 것도 마찬가지다.
29 이 도살자를 무서워하지 말고 네 형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태도로 죽음을 달게 받아라. 그러면 하느님의 자비로 내가 너를 너의 형들과 함께 다시 맞이하게 될 것이다.”
30 ○어머니의 이 말이 끝나자 젊은이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당신들은 무엇을 왜 그리 꾸물거리고 있소. 나는 모세가 우리 선조에게 준 율법이 하라는 대로 할 뿐이오. 왕이 하라는 대로는 절대로 못하겠소.
31 히브리인들을 괴롭히려고 온갖 종류의 재난을 꾸며 낸 당신은 하느님의 손길을 절대로 벗어나지 못할 것이오.
32 우리는 우리의 죄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소.
33 살아 계시는 우리 주님께서 우리를 채찍으로 고쳐 주시려고 잠시 우리에게 화를 내셨지만, 하느님께서는 끝내 당신의 종들인 우리와 화해하실 것이오.
34 그러나 당신은 불경스럽고 모든 사람 중에서 가장 더러운 인간이오. 하느님의 아들들에게 손을 대며 공연히 우쭐대거나 터무니없는 망상으로 자만하지 마시오.
35 당신은 모든 것을 보시는 전능하신 하느님의 심판하시는 손길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36 우리 형제들은 잠간 동안 고통을 받은 후에 하느님께서 약속해 주신 영원한 생명을 실컷 누리겠지만 당신은 그 교만한 죄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을 받아서 응분의 벌을 받게 될 것이오.
37 나는 형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선조들이 전해 준 율법을 지키기 위해 내 몸과 내 생명을 기꺼이 바치겠소. 나는 하느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속히 자비를 보여 주시고, 당신에게는 시련과 채찍을 내리시어 그분만이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인정하게 해 주시기를 하느님께 빌겠소.
38 우리 민족 전체에게 내리셨던 전능하신 분의 정당한 노여움을 나와 내 형들을 마지막으로 거두어 주시기를 하느님께 빌 따름이오.”
39 ○왕은 이 모멸에 찬 말을 듣고 미칠 듯이 격분하여 다른 어느 형보다도 더 무섭게 그를 고문하였다.
40 이렇게 하여 젊은이는 더럽혀지지 않고 오로지 주님만을 믿으면서 죽어 갔다.
41 그 어머니도 아들들의 뒤를 따라 결국은 죽고 말았다.
42 이교도들의 희생제물을 거절한 이야기와 극심한 고문의 이야기는 이제 이로써 마치기로 하자.

8장 - 유다 마카베오의 항전
1 유다 마카베오와 그 동지들은 여러 촌락으로 몰래 들어 가서 그들의 친족들을 불러 내고, 유다 민족의 전통을 꾸준히 지켜 온 사람들을 소집하여 육천 명 가량의 사람들을 모아 놓았다.
2 그들은 온 세상 사람들에게 압박당하는 이 민족을 굽어 보시고 불경건한 자들의 손에 더럽혀진 성전을 돌보아 주시기를 주님께 기원하였다.
3 파괴를 당해서 거의 허물어져 가는 예루살렘성을 자비로이 지켜 주시고, 피흘리며 주님께 부르짖는 소리를 들어 주시며
4 무죄한 어린이들이 당한 흉악무도한 학살과 주님의 이름이 받은 모독을 기억하시고 그 악행에 복수해 주시기를 빌었다.
5 마카베오가 나서서 군대를 조직하자 이방인들은 그를 도저히 대항할 수 없게 되었다. 주님은 유다인들에 대한 진노를 푸시고 그들에게 자비를 베푸셨던 것이다.
6 마카베오는 도시와 촌락들을 급습하여 불을 질러 버렸다. 그는 전략적으로 유리한 여러 지점을 차지하고 적지 않은 적군을 패주시켰다.
7 이러한 공격에는 밤이 더 좋다고 생각하여 그는 특히 야음을 이용하였다. 그의 용명은 사방에 널리 퍼졌다.
니가노르에 대한 승리
8 ○마카베오가 점점 세력을 확장하고 갈수록 성공을 거두는 것을 보고 필립보는 프톨레매오에게 편지를 써서 왕의 일을 도와달라고 했다. 프톨레매오는 코일레 시리아와 페니키아의 사령관이었다.
9 그는 파트로클로스의 아들이며 왕의 절친한 친구 중의 한 사람인 니가노르를 택하여 여러 민족에서 소집한 군대 이만 명의 지휘관으로 세워 유다 민족을 몰살하라고 하였다. 프톨레매오는 또한 니가노르에게 전쟁 경험이 많은 전략가 고르기아스를 딸려 보냈다.
10 니가노르는 유다인을 포로로 붙잡아서 그들을 판 돈으로 왕이 로마인들에게 바쳐야 할 조공 이천 달란트를 장만하려고 마음먹었다.
11 그래서 그는 즉시 해변의 여러 도시에 사람을 보내어 유다인 노예들을 살 사람들을 찾아 가서 노예 구십 명을 한 달란트에 넘겨 주겠다고 약속하게 하였다. 그러나 그는 전능하신 분이 자기에게 내리실 징벌을 전혀 예측하지 못하였다.
12 ○유다는 니가노르의 군대가 쳐들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부하들에게 적군의 내습을 알려 주었다.
13 비겁한 자들은 하느님의 정의를 믿지 않고 진영을 탈출해서 도망쳐 버렸다.
14 그 밖에 다른 사람들은 남은 재산을 모두 팔았다. 그리고 전투도 있기 전에 자기들을 노예로 팔아 먹으려고 했던 불경건한 니가노르의 손아귀에서 자기들을 구원해 달라고 합심하여 주님께 빌었다.
15 그들은 자기네 공로를 생각해서 이렇게 기도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자기 조상들과 맺으신 계약과, 거룩하고 영광스런 하느님께서 자기 자신들을 당신의 백성이라고 불러 준 사실을 생각하고 이렇게 빌었던 것이다.
16 마카베오는 부하 육천 명을 모아 놓고 적군을 무서워하지 말고, 부당하게 공격해 오는 이방인의 대군을 겁내지 말고 용감하게 싸우라고 격려하였다.
17 그리고 이방인들이 성소를 모독한 극악무도한 행위와 예루살렘성이 당한 치욕적인 폭행과 조상 때부터 내려 오는 유다인들의 전통이 파괴당한 것 등을 똑똑히 생각하고 용기를 내라고 설득하였다.
18 그리고 마카베오는 부하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적군은 자기들의 무기와 무용심을 믿고 있지만 우리는 전능하신 하느님의 힘을 믿고 있다. 하느님은 우리를 공격해 오는 적군들은 물론 온 세상까지 눈짓 한 번으로 쳐부술 수 있는 분이시다.”
19 유다 마카베오는 하느님께서 자기 선조들을 도와 주신 여러 가지 사실을 들면서 그들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적군의 사령관 산헤립이 군대 십 팔만 오천 명을 거느리고 조상들을 쳐들어 왔다가 전멸당한 사실과
20 유다인들이 바빌로니아에서 갈라디아인들과 싸울 때에 팔천 명밖에 안 되는 군사를 가지고 마케도니아군 사천 명과 합세하여 얼마나 잘 싸웠는지를 이야기해 주었다. 이 전쟁에서 마케도니아군이 진퇴양난에 빠졌을 때에 유다군은 하늘의 도우심을 받아 적군 십 이만 명을 단 팔천 명으로 섬멸하고 많은 전리품을 노획했던 것이다.
21 ○유다 마카베오의 부하들은 이 말을 듣고 용기를 얻어 율법과 조국을 위해서 죽을 각오를 했다. 마카베오는 자기 군대를 네 부대로 나누어,
22 자기 동생 시몬과 요셉과 요나단에게 각각 한 부대씩 맡겨서 부하 천 오백 명을 거느리게 하고
23 엘르아잘에게 명령하여 큰 소리로 성서를 읽게 하고는 “하느님의 도우심” 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유다 자신이 제일 부대의 지휘관이 되어 니가노르와 교전하였다.
24 전능하신 분께서 그들의 편이 되어 싸워 주셨기 때문에 적군 구천 명 이상을 죽였다. 니가노르 군대는 대부분 부상을 입거나 불구자가 되어 모두 패주할 수밖에 없었다.
25 그리고 유다군은 자기들을 노예로 사려고 왔던 자들의 돈을 몰수했다. 그들은 적군을 꽤 멀리까지 추격했지만 시간이 모자라서 돌아 올 수밖에 없었다.
26 그 날은 안식일 전날이었기 때문에 추격을 그 이상 더 할 수 없었던 것이다.
27 그들은 적군의 무기를 빼앗고 전리품을 노획한 다음 그 날부터 자비심을 베풀기 시작하며 자기들을 구해 주신 주님께 열렬한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드리면서 안식일을 지켰다.
28 안식일이 지난 후 그들은 박해를 받은 희생자와 과부와 그 아들에게 전리품의 일부를 나누어 주고 나머지는 자기들과 자기 자녀들의 몫으로 나누어 가졌다.
29 이 일을 마치고 그들은 다 같이 자비로우신 주님께 기도를 드리며 주님께서 당신 종들과 완전히 화해해 주시기를 빌었다.
디모테오와 바키데스에 대한 복수
30 ○그 후 유다군은 디모테오군과 바키데스군을 공격하여 적군 이만 명 이상을 죽이고 아주 높은 곳에 있는 몇몇 중요한 요새를 점령하였다. 그리고 많은 전리품을 반분하여 일부는 자기들끼리 나누어 가지고 나머지는 박해를 받은 희생자들과 고아들과 과부들과 노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31 그들은 적군의 무기를 조심스럽게 모아서 적절한 장소에 쌓아 두었고 나머지 전리품들은 예루살렘으로 운반해 갔다.
32 그들은 또 디모테오에게 붙어 유다 사람들에게 많은 해를 끼친 극악한 호위대장을 죽였다.
33 그들은 예루살렘에서 승전축제를 지내면서 전에 성전문에 불질렀던 자들을 잡아다 갈리스테네스와 함께 화형에 처했다. 갈리스테네스는 이런 짓을 저지르고 움막집에 숨어 있던 자로서 결국은 자기가 저지른 신성모독죄에 대한 당연한 댓가를 치른 것이다.
니가노르의 굴복
34 ○유다인들을 노예로 팔려고 천 명이나 되는 노예상인을 데리고 왔던 극악무도한 니가노르는
35 전에 자기가 가장 천하게 생각하였던 사람들에게서 천대를 받았다. 그는 그 찬란한 옷을 벗고 마치 도망치는 노예처럼 홀몸으로 내륙을 통과하여 안티오키아로 갔다.
36 그가 성공한 일이라고는 자기 군대를 전멸시킨 것밖에 없었다. 이것은 모두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렇게 되어 예루살렘 사람들을 포로로 잡아서 노예로 팔아 로마인들에게 조공을 바치려고 계획했던 그는, 유다인들은 하느님을 수호자로 모시고 있는 민족으로서 하느님께서 주신 율법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도저히 정복할 수 없는 민족이라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선언하였다.

9장 -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최후
1 이 무렵 안티오쿠스왕은 극도의 혼란에 빠져서 페르샤 지방으로부터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2 그는 페르세폴리스로 들어 가 그 곳 신전의 물건을 약탈하고 그 도시를 점령하려고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 곳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 무장을 하고 방어전을 벌였으므로 안티오쿠스왕은 그 주민 때문에 패주를 당하고 수치스럽게도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3 그는 엑바타나에 도착했을 때에 니가노르와 디모테오의 군대가 패전했다는 소식을 듣고
4 화가 치밀어 올라 자기를 패주시킨 사람들에게서 당한 피해에 대한 앙갚음을 유다인들에게 해야겠다고 결심하였다. 그래서 그는 목적지에 다다를 때까지 쉬지 말고 병거를 몰고 가라고 마부들에게 명령하였다.
○그러나 하늘의 심판은 그를 따라 다니고 있었다. 그는 잔뜩 거만해져서, “예루살렘에 들어 가기만 하면 그 곳을 유다인들의 공동묘지로 만들겠다”고 말하였던 것이다.
5 그러나 모든 것을 통찰하시는 이스라엘의 주 하느님께서는 보이지는 않지만 치명적인 타격을 그에게 가하셨다. 안티오쿠스는 그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내장이 뒤틀리고 격심한 복통이 일어나서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6 이것은 그가 이상한 형벌을 주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복통을 일으키게 한 것에 대한 당연한 댓가였다.
7 그래도 그는 조금도 오만한 생각을 버리지 않고 유다인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 폭언을 퍼부으면서 그들에게 행군을 독촉하였다. 그러다가 그는 질주하는 병거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그는 너무나도 심하게 떨어졌기 때문에 제 자리에 붙어 있는 뼈가 하나도 없었다.
8 지금까지 자기의 분수를 모르고 오만에 가득 차서 바다물결을 명령할 수 있고 높은 산도 저울질할 수 있다고 생각하던 그는 지금 땅바닥에 쓰러져서 들것에 실려 가는 신세가 되었다. 이렇게 되어 하느님의 능력은 밝히 드러났다.
9 이 불경건한 자의 몸에는 구더기가 들끓었고, 심한 고통을 느끼며 아직 목숨을 부지하고는 있었지만 그의 살은 썩어 들어 갔다. 그의 온 군대는 그의 몸이 썩는 냄새에 구역질을 냈다.
10 조금 전만 해도 하늘의 별도 딸 수 있다고 생각했던 그는 지금 역겨운 냄새를 풍기는 몸이 되어 아무도 그를 운반할 수가 없게 되었던 것이다.
11 ○그렇게도 오만했던 그였지만 지금은 기가 꺾여서 오만심은 간 데가 없고 시시각각으로 심해져 가는 고통을 느끼면서 자신이 하느님의 벌을 받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12 이제는 자기 자신도 제 몸에서 나는 악취를 견디어 낼 수가 없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하느님께 복종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죽어야 할 인간이 하늘과 동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치 않은 일이다.”
13 그리고 그 더러운 자는 자기에게 자비를 베풀리 없는 주님께 맹세를 하며
14 자기가 급히 가서 폐허로 만들고 공동묘지로 만들어 버리고 말겠다던 그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에 자유를 주겠다고 선언하였으며
15 또 무덤에 묻을 가치조차 없다고 판단하여 아이들과 함께 짐승과 새의 밥으로 던져 버리겠다고 하던 유다인들에게 아테네 시민과 동등한 권리를 주겠다고 선언하였고,
16 전에 자기가 노략하였던 성전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예물로 장식하고, 자기가 빼앗아 갔던 성전 기물들을 여러 갑절로 갚고, 희생제사에 필요한 비용을 자기의 수입에서 지출하겠다고 서약하였다.
17 그뿐 아니라 자기 자신이 유다인이 되어 사람이 사는 곳은 어디나 찾아 가서 하느님의 주권을 널리 선포하겠다고 맹세하였다.
18 그러나 하느님의 정의의 심판이 그에게 내려, 그의 고통이 조금도 덜어지지 않게 되자 그는 절망에 빠져 다음과 같은 내용의 탄원하는 편지를 유다인에게 썼다.
19 “왕이며 장군인 나 안티오쿠스가 우수한 시민 유다인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인사를 보내며 여러분들의 건강과 번영을 빕니다.
20 여러분과 여러분들의 자녀들이 건강하고 또 모든 일이 뜻대로 된다면 나로서는 무한한 기쁨이 되겠습니다.
21 그리고 나는 여러분들이 나에게 보여 준 존경과 호의에 대해 감격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는 페르샤 지방에서 돌아 오는 길에 중병에 걸렸습니다. 그 때부터 나도 여러분 모두의 안전을 도모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22 나는 이 병이 나으리라고 크게 희망하고 있기 때문에 나의 병세에 대해서는 절대로 실망하지 않고 있습니다.
23 전에 나의 부왕은 유프라테스강 동쪽 지방으로 원정을 나갈 때에는 후계자를 임명하곤 했습니다.
24 그것은 예기치 않은 사건이 일어나거나 달갑지 않은 소식이 왔을 때에 통치권을 위탁받은 사람이 있어 그를 믿고 백성들이 마음의 동요를 일으키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25 그래서 나도 우리나라 국경에 접해 있는 여러 영주들과, 다른 이웃 왕들이 기회를 노리면서 무슨 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유프라테스 동쪽 여러 지방으로 원정갈 때마다 나의 아들 안티오쿠스를 여러분 대부분에게 위탁하고, 추천하여 왕으로 임명하였던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써 보낸 이와 같은 내용의 편지를 내 아들에게도 써 보낸 일이 있습니다.
26 이제 나는 여러분이 나한테서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받은 혜택을 생각해 주시고 여러분들 각자가 지금 나에게 보여 주는 것과 같은 호의를 내 아들에게도 보여 주시기를 간청하며 부탁합니다.
27 나의 아들이 관용과 친절을 베풀던 나의 정책을 이어 받아 여러분과 잘 지낼 줄로 나는 확신합니다.”
28 ○이렇게 하여 살인과 신성모독을 일삼던 안티오쿠스는 전에 다른 사람들을 괴롭힌 댓가로 극도의 고통을 당하면서 이국의 산골짜기에서 비참한 운명을 지니고 그 생애의 막을 내렸다.
29 그의 시체는 그와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라난 필립보가 가지고 갔다. 그러나 필립보는 안티오쿠스의 아들을 무서워하여 에집트의 왕 프톨레매오 필로메토르에게로 갔다.

외경 - 마카베오하(2Maccabeus) 4-6장

4장 - 오니아스에 대한 시몬의 모함
1 시몬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자기 나라를 배반하여 성전 금고에 관해서 밀고한 자인데 그는 오니아스를 모함하여, 헬리오도로스를 공격하고 그에게 온갖 악행을 저지른 장본인이 바로 오니아스라고 말하였다.
2 예루살렘의 은인이요 자기 동족의 보호자이며 율법의 열렬한 수호자인 오니아스에게 시몬은 감히 국가의 반역자라는 낙인을 찍었던 것이다.
3 오니아스에 대한 시몬의 적개심이 극도에 달하여 시몬의 심복 중 한 사람은 많은 유다 사람을 살육하기에 이르렀다.
4 오니아스는 분쟁이 심상치 않게 되었고 또 메네스테우스의 아들이며 코일레 시리아와 페니키아의 총독인 아폴로니우스가 시몬의 악행을 조장만 하고 있는 것을 보고
5 왕을 찾아 갔다. 그 목적은 자기 동족을 고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온 백성의 전체적인 이익과 개개인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것이었다.
6 오니아스는 왕의 조정이 없으면 이 나라는 앞으로 평화를 누릴 수 없을 뿐더러 시몬은 자기의 어리석은 행위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헬레니즘을 고취한 대사제 야손
7 ○셀류코스가 죽고 에피파네스라고 불리는 안티오쿠스가 그 왕위를 계승했을 때에 오니아스의 동생 야손이 부정한 수단으로 대사제직을 손에 넣었다.
8 야손은 왕을 알현하고 은 삼백 육십 달란트와 또 다른 수입원에서 팔십 달란트를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9 그리고 왕이 자기에게 경기장을 건축할 권한과 청년훈련소를 세울 권한과 예루살렘에 안티오쿠스 청년단을 결성할 권한을 준다면 백 오십 달란트를 더 바치겠다고 약속하였다.
10 ○왕은 이것을 승낙하였다. 야손은 왕의 승낙을 받아 직권을 쥐자마자 자기 동족들의 생활을 그리이스식으로 바꾸어 놓았다.
11 그는 유다인들이 유폴레모스의 아버지 요한의 주선으로 다른 왕들에게서 받았던 특혜를 폐기시켰다. 유폴레모스는 전에 로마 사람과 우호동맹조약을 맺기 위해 로마에 사신으로 갔던 사람이다. 야손은 유다 율법에 의한 여러 제도를 없애 버리고 율법에 반대되는 새로운 생활양식을 도입하였다.
12 그는 요새도시의 성 바로 밑에 경기장을 재빨리 건축하고 가장 우수한 청년들에게 그리이스식 모자를 쓰게 했다.
13 이렇게 불경건한 사이비 대사제 야손의 극심한 모독적인 행위로 그리이스화 운동은 극도에 달하였고 이국의 풍습이 물밀듯 쏟아져 들어 왔다.
14 그래서 사제들은 제단을 돌보는 일에는 열성이 없어져 성전을 우습게 생각하고 희생제물을 바치는 일은 할 생각도 안 했으며 원반던지기를 신호로 경기가 시작되기가 바쁘게 경기장으로 달려 가서 율법에 어긋나는 레슬링 경기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휩쓸렸다.
15 이렇게 선조 때부터 내려 오는 명예로운 전통을 짓밟고 그리이스 문화를 가장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16 바로 이 때문에 유다인들은 심각한 재난에 빠지게 되었다. 그들이 그리이스식의 생활양식을 추구하여 그것을 모두 모방하려고 하였지만 그리이스인들은 그들을 적대시하고 압박을 가하였던 것이다.
17 하느님의 법을 어기고 벌을 받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것은 다음 시대가 증명해 줄 것이다.
18 ○오 년마다 띠로에서 열리는 경기에 왕이 임석하였는데,
19 추잡한 야손은 예루살렘의 안티오쿠스 청년단원 중에서 대표를 뽑아 헤르쿨레스신에게 희생제물을 바칠 비용으로 은 삼백 드라크마를 들려서 참관인으로 보냈다. 그러나 그 사람들까지도 그 돈을 정당하게 쓰지 않고 이런 희생제물의 비용으로 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였다.
20 그 돈을 가지고 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야손이 헤르쿨레스신에게 희생제물을 바치는 데 쓰라고 준 돈이지만 그 돈은 결국 삼층으로 된 전함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
21 ○메네스테우스의 아들 아폴로니우스가 에집트의 필로메토르왕의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에집트로 파견되었다. 그를 보낸 안티오쿠스는 에집트 왕이 자기와 적대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자기의 안전을 도모하여 요빠로 해서 예루살렘에 이르렀다.
22 거기에서 그는 야손과 예루살렘 시민들이 횃불을 들고 환호성을 올리며 대환영을 하는 가운데 예루살렘성으로 들어 갔다. 그는 거기에서 또 군대를 이끌고 페니키아로 들어 가서 진을 쳤다.
대사제가 된 메넬라오스
23 ○삼 년 후 야손은 앞에 말한 시몬의 동생 메넬라오스를 왕에게 보내어 돈을 전달하고 몇 가지 중요한 일들의 결재를 받아 오게 하였다.
24 그러나 메넬라오스는 왕을 만나서 자기가 가장 큰 권위를 가진 것처럼 꾸며 야손보다 은 삼백 달란트를 더 바쳐 대사제직을 차지하였다.
25 그는 왕명을 받들고 돌아 왔지만 대사제직을 맡을 만한 위인이 아니었고, 잔인한 폭군의 기질과 야수같이 포악한 성격을 지닌 자였다.
26 이렇게 야손은 자기 형을 몰아 냈다가 자기도 다른 사람에게 몰려 나서 암몬 사람들의 고장으로 도망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27 ○대사제직에 오른 메넬라오스는 왕에게 약속한 돈을 바치지 않았다.
28 그래서 예루살렘의 사령관이며 세금 징수관이기도 하였던 소스트라토스는 그 돈을 바치라고 독촉하였다. 이 두 사람은 결국 이 사건 때문에 왕에게 불려 가게 되었는데
29 그 동안 메넬라오스는 자기 동생 리시마코스를 대사제 대리로 앉히고 소스트라토스는 키프로스군의 사령관 크라테 스를 자기 대리로 앉혔다.
오니아스의 피살
30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동안 다르소와 말루스 사람들은 자기들의 지방이 왕의 첩 안티오키스에게 선물 로 증여되었다는 것을 알고 폭동을 일으켰다.
31 그래서 왕은 고관 중의 한 사람인 안드로니쿠스에게 모든 일을 위임하고 폭동을 진압하러 급히 그리로 달려 갔다.
32 그러자 메넬라오스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여 성전에서 쓰는 금그릇들을 훔쳐 내다가 안드로니쿠스에게 바쳤다. 그는 이미 띠로와 그 부근 여러 도시에 성전 기물을 팔아 먹은 적이 있었다.
33 이런 비행을 확실히 알게 된 오니아스는 안티오니키아 근처에 있는 다푸네라는 불가침의 장소로 피난하여 그를 맹렬히 비난하였다.
34 그래서 메넬라오스는 안드로니쿠스와 손을 잡고 그에게 오니아스를 살해하라고 청하였다. 안드로니쿠스는 오니아스를 찾아 가서 맹세까지 하며 악수를 청하고 그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속임수였다. 오니아스는 의심을 하면서도 설득에 못이겨 피신처에서 나왔다. 그러자 안드로니쿠스는 정의도 아랑곳없이 그 자리에서 그를 죽여 버렸다.
35 ○유다인들은 물론 많은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이 부당한 살해사건에 대해서 몹시 분개하고 분노를 터뜨렸다.
36 왕이 길리기아에서 돌아 왔을 때에 안티오키아의 유다인들은 불의를 개탄하는 그리이스인들과 함께 왕을 찾아 가 오니아스의 피살사건을 호소하였다.
37 안티오쿠스는 몹시 슬퍼하며 측은해 하였다. 그는 생각이 깊고 행동이 온건하였던 오니아스를 생각하고 눈물을 흘렸다.
38 그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당장 안드로니쿠스의 진홍색 옷을 벗겨 버리고 속옷까지 찢어 버린 다음 그를 시내로 끌고 다니다가 오니아스에게 불의를 저질러 피를 흘리게 한 바로 그 장소에서 죽여 버렸다. 이렇게 하여 주님은 가해자가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내리셨던 것이다.
리시마코스에 대한 폭동
39 ○예루살렘에서는 성전 기물이 도난당하는 일이 빈번하였는데 그것은 메넬라오스의 묵인하에 리시마코스가 저지른 짓이었다. 많은 황금기물들이 없어졌다는 소문이 사방에 널리 퍼지자 사람들은 리시마코스를 규탄하러 몰려 들었다
40 분노에 찬 군중이 폭동을 일으키자 리시마코스는 장정 삼천 명을 모아 가지고 나이는 많지만 미련하기 짝이 없는 아우라노스라는 자를 앞장세워 폭도들에게 악랄한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41 군중은 리시마코스가 공격해 오는 것을 알고 어떤 사람은 돌을 들고 어떤 사람은 몽둥이를 들고 또 어떤 사람은 가까이 있는 재를 손에 가득 집어 가지고 리시마코스와 그 주위에 있는 부하들에게 마구 던져서 수라장을 이루었다.
42 그 결과 적군들은 부상을 많이 입고 죽기도 하고 나머지는 모두 도망쳐 버렸다. 성전 기물을 도둑질한 그 장본인은 성전 금고 근처에서 살해당했다.
메넬라오스의 악행
43 ○이 사건에 관련되어 메넬라오스까지 고발당하였다.
44 왕이 띠로에 왔을 때에 유다인들의 의회에서 파견된 세 사람이 그 사건을 처리해 달라고 호소했다.
45 메넬라오스는 자기가 불리한 입장에 있음을 깨닫고 도리메네스의 아들 프톨레매오에게 많은 돈을 주겠다고 약속하며 왕을 설득시켜 달라고 부탁하였다.
46 그래서 프톨레매오는 바람을 쐬러 나가는 체하면서 왕을 회랑으로 데리고 나가 그의 마음을 돌려 놓았다.
47 이렇게 해서 왕은 모든 악행의 장본인이었던 메넬라오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고 오히려 그 불운한 사람들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그 사람들은 극악무도한 스키티아인들 앞에 나타났다 하더라도 무죄석방되었을 사람들이었다.
48 그들은 예루살렘과 백성들과 성전 기물들을 수호하기 위해서 고소를 제기했다가 느닷없이 이와 같은 부당한 처형을 당한 것이다.
49 띠로 사람들까지도 이 악행에 분개하여 죽은 사람들을 성대하게 장사지내 주었다.
50 그러나 메넬라오스는 권력자들의 탐욕을 이용해서 제 자리를 유지하였고 더욱더 나쁜 짓을 하여 동포를 배반하는 원흉이 되었다.

5장 - 야손과 메넬라오스의 분쟁
1 이 무렵에 안티오쿠스왕은 제이 차 에집트 원정을 개시했다.
2 그런데 금실로 수놓은 옷을 입고 한 손에 창을 들고 또 한 손에 칼을 빼들고 완전무장한 기병대가 예루살렘 상공을 두루 뛰어 다니는 광경이 거의 사십 일간 나타났다.
3 이 기병대는 양쪽으로 갈라져서 서로 공격과 반격을 되풀이하였는데, 그들은 방패를 손에 들고 창을 휘두르며 화살을 날렸다. 그들의 말은 황금 마구로 번쩍였고 기병들은 여러 가지 갑옷을 입고 있었다.
4 이것을 본 사람들은 모두 이 광경이 좋은 징조이기를 바랐다.
5 ○한편 안티오쿠스가 죽었다는 헛소문이 떠돌았다. 이 말을 듣고 야손은 천 명이 넘는 군대를 이끌고 예루살렘을 기습하였다. 성벽을 지키던 수비대는 쫓겨 가고 예루살렘성은 드디어 함락되었다. 그래서 메넬라오스는 성 안 요새 속으로 도망쳐 돌아 갔다.
6 야손은 무자비하게도 자기 동포를 마구 학살했다. 그는 동족을 희생하여 얻은 성공이 최대의 실패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동포에게서 빼앗은 전리품을 적으로부터 빼앗은 것처럼 생각하였다.
7 이렇게 음모를 했지만 그는 주권을 장악하지는 못하고 결국은 오명투성이가 되어 암몬 땅으로 다시 도망갈 수밖에 없었다.
8 거기에서 그는 아라비아인의 통치자 아레타스에게 체포되었다가 빠져 나와 이 도시 저 도시로 도망치면서 모든 사람의 추격을 당하고 율법의 배신자로서 증오를 받고 자기 조국과 동족을 박해한 자로서의 미움을 받았으며 끝내는 에집트로 쫓겨 갔다. 이렇게 그 생애의 마지막은 처참한 파국에 이르렀다.
9 많은 사람들을 조국에서 추방했던 그는 배를 타고 스파르타로 건너 가서 자기 동족과 우호관계를 맺었던 그 사람들의 보호를 받으리라고 희망했지만 그 곳 타향에서 죽고 말았다.
10 많은 사람을 죽여서 제대로 묻어 주지도 않고 그 시체를 마구 버렸던 그는 죽어서 아무도 슬퍼해 주는 이 없이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고 선조들의 무덤 속에 묻히지도 못했다.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성전 모독
11 ○이러한 이야기가 안티오쿠스왕의 귀에 들어 가자 왕은 유다인들이 반란을 일으켰다고 생각하여 크게 격분하였다. 그는 에집트를 떠나 예루살렘을 맹렬히 공격하여 점령해 버렸다.
12 거기에서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가차없이 칼로 쳐죽이고 집으로 도망간 사람들을 모두 학살해 버리라고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13 이렇게 되어 젊은이와 늙은이의 살육, 여자와 어린이의 학살, 처녀와 젖먹이의 도살이 자행되었다.
14 단 사흘만에 팔만 명이 살해되었는데 그 중 사만 명은 백병전을 하다가 죽었다. 그뿐 아니라 노예로 잡혀 간 사람의 수도 살해된 사람의 수만큼 많았다.
15 ○안티오쿠스는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무엄하게도 세계에서도 가장 성스러운 성전으로 들어 갔다. 왕을 인도 한 사람은 자기 율법과 조국을 배반한 메넬라오스였다.
16 안티오쿠스는 거룩한 기물에 그 더러운 손을 대고 또 다른 왕들이 이 성전의 발전과 영광과 영예를 위해서 바쳤던 봉헌물을 그 더러운 손으로 마구 쓸어 갔다.
17 ○이 곳 사람들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주님께서 분노하시어 잠시 동안 그 성전을 돌보아 주시지 않고 있음을 모르고 안티오쿠스는 잔뜩 오만에 부풀어 있었다.
18 만일 이 곳 백성이 많은 죄를 짓지 않았다면 전에 셀류코스왕의 파견으로 성전 금고를 조사하러 왔던 헬리오도로스와 마찬가지로 안티오쿠스도 성전에 들어 가자마자 채찍으로 얻어 맞아 그런 방자한 행동은 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19 그러나 주님께서는 성소를 유지하기 위해 백성을 택하신 것이 아니라 백성의 복리를 위해 성소를 택했던 것이다.
20 그래서 성소 자체도 백성들에게 닥쳐 온 재난을 함께 입었고 후에 그들의 행운도 함께 나누었다. 전능하신 주님께서 노하셨을때 버림을 받았던 성소가 그 위대하신 주님과 화해하게 되었을 때 다시 그 모든 영광을 되찾았던 것이다.
유다 각지에 배치된 총독들
21 ○안티오쿠스는 성전에서 천 팔백 달란트어치의 금품을 실어 내 가지고 안티오키아로 급히 돌아 갔다. 육지에 배를 띄우고 바다를 도보로 건널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의 마음은 오만에 부풀어 있었다.
22 그는 돌아 가면서 유다인들을 학대하기 위해 각지에 총독들을 남겨 두었다. 예루살렘에는 프리기아 출신으로 자기 임명자보다도 더 포악한 기질의 소유자인 필립보를 임명하고
23 그리짐산에는 안드로니쿠스를 임명하였다. 이 두 사람 외에도 메넬라오스를 임명하였는데 그는 다른 누구보다도 자기 동족을 더 포악하게 다스리던 자였다. 유다인들에 대한 적개심이 골수에 사무친 안티오쿠스는
24 미시아 사람의 수령인 아폴로니우스에게 군인 이만 이천 명을 딸려 보내 장정은 모조리 죽여 버리고 아녀자들은 노예로 팔라고 명령하였다.
25 아폴로니우스는 예루살렘에 도착하자 평화스런 사람처럼 가장하여 유다인들의 거룩한 안식일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유다인들이 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고 자기 부하들에게 무장을 하고 행진하도록 명령하였다.
26 그는 이 광경을 보러 나왔던 사람들을 모두 학살하고 무장한 군인들과 함께 온 시내를 돌아 다니며 수없이 많은 사람을 죽였다.
27 ○그 때에 유다 마카베오는 동지들과 함께 광야로 물러가서 들짐승처럼 산에서 살았다. 그들은 거기에서 자기 몸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 오직 풀을 음식삼아 먹고 살았다.

6장 - 이교예식의 강요
1 그 후 얼마 안 되어 안티오쿠스왕은 아테네의 원로 한 사람을 유다인에게 보내어 그들에게 조상 때부터 내려 오는 율법을 버리고 하느님의 율법을 따르는 생활규범을 버리라고 강요하였다.
2 그리고 예루살렘의 성전을 더럽히고 그 성전을 올림피아의 제우스신에게 봉헌하게 하고 그리짐산의 성소는 그 지방 사람의 소원대로 나그네의 수호신인 제우스에게 봉헌하게 하였다.
3 ○이와 같이 유다인들이 차마 견딜 수 없을 만큼, 악은 날로 더해만 갔다.
4 이방인들은 이 성전 안에서 온갖 방종과 향락을 일삼았다. 그들은 거룩한 성전 경내에서 창녀들과 놀아나고 부녀자들을 농락하였다. 그뿐 아니라 법에 금지된 물건들을 성역 안으로 끌어 들였다.
5 제단에는 율법에 금지된 부정한 고기를 쌓아 놓았다.
6 안식일은 물론 조상 전래의 축제도 지킬 수 없었으며 심지어는 자기가 유다인이라고 말할 수조차 없었다.
7 왕의 탄생일은 매달 지켰으며 그 날에는 유다인들이 끌려 가서 지독하게 강요받아 부정한 고기를 먹지 않을 수 없었다. 또 디오니소스 축제일이 되면 담장이풀로 엮은 관을 쓰고 디오니소스를 찬양하는 행렬에 참가해야만 했다.
8 프톨레매오의 제안으로 근처에 있는 그리이스의 여러 도시에도 칙령을 반포하여 유다인을 괴롭히는 똑같은 정책을 써서 그들에게 부정한 고기를 먹게 하였으며
9 생활양식을 그리이스식으로 바꾸지 않는 유다인들은 모조리 죽여 버리게 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비참한 운명이 자기들에게 임박하였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10 과연 어떤 여자 둘이 자기 아들들에게 할례를 베풀었다고 해서 사람들 앞에 끌려 나왔다. 사람들은 그 여자들의 어린애를 젖가슴에 매달게 하고 거리로 끌고 다니며 사람들에게 보인 다음 높은 성벽에서 떨어뜨려 죽였다.
11 또 어떤 유다인들은 예루살렘 근처 동굴에 함께 모여서 안식일을 몰래 지켰다고 해서 총독 필립보에게 고발되어 한꺼번에 화형을 당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거룩한 안식일을 존중한 나머지 그들 자신을 방어하는 일조차 하지 않았다.
하느님의 심판의 목적
12 ○나는 독자들이 이 책에서 우리 민족이 당한 재난의 기사를 읽고 실망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징벌은 우리 민족을 멸망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채찍질하시려는 것이었다.
13 악한 행동을 오랫동안 그냥 내버려 두시지 않고 즉시 징계하신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지극히 인자하시다는 표지이다.
14 주님께서는 이방민족에 대해서는 그들의 죄를 즉시 벌하지 않고 그들의 죄가 막중하게 될 때까지 기다리신다. 그러나 우리 민족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시지 않고
15 그 때마다 벌을 내리셔서 우리의 죄가 절정에 이르지 않도록 해 주셨다.
16 따라서 주님께서는 우리에게서 자비의 손길을 거두시지 않으신다. 비록 우리에게 징벌을 내리신다 하더라도 그것은 당신의 백성을 채찍질하시는 것이지 절대로 버리시는 것이 아니다.
17 이 몇 마디 말로 독자들은 진리를 충분히 깨달았을 것이다. 본론으로 돌아 가자.
엘르아잘의 순교
18 ○그 때에 뛰어난 율법학자들 중에 엘르아잘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이미 나이도 많았고 풍채도 당당한 사람이었다. 박해자들은 강제로 그의 입을 열고 돼지고기를 먹이려 했다.
19 그러나 그는 자기 생활을 더럽히고 살아 가는 것보다 명예롭게 죽는 것이 낫다고 하여 자진하여 태형대로 가면서
20 그 돼지고기를 뱉아 버렸다. 참된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먹어서는 안 될 것을 물리칠 용기를 가져야 하는데 엘르아잘이 바로 그런 사람이어서 돼지고기를 뱉아 버렸던 것이다.
21 율법에 어긋나는 이 희생제를 관장하는 사람 중에서 엘르아잘과 오랜 친분이 있던 사람들이 그를 따로 불러, 그에게 율법에 어긋나지 않은 다른 고기를 준비했다가 그것을 가져오도록 권하면서 왕의 명령대로 희생제에 바쳐진 고기를 먹는 체하라고 하였다.
22 이렇게 하기만 하면 엘르아잘은 오랜 친분으로 맺어진 사람들의 인정을 이용해서 자기 목숨을 건질 수도 있었다.
23 그러나 이 노인은 자기의 나이에 따르는 위엄과 백발이 된 머리를 생각하고, 어렸을 적부터 나무랄 데 없이 살아 온 자기 생애를 돌이켜보고 무엇보다도 하느님께서 주신 거룩한 율법에 따라야겠다고 생각하여 고결한 결심을 꺾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빨리 죽여 달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24 “만일 그런 짓을 한다면 구십이 다 된 엘르아잘이 이방인들의 풍습을 따랐다고 많은 젊은이들이 생각할 것입니다.
25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목숨이 아까와서 그런 가장된 행동을 한다면 그들도 나 때문에 그릇된 길로 빠지게 될 것이고 이 늙은이에게 치욕과 불명예가 돌아 올 것입니다.
26 내가 당장에는 인간의 벌을 피할 수 있다 하더라도, 살아서나 죽어서나 전능하신 분의 손길을 피할 도리는 없을 것입니다.
27 그러므로 지금 나는 용감하게 죽어 나이값을 하고자 합니다.
28 또 나는 숭고하고 거룩한 율법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고상하고 훌륭한 죽음을 택하여 젊은이들에게 좋은 표본을 남기려는 것입니다.” 이 말을 마치고 그는 태형대로 직행하였다.
29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엘르아잘에게 호의를 베풀던 사람들이 엘르아잘이 한 말을 듣고 미친 놈의 소리라고 생각하며 돌변하여 그에게 악의를 품게 되었다.
30 엘르아잘은 모진 매에 못 이겨 거의 죽어 가면서 신음하는 소리로 말하였다. “주님은 거룩한 지식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러니 내가 죽음을 면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육체적으로 매를 맞아 무서운 고통을 당하고 있으나 하느님을 경애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으로 이 고통을 달게 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십니다.”
31 이렇게 그는 자기의 죽음을 젊은이에게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동포들에게 용기의 모범과 덕행의 본보기로 남기고 죽었다.

외경 - 마카베오하(2Maccabeus) 1-3장

1장
에집트에 있는 유다인들에게 보내는 첫째 편지
1 예루살렘과 유다 땅에 사는 유다인들이 에집트에 사는 유다인 동포들에게 인사드리며 여러분이 진정한 평화를 누리시기를 빕니다.
2 또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축복하시고 당신의 충실한 종들인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더불어 맺으신 계약을 기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3 그리고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을 경배하고 큰 마음으로 기꺼이 하느님의 뜻을 이룰 수 있는 의욕을 주시도록 기원합니다.
4 또한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 주셔서 여러분이 하느님의 법과 계명을 받아 들이게 해 주시고 평화를 내려 주시기를 빕니다.
5 그뿐 아니라 여러분의 기도를 들어 주시고, 여러분을 받아 주시고, 여러분이 역경에 처해 있을 때 여러분을 버리시지 말도록 기원합니다.
6 우리는 지금 이 시각에도 여기서 여러분을 위해서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7 백 육십 구년 데메드리오왕 때에 우리 유다인들이 여러분께 드린 편지 내용과 같이 야손과 그의 일당들이 우리의 거룩한 땅과 왕국에 대해서 반란을 일으켜 우리가 여러 해 동안 환란과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8 그들은 성전문을 불사르고 무고한 사람들의 피를 흘리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 때 우리는 주님께 기도를 드렸고 주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희생제물과 고운 밀가루를 바치고 성전을 등불로 밝히고 제단에 떡을 드렸습니다.
9 이 일을 생각하여 이제 우리는 여러분께 기슬레우월에 초막절을 지키시도록 권고하고 싶습니다. 백 팔십 팔년.
둘째 편지
10 ○예루살렘과 유다의 온 주민들과 원로원 의원들과 함께 나 유다가 이 편지를 씁니다.
프톨레매오왕의 스승이며 거룩한 사제직을 맡은 가문의 한 사람인 아리스토불로님과 에집트에 있는 유다인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건강을 빕니다.
11 우리가 왕과 대항해서 싸우는 동안 여러 번 큰 위험으로부터 구해 주신 하느님께 크게 감사드립니다.
12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을 침범한 자들을 몰아 내 주신 분은 바로 그분입니다.
13 그들의 수령이 아무도 대적할 수 없을 듯이 보이는 큰 군대를 이끌고 페르샤에 도착했을 때 그 군대는 나네아 여신의 신전에서 산산조각이 나 버렸습니다. 나네아 신전의 사제들이 꾸민 계교로 그렇게 되었던 것입니다.
14 안티오쿠스왕은 그 여신과 결혼한다는 구실하에 자기 친구들을 데리고 그 곳으로 왔었습니다. 사실은 지참금이라는 명목으로 그 신전의 많은 보화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려는 속셈이었습니다.
15 나네아 사제들이 그 보화를 진열해 놓자 안티오쿠스는 소수 부하들을 데리고 신전 경내로 들어 왔습니다. 그러나 안티오쿠스가 신전 안으로 들어 오자마자 사제들은 신전문을 닫아 걸었습니다.
16 그리고는 천장에 뚫어 놓은 비밀문을 열고 그 문으로 왕과 그의 일행에게 벼락처럼 돌을 내리던져서 모두 쓰러뜨렸습니다. 그 다음 그들의 몸을 갈기갈기 찢고 목을 잘라서 신전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내던졌습니다.
17 이와 같이 하느님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악한 무리에게 벌을 주신 하느님, 영원히 찬미받으소서!
18 우리는 기슬레우월 이십 오일에 성전 정결예식을 거행하려고 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에게 이 사실을 알려서 여러분도 초막절과 성화의 축제를 지내게 해 드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성화로 말하면 느헤미야가 성전과 제단을 재건하고 희생제물을 드렸을 때 나타난 불입니다.
19 우리 조상들이 페르샤로 끌려 갔을 때에 당시의 독실한 사제들이 제단에서 불을 가져다가 마른 우물 속에 깊숙히 감추어 두어 아무도 그것을 알아 내지 못하게 덮어 두었습니다.
20 여러 해 후에 하느님께서 뜻하시는 때가 되어 느헤미야가 페르샤 왕의 임명을 받고 유다 나라에 파견되었는데, 그는 그 불을 감추어 두었던 사제들의 후손들을 보내서 그 불을 찾게 했습니다. 그들이 가 보았더니 흙탕물만 있고 불은 없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보고를 들은 느헤미야는 흙탕물을 길어 오라고 명령하였습니다.
21 희생제물로 드릴 것을 제단에 올려 놓은 후에 느헤미야는 사제들에게 나무와 그 위에 놓인 것에 그 물을 뿌리라고 명령하였습니다.
22 명령대로 물을 뿌리자 얼마 가지 않아서 구름에 가리워 있던 해가 비치기 시작하면서 큰 불길이 일었습니다. 그래서 모두들 놀랐습니다.
23 희생제물이 타는 동안 사제들은 기도문을 외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함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 때 요나단이 인도를 하고 나머지 사람은 느헤미야를 따라서 응답을 했습니다.
24 그 기도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주님, 만물의 창조자이시며 만민이 두려워하는 강하고 의롭고 자비로우신 주 하느님, 그리고 오직 한 분이신 은혜의 임금님,
25 주님만이 모든 것을 주실 수 있고 의로우시고 전능하시고 영원하시며 이스라엘을 모든 악으로부터 구해 주시는 분이시며 우리의 조상들을 택하셔서 그들을 거룩하게 만들어 주신 분이십니다.
26 주님의 온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서 드리는 이 제물을 받아 주시고 주님의 차지인 이 백성을 지켜 주시고 거룩하게 해 주소서.
27 흩어진 우리의 백성을 한 곳에 모아 주시고 이방사회에서 노예생활을 하는 우리 백성을 해방시켜 주시며 멸시와 미움을 받으며 사는 우리들을 돌보아 주셔서 이방인들로 하여금 주님께서 우리의 하느님이심을 알게 하소서.
28 우리를 억누르고 오만하게 학대하는 자들에게 벌을 내리소서.
29 모세가 약속한 대로 주님의 백성을 주님의 거룩한 땅에서 살게 하소서.”
30 이 기도를 올리자 사제들이 찬미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31 제물이 다 탄 후에 느헤미야는 나머지 물을 큰 돌들 위에 부으라고 명령하였습니다.
32 명령대로 하자 불길이 일었습니다. 그러나 제단에서 비쳐 오는 찬란한 빛 때문에 그 불빛은 죽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33 이 사실은 세상에 알려지고 페르샤 왕의 귀에까지 들어 갔는데, 페르샤로 끌려 갔던 사제들이 불을 감추어 두었던 자리에서 물이 발견되었다는 것과 느헤미야와 그의 동료들이 그 물로 희생제물을 깨끗하게 하였다는 말을 듣고
34 페르샤 왕은 사실을 확인한 후에 그 자리에 담을 치고 성역으로 만들었습니다.
35 왕은 거기에서 나오는 큰 수입을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36 느헤미야와 그의 동료들은 그 물을 “넵타르” 라고 불렀습니다. 그 말은 정결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프타” 라고 부릅니다.

2장
1 우리의 보존문서 속에서 예언자 예레미야의 이야기를 읽을 수가 있습니다. 예레미야는 잡혀 간 사람들에게, 앞에서 말한 그 제단불을 가지고 가라고 명령했습니다.
2 그뿐 아니라 예레미야는 그들에게 율법을 주면서 주님의 계명을 잊지 말 것과 금과 은으로 만든 우상과 그 장식물을 보더라도 미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었습니다.
3 그 밖에도 이와 비슷한 충고를 했지만 그 중에서도 예언자는 그들의 마음에서 율법이 떠나지 않게 하라고 일렀습니다.
4 같은 기록에 있는 이야기입니다만, 예레미야는 모세가 하느님께서 주신 땅을 보려고 올라 갔던 그 산으로 갈 때에 하느님의 지시를 받고 장막과 계약궤를 따라 다니게 하였습니다.
5 예레미야가 그 곳에 이르렀을 때에 동굴 속에서 방을 하나 발견하고 그 속에다 장막과 계약궤와 분향제단을 안치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입구를 막아 버렸습니다.
6 그와 함께 갔던 몇 사람이 그 길에 표시를 하려고 그 곳으로 가 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7 예레미야는 이 말을 듣고 그들을 꾸짖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다시 모으시고 그들에게 자비를 베푸실 때까지는 그 장소는 아무도 모르게 감추어 두어야 한다.
8 그 때에 가서 주님께서 이런 일들을 다 드러내 보이시고 주님의 영광과 구름이 나타날 것이다. 그것은 마치 모세 시대에 나타났던 것과 같으며, 솔로몬이 그 거룩한 곳이 영광스럽게 하느님께 바쳐지도록 기도했을 때 나타났던 것과 같다.”
9 또 솔로몬이 지혜롭게도 성전을 완공하고 봉헌할 때 희생제물을 드린 이야기가 있습니다.
10 모세가 주님께 기도를 드리자 하늘에서 불이 내려 와 희생제물을 태워 버렸듯이 솔로몬이 기도를 드렸을 때에도 불이 내려 와 번제물을 태워 버렸습니다.
11 모세는, “속죄의 제물은 사람이 먹어 보지 않은 것이므로 불살라졌다” 고 말했던 것입니다.
12 솔로몬도 같은 모양으로 팔 일간 축제를 지냈습니다.
13 위에 말한 기록문서와 느헤미야의 회고록에는 이런 이야기 이외에 느헤미야가 책을 수집하여 도서관을 세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거기에는 여러 왕들에 관한 책과 예언자들과 다윗이 쓴 글과 제물을 드리는 일에 관해서 여러 왕들이 쓴 편지가 들어 있습니다.
14 이와 같이 유다도 전쟁 때문에 흩어졌던 책들을 모아서 전해 주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그 책들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15 그 책들이 필요하셔서 사람을 보내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16 우리는 지금 성전 정결예식을 거행하려고 하면서 이 편지를 씁니다. 여러분도 그 축제를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17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든 백성을 구원하셨고 그들 모두에게 그들이 차지할 땅과 왕국과 사제직과 거룩한 예식을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18 이것은 하느님께서 율법을 통해서 약속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멀지 않아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우리를 하늘 아래에 있는 모든 지방으로부터 당신의 거룩한 땅으로 모아 주실 것을 믿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 번 큰 위험에서 우리를 건져 주셨고 당신의 거룩한 땅을 정결하게 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서문
19 ○키레네 사람 야손이 쓴 다섯 책 속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유다 마카베오와 그의 형제들의 이야기, 위대한 성전의 정결예식과 제단 봉헌에 관한 이야기,
20 그들이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와 그의 아들 유파톨하고 싸운 이야기,
21 또 유다교를 위해서 용감하게 싸운 영웅들이 하늘로부터 내려 온 천사들의 도움으로 적은 병력으로 온 땅을 점령하고 많은 야만인들을 몰아 내고,
22 온 천하에 이름난 그 성전을 회복하고 예루살렘성을 해방시키고 거의 없어져 가던 법을 재확립한 이야기와 주님께서 그들에게 모든 원조를 베풀어 주신 이야기 등이다.
23 키레네 사람 야손이 이렇게 자세하게 써 놓은 이야기를 우리는 요약해서 책 한 권에 담으려 한다.
이 책의 저술목적과 방법
24 ○숫자가 너무 많다는 것을 생각하고 또 자료가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이 역사서에 나오는 이야기를 깊이 이해하려는 사람들이 어지럽게 될 것을 생각하고
25 우리는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흥미를 주고 그 내용을 기억하려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주어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한 책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26 이 많은 자료를 요약하는 일은 많은 노고가 필요한 것이고 따라서 이 일을 계획한 우리에게는 밤잠을 못 자고 땀 흘려 일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27 그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연회를 준비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이 어려운 일을 해보려고 한다.
28 매 사건의 자세한 내용에 관해서는 원저작에 양보하고 우리는 다만 간단하게 요약하는 일에만 노력하겠다.
29 집을 새로 지을 때에 건축가는 집 구조 전체를 보살펴야 하지만 납화나 사생화로 장식할 책임을 맡은 사람은 그 집에 알맞은 장식이 되도록 연구해야 한다. 우리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30 문제점을 찾아 내고 일의 전모를 파악하여 각 부분을 자세히 살피는 것은 역사서의 원저자가 할 일이다.
31 그러나 요약한 책을 쓰려고 하는 사람은 사건의 세밀한 내용을 피하고 표현을 간결하게 하면 되는 것이다.
32 그러니 더 이상 덧붙일 것 없이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역사를 쓰는 데 있어서 서문을 장황하게 늘어놓고 역사 자체를 생략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3장 - 시몬의 반역
1 대사제 오니아스가 하느님을 잘 공경하고 악을 멀리한 덕으로 거룩한 예루살렘성에서는 사람들이 완전한 평화를 누리고 율법을 잘 지키며 살았다.
2 그 때에는 이교도들의 왕들도 성소를 존중히 여기고, 최고의 선물을 바쳐서 성전의 영광을 드러냈다.
3 아시아의 왕 셀류코스까지도 자기 수입에서 희생제사를 드리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을 지불했다.
4 그런데 빌가 가문 출신으로서 성전의 경리책임을 맡았던 시몬이란 자가 있었는데 그와 대사제 사이에 예루살렘의 시장 관리권에 대해서 의견 충돌이 생겼다.
5 시몬은 오니아스를 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때 코일레 시리아와 페니키아 총독으로 있던 다르소 출신 아폴로니우스에게 가서
6 예루살렘의 성전금고에 말할 수 없이 많은 돈이 가득 차 있다는 것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 돈은 제사용이 아니므로 왕이 마음대로 가질 수도 있다고 일러 주었다.
헬리오도로스의 사명
7 ○아폴로니우스는 왕을 찾아 가 자기가 들은 대로 성전에 있는 돈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총리대신 헬리오도로스를 뽑아 예루살렘으로 보내며 그 돈을 몰수해 오라고 명령하였다.
8 헬리오도로스는 즉시 예루살렘으로 떠났다. 겉으로는 코일레 시리아와 페니키아의 여러 도시들을 시찰하러 가는 것처럼 꾸몄으나 사실은 왕의 뜻을 이루기 위한 여행이었다.
9 헬리오도로스는 예루살렘에 도착하자 예루살렘의 대사제에게서 정중한 환영을 받았다. 그는 자기가 들은 정보를 그에게 이야기하고 자기가 예루살렘을 방문한 목적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의 사실여부를 캐물었다.
10 대사제는 금고 안에 얼마만큼의 저축이 있기는 하지만 그 일부는 과부들과 고아들을 위한 돈이라는 것과
11 또 일부는 토비아의 아들로서 대단히 높은 지위에 있는 히르카노스의 것임을 설명하고 헬리오도로스가 들은 정보는 불경건한 시몬의 거짓말로서 사실은 그 총액이 은 사백 달란트와 금 이백 달란트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12 그뿐 아니라 신성한 그 성소와 온 세상 사람들이 존중히 여기는 신성불가침의 이 성전을 믿고 사는 사람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였다.
13 대사제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헬리오도로스는 왕의 명령대로 그 돈은 몰수하여 왕의 금고에 넣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14 그래서 헬리오도로스는 날짜를 정하여 금고 안에 저축된 돈을 조사하려고 그 곳으로 들어 갔다.
15 ○온 예루살렘은 큰 걱정에 잠겼다. 사제들은 제복을 입고 제단 앞에 엎드려 율법을 주신 하느님께 부르짖으며 돈을 맡긴 사람들을 위해 그 돈이 완전하게 지켜지도록 기도했다.
16 대사제는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커서 안색이 변하고 표정이 달라져, 그를 보는 사람마저 마음이 아팠다.
17 대사제는 공포에 사로잡히고 몸마저 부들부들 떨려, 그를 바라보는 사람은 누구나 그의 마음 속의 고통을 역력히 알 수 있었다.
18 백성들도 성소가 모독을 당하려 하고 있는 순간에 모두 집에서 떼지어 나와 함께 기도를 올렸다.
19 슬픔을 나타내기 위해 젖가슴 밑에 삼베를 두른 여자들이 길을 메웠다. 집 안에 갇혀 있던 처녀들은 혹은 문으로 혹은 담으로 뛰어 갔고 더러는 창문으로 내다보며
20 모두 팔을 하늘로 쳐들고 탄원하였다.
21 많은 사람들이 서로 섞여서 엎드려 있는 광경과 큰 비통에 잠겨 공포에 떨고 있는 대사제의 모습은 보기에도 처참하였다.
천벌받은 헬리오도로스
22 ○그러는 동안 사람들은 전능하신 주님께 성전금고의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시어 언제나 그것을 맡긴 사람들에게 조금도 해가 돌아 가지 않도록 해 주시기를 빌었다.
23 한편 헬리오도로스는 계획대로 일을 치르려고 하였다.
24 그런데 그가 호위병을 데리고 성전 금고에 가까이 갔을 때 모든 신령들의 왕이시며 모든 권세를 한 손에 쥐신 분이 굉장히 놀라운 모습으로 나타나셨다. 그래서 성전을 침범하려고 하던 자들은 이 하느님의 힘에 압도되어 기운을 잃 고 기절해 버렸다.
25 휘황찬란하게 성장한 말이 보기에도 무시무시한 기사를 태우고 그들 눈앞에 나타났던 것이다. 그 말은 맹렬하게 돌진하여 앞발을 쳐들고 헬리오도로스에게 달려들었다. 그 말을 타고 나타난 기사는 황금갑옷을 입고 있었다.
26 그와 함께 두 젊은 장사가 나타났는데 그들은 굉장한 미남인데다가 입고 있는 옷마저 휘황찬란하였다. 그들은 헬리오도로스 양쪽에 하나씩 서서 그를 쉴새없이 채찍으로 때려 큰 타격을 주었다.
27 헬리오도로스는 꼼짝없이 땅에 넘어져 짙은 어둠 속에 빠져 버렸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거두어 들것에 얹어 놓았다.
28 많은 수행원들과 호위병을 데리고 성전금고에 들어 갔던 그는 이제는 자기 몸도 가눌 수 없게 되어 하느님의 주권을 밝히 깨닫는 사람들에 의해서 운반되었다.
29 이렇게 그가 하느님의 호된 매를 맞고 다시 살아날 아무런 희망도 없이 입이 막혀 넘어져 있을 때에
30 유다인들은 당신의 성소를 영광스럽게 해 주신 주님께 찬미를 드렸다. 이렇게 되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온통 공포와 혼란 속에 빠졌던 성전은 전능하신 주님이 나타나심으로써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31 이렇게 되자 헬리오도로스와 같이 왔던 사람 몇몇이 급히 오니아스에게로 가서 헬리오도로스가 쓰러져 마지막 숨을 넘기려고 하니 그 목숨을 살려 주시도록 지극히 높으신 분께 기도해 주기를 청하였다.
32 대사제는 유다인들이 헬리오도로스에게 무슨 나쁜 일을 한 것처럼 왕이 생각할까 두려워서 희생제물을 바쳐 헬리오도로스의 회생을 위하여 기도드렸다.
33 대사제가 용서를 비는 제사를 드리고 있을 때에 좀 전에 나타났던 청년이 먼저와 같은 옷을 입고 헬리오도로스에게 다시 나타나 그 앞에 서서 이렇게 말하였다. “대사제 오니아스에게 천번 만번 감사하여라. 주님께서 그를 보시고 네 목숨을 살려 주셨다.
34 천벌을 받았던 너는 지금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의 위대하신 능력을 알려라.” 이 말을 마치고 청년들은 사라졌다.
35 ○헬리오도로스는 희생제물을 바치고 자기 목숨을 구해 주신 주님께 온갖 맹세를 다 한 다음 오니아스와 고별인사를 나누고 자기 군대를 인솔하여 왕에게로 돌아 갔다.
36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기적을 직접 자기 눈으로 본 헬리오도로스는 모든 사람에게 그 사실을 증언하였다.
37 왕이, “다시 한 번 사람을 예루살렘으로 보내려면 어떤 사람이 좋겠느냐”고 물었을 때에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38 “폐하의 원수가 있다든가 폐하의 왕권을 노리는 자가 있으면 그자를 그리로 보내십시오. 그러면 그자는 그 곳에서 호되게 매를 맞아 시체로 돌아 오거나 아니면 반쯤 죽어서 돌아 오게 될 것입니다. 그 곳 성전은 분명히 하느님의 특별한 힘이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 곳은 하늘에 사시는 분이 지키고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39 나쁜 생각을 품고 그 곳에 가는 사람은 누구나 그분이 내리쳐서 없애 버립니다.”
40 ○헬리오도로스에 관한 이야기와 성전 금고의 수호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난다.

외경 - 마카베오상(1Maccabeus) 13-16장

13장 - 요나단의 후계자 시몬
1 그 때 시몬은 트리폰이 유다의 땅을 침입하여 그 백성을 전멸시키려고 대군을 모았다는 소문을 들었다.
2 그리고 온 백성이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을 보고 예루살렘으로 올라 가 백성을 모아 놓고
3 그들을 격려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나와 나의 형제들과 그리고 우리 가문이 율법과 성소를 수호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한 사실과 우리가 치른 전쟁과 고통이 어떠하였는가는 여러분 자신이 잘 알고 있읍니다.
4 나의 형제들은 모두 이스라엘을 위해 죽었고 살아 남은 사람은 나 하나뿐입니다. 나는 지금 어떠한 어려움을 당한다 하더라도 절대로 내 목숨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5 나는 내 형제에 비해 조금도 나은 점이 없습니다. 그러나 언제 어려움을 당하더라도 내 목숨을 결코 아끼지 않겠습니다.
6 나는 내 민족과 성소를 위하여 그리고 여러분의 처자를 위하여 원수를 갚을 것입니다. 모든 이방인들이 지금 우리를 없애 버리려고 증오심에 불타 모여 있습니다.”
7 이 말을 듣고 백성의 사기는 또다시 높아졌다.
8 그래서 백성은 큰 소리로 대답하였다. “당신은 당신 동생 유다와, 요나단의 대를 이은 우리들의 지도자입니다.
9 그러니 우리의 지휘자가 되어 싸워 주십시오. 당신의 명령이라면 무조건 복종하겠습니다.”
10 시몬은 모든 전투원을 소집, 예루살렘성의 수축을 급히 완성하고 예루살렘 둘레의 방비를 튼튼히 하였다.
11 그리고 압살롬의 아들 요나단에게 많은 군대를 주어 요빠로 파견하였다. 요나단은 요빠의 주민들을 모두 쫓아 내고 그 곳에 주둔하였다.
요나단의 최후
12 마침내 트리폰은 유다 땅을 침공하려고 대군을 이끌고 프톨레마이스를 출발하였다. 트리폰은 포로가 된 요나단을 데리고 갔다.
13 이에 맞서 시몬은 평야를 향하여 아디다에 진을 쳤다.
14 트리폰은 시몬이 그의 동생 요나단 대신 들고 일어나 자기와 전쟁을 하려 하는 것을 알고 시몬에게 사신을 보내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15 “네 동생 요나단은 그 직책상 왕의 금고에 돈을 바쳐야 하는데 그 돈 때문에 우리에게 붙잡혀 있다.
16 그러니 지금 은전 백 달란트를 가져오라. 그리고 요나단이 석방되었을 때 우리에게 반항하지 못하도록 그의 아들 둘을 인질로 보내라. 그러면 그를 석방시켜 주리라.”
17 시몬은 그의 말이 속임수라는 것을 알았지만 백성들에게 큰 원한을 살까 두려워서 돈과 아이들을 데려 오라고 사람을 보냈다.
18 그는 자기가 돈과 아이들을 트리폰에게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요나단이 죽었다고 하는 원망을 듣기 싫었던 것이다.
19 결국 시몬은 아이들과 돈 백 달란트를 보냈다. 그러나 트리폰의 말은 거짓말이었고 요나단은 석방되지 않았다.
20 그 다음 트리폰은 유다 나라를 침공하여 없애 버리려고 출격하였다. 그는 아도라라는 곳으로 해서 길을 돌아 갔다. 그러나 시몬과 그의 군대는 트리폰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 가서 침공을 막았다.
21 그런데 예루살렘 요새 안에 있는 자들이 트리폰에게 사람을 보내어 광야를 거쳐 자기들에게 올 것과 식량을 보내 줄 것을 독촉했다.
22 트리폰은 자기의 전 기병대를 출동시키려고 준비했지만 마침 그 날 밤 폭설이 내려 기병대는 출동할 수가 없었다. 트리폰은 그 곳을 떠나 길르앗 지방으로 갔다.
23 그는 바스카마 가까이 이르러 요나단을 죽여 그 땅에 묻고
24 군대를 돌려 자기 땅으로 돌아 갔다.
요나단의 장례
25 시몬은 사람을 보내어 동생 요나단의 유골을 가져오게 하여 그것을 조상들의 도시인 모데인에 묻었다.
26 온 이스라엘 사람이 몹시 통곡하며 그의 죽음을 여러 날 동안 슬퍼하였다.
27 시몬은 자기 아버지와 형제들의 무덤 위에 앞뒤를 매끈하게 간 돌로 기념비를 높이 세워 먼 데서도 볼 수 있게 하였다.
28 그리고 부모와 그의 형제 넷을 기념하는 피라미드 일곱 개를 만들어 쌍쌍이 마주 세워 놓았다.
29 그리고는 그 주위에 큰 기둥들을 세우고 그 기둥 꼭대기에 영원한 기념물로 여러 가지 전리품을 장식하고 그 전리품 곁에는 배를 조각하여 붙여 놓았다. 그래서 바다를 항해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것을 볼 수가 있었다.
30 모데인에 세운 이 묘소는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시몬과 데메드리오의 동맹
31 트리폰은 어린 왕 안티오쿠스에게 반역하여 끝내 그를 죽여 버렸다.
32 그리고는 그의 대를 이어 스스로 왕이 되고 아시아 왕의 왕관을 썼다. 그 후 온 나라를 크게 어지럽혔다.
33 한편 시몬은 유다 나라의 여러 곳에 요새를 구축하고 그 주위에 높은 탑과 큰 성벽을 쌓았으며 성문을 달고 빗장으로 단단히 잠근 후 요새 안에 식량을 저축하였다.
34 시몬은 또 한 사람을 뽑아 데메드리오왕에게 보내어 트리폰이 온갖 약탈을 자행한 사실을 고하면서 세금을 면제해 달라고 탄원하였다.
35 데메드리오왕은 그 탄원에 답하여 시몬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써 보냈다.
36 “나 데메드리오왕이 대사제이며 왕들의 친구인 시몬과 원로들과 유다의 국민 모두에게 인사합니다.
37 귀하가 보낸 황금관과 종려나무 가지를 잘 받았습니다. 나는 여러분과 완전한 화평을 맺고 또 여러분에게 세금을 면제하는 허가를 내리기 위해 나의 관리들에게 편지를 써 보내는 바입니다.
38 내가 전에 여러분에게 허가한 것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세운 요새는 다 여러분의 것이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39 여러분들이 오늘날까지 범한 어떠한 과실이나 범죄라도 나는 그것을 용서하며 여러분들의 빚으로 남아 있는 왕관세도 모두 면제하고 그 밖의 예루살렘에서 징수하던 다른 어떠한 세금도 이제부터는 받지 않겠습니다.
40 여러분들 중에서 혹시 나의 친위대에 편입할 만한 사람이 있으면 입대하도록 하십시오. 여러분들에게 평화 있기를 빕니다.”
41 백 칠십년에 이스라엘은 이방인의 모든 속박에서 벗어났다.
42 그리고 이스라엘 민족은 그들의 공문서와 계약서에 “유다인의 대사제이며 사령관이며 지도자인 시몬 제일 년” 이라고 쓰기 시작하였다.
게젤 요새 점령
43 그 무렵 시몬은 게젤 요새를 향하여 진을 치고 군대를 그 요새 주위에 배치, 성을 공격하는 기구를 만들어 요새 가까이에 장치하였다. 그리고 요새의 탑 하나를 맹렬히 공격하여 점령하였다.
44 병사들은 성을 공격하는 기구를 타고 올라 가 성 안으로 돌격해 들어 갔다. 성 안은 일대 수라장이 되었다.
45 성 사람들은 모두 처자를 데리고 성벽 위로 올라가 옷을 찢으며 큰 소리로 시몬에게 화평을 청하였다.
46 “우리가 저지른 악행을 벌하지 마시고, 자비를 베풀어 주시오.”
47 시몬은 그들의 청을 들어 주고 전투를 중지시켰다. 그리고는 주민들을 그 성에서 내쫓고 우상을 모셨던 집을 깨끗이 한 다음 찬미와 감사의 노래를 부르며 입성했다.
48 그는 온갖 부정한 물건을 다 성 밖으로 던져 버리고 오직 율법을 지키는 자만을 그 곳에 살게 하였다. 그리고는 그 성의 방위를 굳건히 하고 자기가 살 집을 그 안에 지었다.
예루살렘 요새 점령
49 그 동안 예루살렘 요새 안에 있던 자들은 시골을 왕래하면서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몹시 굶주려 많은 사람이 굶어 죽었다.
50 그들은 소리를 지르며 시몬에게 화평을 청하였다. 시몬은 그 요청을 받아 들였다. 그리고 그들을 요새에서 추방하고 요새의 온갖 더러운 것을 치워 깨끗이 했다.
51 백 칠십 일년 이월 이십 삼일에 유다인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환호소리도 드높게 비파와 꽹과리와 거문고소리에 맞춰 찬미와 노래를 부르면서 요새 안으로 들어왔다. 민족의 큰 적이 참패를 당하고 이스라엘 땅 밖으로 쫓겨 간 것을 축하하는 것이었다.
52 시몬은 매년 이 날을 경축일로 정하였다. 그리고 요새 가까이 있는 성전 산의 방비를 더욱 굳히고 부하들과 함께 그 안에 살았다.
53 시몬은 자기 아들 요한이 성인이 된 것을 보고 그를 모든 군대의 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요한은 게젤에 주둔하였다.

14장 - 데메드리오 체포
1 백 칠십 이년에 데메드리오왕은 군대를 소집하여 트리폰과 싸우려고 메대로 가서 원조를 청하였다.
2 페르샤와 메대의 왕 아르사케스는 데메드리오가 자기 영토 안에 들어 온 것을 알고 그를 생포하라고 장군 하나를 보냈다.
3 그 장군은 출격하여 데메드리오의 군대를 무찌르고 그를 붙잡아 아르사케스에게로 데리고 왔다. 아르사케스는 데메드리오를 감금해 버렸다.
시몬의 영광
4 시몬이 다스리는 동안, 유다 나라에는 하루도 평온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가 마음 쓴 것은 자기 민족의 행복뿐이었고 날마다 백성들은 그의 권위와 영광을 환영하고 기뻐하였다.
5 그는 요빠를 취하여 자기 항구로 만들었고 여러 섬에 이르는 해로를 터놓아 그 영광이 더욱더 빛났다.
6 그는 나라의 영토를 넓혔고 온 나라를 안전하게 다스렸다.
7 많은 포로들을 붙잡아 왔고 게젤과 벳술과 예루살렘 요새를 지배하고 그 곳에서 불결한 모든 것을 치워 버렸다. 아무도 그에게 대항하는 자는 없었다.
8 백성은 평화롭게 자기 땅을 가꾸었고 땅은 많은 곡식을 내었으며 평지의 나무들도 많은 열매를 맺었다.
9 노인들은 거리에 나와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며 태평세월을 구가하였고 젊은이들은 화려한 군복을 입고 있었다.
10 시몬은 여러 도시에 식량을 공급하고 무기를 공급하여 방위를 튼튼히 했다.
11 그는 이 나라에 평화를 가져왔고 이스라엘에는 기쁨이 넘쳐 흘렀다.
12 사람마다 자기의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 앉았으며 그들의 마음을 괴롭힐 자는 아무도 없었다.
13 모든 원수들이 그 땅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그 시대의 모든 왕들도 멸망되었다.
14 시몬은 백성들 가운데 보잘 것 없는 자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었고 스스로는 율법을 엄수하면서, 율법을 저버린 자들과 악한들을 모두 없애 버렸다.
15 성전을 아름답게 꾸미고 기물들을 많이 갖추어 놓았다.
로마와 스파르타, 두 나라와의 동맹 갱신
16 요나단이 죽었다는 소식이 로마와 스파르타에 전하여지자 그 곳 사람들은 몹시 슬퍼하였다.
17 그들은 요나단의 형 시몬이 자기 동생 대신으로 대사제가 되어 자기 나라와 여러 도시들을 다스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18 그의 동생인 유다, 요나단과 맺었던 우호동맹을 갱신하고자 계약문을 놋쇠판에 새겨 보냈다.
19 그 계약문은 예루살렘에 모인 모든 회중 앞에서 낭독되었는데
20 다음은 스파르타 사람들이 보내 온 서한의 내용이다. “스파르타의 지도자들과 온 시민이 형제국인 유다의 대사제 시몬과 원로들과 사제들과 그 밖의 온 국민에게 인사합니다.
21 여러분이 우리 국민에게 보낸 사신들은 여러분들의 영광과 영예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내방을 기뻐하였고
22 그들이 말하는 대로 우리의 공문서에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읍니다. '유다의 사신 안티오쿠스의 아들 누메니우스와 야손의 아들 안티파텔은 우리와의 우호관계를 갱신하기 위하여 우리에게 왔다.
23 온 국민은 기쁜 마음으로 예의를 갖추어 이 사신들을 환영하고, 그들이 말한 내용을 기록하여 국가의 보존문궤 속에 넣어 스파르타 국민으로 하여금 항상 기억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스파르타는 대사제 시몬에게도 이 사본을 만들어 써 보내는 바이다.'”
24 그 후 시몬은 로마 사람들과의 동맹을 굳히기 위해서 누메니우스에게 무게가 천 미나 되는 큰 황금방패를 들려 로마로 보냈다.
시몬에 대한 찬사
25 ○유다 백성은 이 소식을 듣고 이렇게 말하였다. “시몬과 그의 아들들에게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26 그의 형제들과 일가는 조금도 굴하지 않고 이스라엘의 적과 싸워 그들을 격퇴시키고 자유를 쟁취하였다.” 이렇게 말하고 그들은 놋쇠판에 계약문을 여러 개 새겨 그것을 시온산에 있는 여러 기념비에 붙여 놓았는데,
27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백 칠십 이년 즉 대사제 시몬의 제삼 년 엘룰월 십 팔일 아사라멜에서
28 제관들과 백성들과 백성의 지도자들과 나라의 원로들이 성대하게 모인 가운데 다음과 같은 사항이 공포되었다.
29 이 나라에 전쟁이 여러 번 있었지만 요아립 가문의 한 사제 마따디아의 아들 시몬과 그 형제들은 성전과 율법을 지키기 위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나라의 원수들과 대항하여 이 나라에 큰 영광을 가져다 주었다.
30 요나단은 백성들을 일치단결시키고 백성의 대사제가 되었다가 마침내 죽어 자기 조상들에게로 돌아 갔다.
31 원수들이 이 나라를 침공하여 성소에 손을 대려고 했을 때
32 시몬은 결연히 일어나서 나라를 위하여 싸웠으며 자기의 막대한 재산을 다 바쳐 이 나라의 군대를 무장시키고 그들에게 봉급을 주었다.
33 또 유다 나라의 여러 도시들과 국경에 있는 벳술의 방비를 견고히 하였다. 벳술은 전부터 적군의 무기고가 있던 곳이다. 그는 여기에 유다인 수비대를 배치시켰다.
34 그는 또한 해안도시 요빠와 전부터 적이 살고 있던 아조토에 인접한 게젤시를 요새화하였다. 그리고는 그 곳에 유다인들을 정주시켰고 그 모든 도시를 부흥시키는 데 필요한 것을 공급하였다.
35 유다 백성은 시몬의 애국심과 나라의 영광을 빛내려는 갸륵한 마음을 보고 그를 자기들의 영도자, 대사제로 모셨다. 그들은 시몬이 자기들을 공정하게 다스렸고 나라에 대한 충성심을 보였으며, 나라의 명예를 높이기 위해 전심전력한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36 이방인들이 이 나라를 침략하였고 심지어 다윗의 도시 예루살렘도 공략하여 그 곳에 요새를 구축하고 그 요새에서 나와 성소 주위를 더럽히며 성역을 몹시 어지럽히고 있었다. 그런데 시몬은 그의 생시에 탁월한 영도력을 발휘하여 이런 자들을 몰아 내는 데 성공하였다.
37 이방인들이 쫓겨 난 그 요새 안에다 시몬은 유다인 군인들을 배치하고 유다 지방과 예루살렘을 지키기 위해 진지를 구축하는 한편 예루살렘의 성벽을 더욱 높이 쌓아 올렸다.
38 그 결과 데메드리오왕은 그를 대사제로 인준하고
39 자기 친구의 한 사람으로 삼았으며 그에게 최고 영예를 주었다.
40 왕은 로마인들이 유다인들을 친구, 동맹자, 형제라고 부른 사실과 시몬의 사신들을 후하게 환대했다는 사실을 들은 바 있었던 것이다.
41 그러므로 유다 국민과 사제는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다. 진정한 예언자가 나타날 때까지 우리는 시몬을 영구적인 영도자, 대사제로 삼는다.
42 시몬은 유다 국민을 다스리는 통치자가 되어 성전을 관리하고 온 국민의 활동을 감독하며 나라와 무기와 요새를 장악할 것이다.
43 온 국민은 시몬에게 복종하여야 한다. 나라의 모든 문서는 시몬의 이름으로 처결되어야 한다. 시몬은 자색왕복을 입고 황금장식물로 단장할 권한이 있다.
44 국민이나 사제 중 어느 누구도 이 결정의 어느 하나 무효로 만들 수 없으며 시몬의 동의 없이 나라에서 어떠한 회의도 소집할 수 없고 자색왕복을 입을 수도 없다.
45 이러한 규정 중 하나라도 어기거나 반대하는 자는 누구든지 벌을 받을 것이다.
46 우리 국민은 이러한 결정을 집행할 권한을 시몬에게 부여하는 데 찬성하였으며
47 시몬은 대사제가 될 것을 수락하였고 유다 국민과 사제들의 통치자이며 수령으로서 최고의 권한을 가지고 만백성을 다스릴 것에 동의하였다.”
48 이 비문을 놋쇠판에 새겨 성전 경내에서도 돋보이는 곳에 붙여 두기로 결정하였다.
49 그리고 그 사본을 만들어서 시몬과 그의 아들들이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성전 금고 속에 보관하였다.

15장 - 안티오쿠스의 편지
1 데메드리오왕의 아들 안티오쿠스가 해외에서 유다의 사제이며 수령인 시몬과 온 유다 국민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2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안티오쿠스왕이 사제이며 수령인 시몬과 유다 국민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3 내 조상들이 물려준 왕국이 몇몇 악질분자의 손에 넘어 갔으므로 나는 나라를 되찾아 잃어 버린 국권을 회복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나는 많은 용병을 모집하였고 군함을 마련하였읍니다.
4 이제 내 나라를 망치고 나라 안의 많은 도시를 잿더미로 만든 자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나는 그 나라에 상륙하고자 합니다.
5 그러므로 나는 선왕들이 당신에게 베풀어 준 모든 면세조치를 그대로 인정하며 또 당신에게 준 그외의 모든 특권들도 그대로 인정하겠읍니다.
6 당신 자신의 화폐를 만들어서 당신 나라 안에서 쓰는 것을 허락합니다.
7 예루살렘과 그 성전에는 간섭하지 않겠읍니다. 당신이 마련한 모든 무기와 당신이 세워 장악하고 있는 모든 요새는 다치지 않겠읍니다.
8 당신이 왕에게 바칠 현재와 미래의 모든 의무금들은 영원히 면제해 드리겠읍니다.
9 우리가 나라를 되찾으면 우리는 당신과 당신의 국민과 성전에는 큰 영예를 드리겠고 당신들은 온 땅 위에서 명예를 떨치게 될 것입니다.”
10 백 칠십 사년, 안티오쿠스는 그의 선조의 땅으로 쳐들어 갔다. 그 때 트리폰 쪽에 붙은 병사는 거의 없었고 모든 군대가 안티오쿠스왕을 따랐다.
11 트리폰은 안티오쿠스의 추격을 받아 바닷가의 도르로 도망쳤다.
12 트리폰은 많은 시련이 닥쳐 자기를 따르는 군인이 없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13 안티오쿠스는 도르를 향해 보병 십 이만과 기병 팔천을 거느리고 진을 쳤다.
14 그는 도르시를 포위하고 그의 군함들을 연안을 따라 바투 다가 세워 아무도 드나들지 못하도록 해륙으로 그 도시를 봉쇄해 버렸다.
로마와의 동맹 갱신
15 한편 누메니우스와 그의 일행은 여러 왕들과 여러 나라로 보내는 다음과 같은 편지를 가지고 로마를 떠났다.
16 “로마의 집정관인 나 루기오가 프톨레매오왕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17 우리들의 친구이며 동맹자인 유다인들의 사신 몇이 이전의 우호동맹을 갱신하겠다고 우리들을 찾아 왔습니다. 그들은 대사제인 시몬과 유다 국민들이 보낸 사람들로서
18 무게가 천 미나 되는 황금방패를 하나 가지고 왔읍니다.
19 이에 우리는 여러 왕들과 여러 나라에 편지를 써, 유다인들을 해치지 말 것, 유다인들이나 그들의 도시나 지방과 싸움을 하지 말 것, 그리고 유다인들과 싸우는 자들을 돕지 말 것을 당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20 우리는 또 그들이 가져온 방패를 받기로 결정하였습니다.
21 그러므로 만일 유다 나라에서 악질분자 노릇을 하던 자들이 당신 나라에 피신하거든 대사제인 시몬에게 넘겨 그가 자기네 법대로 그들을 벌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22 집정관 루기오는 이와 같은 편지를 데메드리오왕, 아탈루스왕, 아리아라데스왕, 아르사케스왕에게 보내었고
23 또 삼프사메스, 스파르타, 델로스, 민도스, 시시온, 카리아, 사모스, 밤필리아, 리키아, 하리카르나소스, 로도스, 바셀리스, 코스, 시데, 아리도스, 고르티나, 크니도스, 키프로스, 키레네 등 여러 나라에도 같은 편지를 보냈다.
24 또 그 편지의 사본을 대사제 시몬에게도 보냈다.
안티오쿠스의 배신
25 도르를 향해 진을 치고 있던 안티오쿠스왕은 군대와 자기가 만든 공격무기로 계속하여 그 도시를 공격했다. 그는 트리폰의 군대를 완전히 포위해서 한 사람도 들어 가지도 나가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26 시몬은 정예병 이천과 금은과 많은 장비를 보내어 안티오쿠스를 도왔다.
27 그러나 안티오쿠스는 시몬의 원조를 받기를 거절했다. 그뿐 아니라 안티오쿠스는 전에 시몬과 맺은 약속을 깨뜨리고 시몬과의 우의를 끊어 버렸다.
28 안티오쿠스는 그의 친구 아테노비우스를 시몬에게 보내어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하게 했다. “그대는 지금 요빠와 게젤과 예루살렘의 요새를 점령하고 있는데 그것은 모두 내 왕국에 속한 도시들이오.
29 그대들은 그 여러 도시를 폐허로 만들었고 나라에 큰 해를 끼쳤으며 내 왕국의 여러 지방을 빼앗았소.
30 그러므로 그대들이 빼앗은 여러 도시를 내놓을 것이며, 또 유다 땅을 제외하고 그대들이 빼앗은 여러 지방에서 거둔 세금을 내놓으시오.
31 그것이 싫거든 그대들이 끼친 파괴의 댓가로 은전 오백 달란트를 나에게 지불하고 여러 도시에서 거둔 세금의 보상으로 오백 달란트를 더 지불하시오. 이것을 이행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대들을 쳐부수러 가겠소.”
32 안티오쿠스의 친구 아테노비우스는 예루살렘에 와서 시몬의 화려한 생활과 진열장에 가득찬 금은 기물과 수많은 시종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에게서 안티오쿠스왕의 전갈을 들은
33 시몬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우리는 외국땅을 한 치도 빼앗은 적이 없소. 우리가 차지한 것은 외국인의 재산이 아니고 우리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것이오. 다만 우리의 적들이 한때 그것을 부당하게 차지했을 따름이오.
34 이제 때가 되어서 우리는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것을 지키게 되었소.
35 당신은 요빠와 게젤을 요구하는데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우리 백성과 우리 땅에 큰 해를 끼친 바 있으나 우리는 기꺼이 이러한 도시들의 댓가로 백 달란트를 지불할 용의가 있소.”
36 아테노비우스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노해서 안티오쿠스왕에게로 돌아 갔다. 그가 시몬의 대답을 전하고 시몬의 화려한 생활과 그가 본 모든 것을 보고하자 왕은 화가 치솟아 어찌할 바를 몰랐다.
켄데베오스에 대한 승리
37 ○트리폰은 배를 타고 오르토시아로 도망쳤다.
38 왕은 켄데베우스를 해안 총사령관으로 임명하고 보병과 기병을 주었다.
39 왕은 켄데베우스에게 명령을 내려서 유다를 향해 진을 치게 하고 케드론을 요새로 만들어서 그 성문을 굳게 방비하게 하였다. 왕은 그렇게 해서 유다 국민을 공격하려는 속셈이었다. 그러는 동안에 왕은 트리폰을 추격했다.
40 켄데베우스는 얌니아로 와서 사람들을 괴롭히고 유다로 진입하여 사람들을 사로잡고 학살하기 시작하였다.
41 켄데베우스는 왕이 명령한 대로 케드론을 요새로 만들고 그 곳에 기병과 보병을 배치했다. 그래서 그들은 그 요새에서 나와 유다로 통하는 여러 길을 망볼 수 있게 되었다.

16장
1 시몬의 아들 요한은 게젤로부터 자기 아버지에게 가서 켄데베우스가 한 일을 알렸다.
2 그러자 시몬은 두 큰 아들 유다와 요한을 불러 놓고 이렇게 말하였다. “나와 나의 형제들과 우리 집안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오늘까지 이스라엘을 위해서 많이 싸워 왔고 우리는 여러 번 승리하여 이스라엘을 구했다.
3 나는 이제 늙었지만 너희들은 하느님의 자비를 입어서 성인이 되었다. 그러므로 나와 나의 형제들의 자리를 이어 받아 나가서 우리 겨레를 위하여 싸워라. 하늘이 너희를 도와 주시기를 빈다.”
4 요한은 이 말을 듣고 나라에서 병사 이만 명과 기병을 뽑았다. 그리고는 켄데베우스를 치러 출발하여 그 날 밤은 모데인에서 묵고
5 다음날 일찍이 일어나 평야로 진군해 갔다. 거기에는 수많은 적의 보병과 기병이 그들과 대치하여 있었고 양군 사이에는 시내가 하나 가로 놓여 있었다.
6 요한과 그의 부하들은 적을 향해 진을 쳤다. 자기 부하들이 그 시내를 건너기를 두려워하는 것을 보고 요한은 앞장서서 시내를 건넜다. 이것을 보고 요한의 부하들도 모두 따라서 시내를 건넜다.
7 요한은 그의 보병을 두 부대로 나누고 그 사이에 기병을 배치하였다. 적의 기병수가 대단히 많았기 때문이었다.
8 그들이 일제히 나팔을 불자 켄데베우스와 그의 군대는 패주하였고 그 중 많은 적병이 부상을 당해 쓰러지고 나머지는 요새로 도망쳐 들어 갔다.
9 바로 그 때에 요한의 형 유다가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요한은 추격을 계속하였다. 마침내 켄데베우스는 자기가 만든 요새 케드론까지 쫓겨 갔다.
10 적의 일부는 아조토 평야에 있는 여러 탑 속에 숨었으나 요한은 그 탑에 불을 질러 적병 약 이천 명을 죽였다. 그 후 요한은 유다로 안전하게 돌아 갔다.
시몬과 그의 아들들의 피살
11 아브보스의 아들 프톨레매오는 그 동안에 예리고 평야의 사령관으로 임명받고 많은 금과 은을 가지고 있었다.
12 그는 대사제의 사위였던 것이다.
13 그러나 프톨레매오는 야심을 품고 나라를 자기 것으로 삼으려 했다. 그는 시몬과 그의 아들들을 없애 버릴 흉계를 꾸몄다.
14 시몬은 민정을 살피면서 유다의 여러 도시를 순시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시몬과 그의 아들 마따디아와 유다는 백 칠십 칠년 세바트월 즉 일월에 예리고로 내려 갔다.
15 아브보스의 아들은 자기가 세운 도크라는 요새로 시몬 일행을 유인하여 자기 부하들을 몰래 숨겨 둔 방으로 맞아 들이고 주연을 베풀어 주었다.
16 시몬과 그의 아들들이 술에 취했을 때 프톨레매오와 그의 부하들이 무기를 들고 벌떡 일어나서 연회장에 있는 시몬에게 달려들어 그를 죽이고 시몬의 두 아들들과 그의 하인 몇 사람을 죽였다.
17 이와 같은 큰 반역을 감행함으로써 프톨레매오는 선을 악으로 갚았던 것이다.
18 그 후 프톨레매오는 이 사실을 적어서 왕에게 보내며 자기에게 응원병을 보내 줄 것과 유다 나라와 도시들을 자기에게 넘겨 줄 것을 요청하였다.
19 그는 또 요한을 없애 버리라고 다른 사람들을 게젤로 보냈다. 그리고 천인대장들에게 편지를 띄워 자기에게 오면 은과 금과 그 외의 선물들을 주겠다고 하였다.
20 그는 또 예루살렘과 성전의 산을 빼앗으려고 군대를 보냈다.
21 그러나 어떤 사람이 게젤에 있는 요한에게 앞질러 가서 그의 부친과 형제들이 피살되었다는 것과 프톨레매오가 그마저 죽이려고 사람을 보냈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22 이 말을 들은 요한은 크게 놀랐다. 자기를 죽이려는 자들이 도착하자 요한은 그들을 체포해서 죽여 버렸다. 자기를 죽이려는 그들의 의도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23 그 이후의 요한의 역사와 그가 싸운 전쟁과 그의 용감한 행적, 그리고 성벽을 재건한 일이며 그 이외의 여러 업적들은
24 자기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대사제가 된 때부터의 실록 속에 기록되어 있다.

외경 - 마카베오상(1Maccabeus) 10-12장

10장 - 데메드리오와 요나단
1 셀류싯 왕조 백 육십년에 안티오쿠스의 아들 알렉산더 에피파네스가 데메드리오의 영토 프톨레마이스에 와서 그 도시를 점령해 버렸다. 그 곳 주민들이 자기를 환영하는 것을 보고 자기가 왕이라고 선포했던 것이다.
2 이 소식을 들은 데메드리오왕은 큰 군대를 모아 그를 쳐부수려고 출전하였다.
3 데메드리오는 한편 요나단에게 우호적인 편지를 보내어 그에게 높은 지위를 약속하였다.
4 데메드리오는, “요나단이 알렉산더와 결탁하여 우리를 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우호관계를 맺는 것이 좋겠다” 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5 왜냐하면 자기들이 요나단과 그 형제들과 그 동포들에게 저지른 온갖 악행을 요나단이 생각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6 데메드리오는 요나단에게 자기 군대를 모집하여 무장시킬 수 있는 권한을 주어 동맹으로 삼았다. 그리고 예루살렘 요새 안에 잡아 두었던 인질을 돌려 보내라고 부하들에게 명령하였다.
7 이 제의를 받은 요나단은 예루살렘에 와서 온 주민과 예루살렘 요새의 군대들이 들을 수 있도록 데메드리오의 편지를 읽었다.
8 그들은 데메드리오왕이 요나단에게 군대를 모집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를 몹시 무서워하였다.
9 요새를 지키던 군대들은 인질을 요나단에게 내주었고 요나단은 그들을 부모들에게 돌려 보냈다.
10 요나단은 예루살렘에 주둔하면서 그 도시를 수축하고 건설하는 일에 착수하였다.
11 그리고 도시의 방어를 위해 성벽을 쌓고 네모진 돌로 시온산을 둘러 쌓도록 일꾼들에게 명령하였다. 모든 일이 명령대로 잘 진행되었다.
12 바키데스가 세운 요새 안에 살던 이국인들은 이것을 보고 모두 도망쳤다.
13 그들은 저마다 살던 곳을 버리고 자기 고향으로 돌아 갔다.
14 그러나 벳술은 피난처였기 때문에 율법과 계명을 저버린 자들 몇몇이 그 곳에 남아 있었다.
알렉산더 발라스와 요나단
15 그런데 알렉산더왕은 데메드리오가 요나단에게 편지를 보내어 여러 가지 약속을 했다는 정보를 들었다. 그리고 요나단과 그 형제들의 전쟁 이야기와 그들의 빛나는 공적과 그들이 겪은 노고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
16 그래서 왕은, “그와 같은 인물을 어디서 얻을 수 있겠는가? 지금이야말로 그를 친구로 삼고 우리의 동맹자로 삼아야 할 때이다” 하고 말하고
17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요나단에게 써 보냈다.
18 “알렉산더왕이 요나단 형제에게 인사드립니다.
19 나는 당신이 용감한 사람이며 우리의 친구가 될 만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읍니다.
20 그래서 나는 오늘 당신을 귀국의 대사제로 임명하고 왕의 친구라는 칭호를 주는 바입니다. 나의 편이 되어 주시고 나의 친구가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알렉산더는 이 편지와 함께 진홍색 사제복과 황금관을 요나단에게 보냈다.
21 이렇게 하여 요나단은 셀류싯 왕조 백 육십년 칠월 초막절을 기하여 거룩한 사제복을 입었다. 그리고 군대를 모집하여 충분한 무기를 준비하였다.
22 이러한 이야기를 들은 데메드리오왕은 몹시 마음이 아파서 이렇게 말하였다.
23 “알렉산더가 우리보다 먼저 유다인들과 우호관계를 맺고 자기 지위를 굳히고 있으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24 나도 유다인들에게 편지를 써서 그들을 격려하고 그들에게 높은 지위와 선물을 약속하여 그들의 도움을 청해야겠다.”
25 이렇게 말하고 그는 유다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써서 보냈다.
26 “나 데메드리오왕이 유다 국민에게 인사합니다. 나는 당신들이 우리와의 협약을 지키고 우호관계를 계속하여 우리의 적과 동조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27 앞으로도 계속하여 우리와의 신의를 지켜 주기 바랍니다. 당신들이 우리에게 보여 준 호의에 대해서는 후히 사례하겠읍니다.
28 당신들에게 여러 가지를 면제해 줄 것이며 여러 가지 선물을 내릴 것입니다.
29 지금 당장 당신들에게 자유를 주고 모든 유다인들에게 조공과, 소금세와, 왕관세를 면제해 주고
30 또 나에게 바치는 공물의 삼분의 일세와, 과일의 이분의 일세를 오늘부터 면제해 주는 바입니다. 나는 오늘부터 시작하여 언제까지라도 유다 나라와 사마리아, 갈릴래아, 그리고 유다에 편입된 세 지역에서 지금 말한 세를 받지 않을 것입니다.
31 예루살렘과 그 지역은 신성한 장소로 인정하고 십분의 일세와 그 밖의 다른 조세를 면제하는 바입니다.
32 나는 또한 예루살렘 요새의 지배권을 포기하고 대사제에게 그것을 양도합니다. 따라서 대사제는 이 요새를 수비하기 위하여 자기가 뽑은 군대를 거기에 배치할 수 있읍니다.
33 유다 땅에서 나의 왕국 각처로 끌려 온 유다인 포로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무조건 자유석방합니다. 그리고 아무도 유다인에게서 가축세를 받아 내지 못할 것입니다.
34 유다인의 모든 축제일과 안식일과 초하루 축제와 그 밖의 축일로 정해진 날은 물론 이 축제일들의 전 삼일 후 삼일간을 온 왕국에 사는 유다인들이 자유롭게 쉴 수 있는 날로 선포합니다.
35 이런 날에는 어느 누구도 유다인에게 강제로 일을 시키거나 어떠한 부담도 줄 수 없읍니다.
36 유다인은 삼만 명까지 왕의 군대에 편입될 수 있고 그들은 왕의 모든 군대와 똑같이 대우를 받을 수 있읍니다.
37 유다인 중에서 어떤 사람들은 여러 곳에 있는 왕의 큰 요새에 배치될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왕국의 요직을 맡아 왕의 신임을 얻게 될 것입니다. 유다인들을 다스리고 지휘할 사람들은 유다인 중에서 나올 것이며 유다 민족의 율법에 따라서 생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유다 땅에서 왕명으로 적용될 것입니다.
38 사마리아 지방에서 유다로 편입된 세 지역은 완전히 유다 땅이 되고 한 사람의 영주 밑에 속하게 될 것이며 대사제 이외의 아무런 권위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39 성소에 필요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하여 나는 프톨레마이스와 그 인접지역을 예루살렘 성소의 소유로 줍니다.
40 또 내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지역에서 받아 들이는 세입 중 해마다 은 만 오천 세겔을 성전에 바치겠읍니다.
41 전에 성전 금고에 들어 오지 않았던 보조금을 징수하여 성전에 바쳐 앞으로 성전을 위하여 쓰도록 하겠읍니다.
42 또 해마다 성전 수입에서 나라에 바치던 세금 은 오천 세겔도 면제합니다. 이 돈은 성전을 관리하는 사제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43 예루살렘 성전과 그 경내에 피난해 들어 오는 사람은 비록 왕에게 빚을 졌거나 다른 어떤 빚을 진 자라 하더라도 그 안에서 안전이 보장되고, 그가 나의 왕국 안에서 가지고 있는 소유물도 안전이 보장됩 니다.
44 성전을 건축하거나 수축하는 모든 비용은 나의 금고에서 지불될 것이며
45 예루살렘 성벽의 건축과 그 주위를 강화하는 비용과 유다 전역에 성을 쌓는 모든 비용도 역시 왕의 금고에서 지불 될 것입니다.”
요나단의 불신과 알렉산더의 승리
46 요나단과 그 백성은 이 말을 듣고 믿어지지 않아 그 제의를 받아 들이지 않았다. 데메드리오가 이스라엘에서 저지른 엄청난 악행과 자기들을 몹시 괴롭혔던 사실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47 그들은 오히려 자기들에게 먼저 호의를 표시한 알렉산더를 더 좋게 생각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알렉산더와 꾸준히 동맹관계를 유지했다.
48 그 때 알렉산더왕은 대군을 모집하여 데메드리오를 치려고 진을 쳤다.
49 두 왕이 교전한 끝에 데메드리오의 군대가 도망쳤고 알렉산더는 데메드리오를 추격하여 무찔렀다.
50 그는 해가 질 때까지 분전하였고 데메드리오는 그 날 전사하였다.
알렉산더 발라스와 프톨레매오의 맹약
51 그 후 알렉산더는 에집트 왕 프톨레매오에게 사신을 보내어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하였다.
52 “내가 이제 내 나라에 돌아 와서 조상 때부터 내려 오는 왕좌에 오르고 왕권을 잡았읍니다. 그리고 데메드리오를 쳐부숨으로써 모든 영토의 영도권을 잡았읍니다.
53 나는 데메드리오와 교전하여 그와 그의 군대를 무찔렀고 그의 왕좌를 차지했읍니다.
54 그러니 이제 우리가 서로 우호관계를 맺고 당신의 딸을 내 아내로 주십시오. 그러면 나는 당신의 사위가 될 것이고 나는 당신의 마음에 들 만큼 당신과 당신의 딸에게 예물을 보내겠읍니다.”
55 프톨레매오왕은 이 제안에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당신이 조상들의 땅으로 돌아 와 그 왕좌를 계승한 그 날이야말로 복된 날입니다.
56 나는 당신의 편지에 써 있는 대로 하겠읍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만나 볼 필요가 있으니 프톨레마이스에서 나를 맞아 주십시오. 당신의 원대로 내가 당신의 장인이 되겠읍니다.”
57 그 후 프톨레매오는 딸 클레오파트라를 데리고 에집트를 출발하여 백 육십 이년에 프톨레마이스에 도착하였다.
58 알렉산더왕은 그를 영접하였고 프톨레매오는 딸 클레오파트라를 알렉산더의 아내로 주어 프톨레마이스에서 왕의 결혼식답게 굉장히 호화로운 예식을 올렸다.
59 그 때에 알렉산더왕은 요나단에게 편지를 보내어 자기를 만나러 오라고 하였다.
60 요나단은 위풍을 떨치며 프톨레마이스에 이르러 두 왕을 만났다. 요나단은 두 왕과 그 친구들에게 은과 금과 그 밖의 많은 예물을 바치고 환심을 샀다.
61 몇몇 율법을 저버린 이스라엘의 악당들이 몰려 와서 그를 고소했지만 왕은 그들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62 왕은 오히려 요나단의 옷을 벗기고 그 대신 진홍의 사제복을 입히도록 명령하였다. 부하들은 그 명령을 받고 그대로 하였다.
63 그뿐 아니라 왕은 요나단을 자기 옆에 앉히고 신하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분과 함께 시내로 들어 가서 무슨 구실로라도 이분을 고발하지 못하도록 하고 조금도 그를 괴롭히지 말도록 모든 사람들에게 이르라.”
64 요나단이 왕의 명령으로 영광을 차지하고 진홍색 사제복을 입은 것을 보고 그를 비난하던 자들은 모두 도망쳐 버렸다.
65 이렇게 왕은 그를 영광스럽게 하였고 가장 친한 친구 중의 하나로 삼아 그 지방의 군사 및 행정 책임 자로 세웠다.
66 요나단은 매우 기뻐하며 평화스럽게 예루살렘에 돌아 왔다.
아폴로니우스와의 전쟁
67 백 육십 오년에 데메드리오왕의 아들 데메드리오는 그레데섬을 떠나 선조들의 땅에 이르렀다.
68 이 소식을 들은 알렉산더왕은 몹시 걱정이 되어 안티오키아로 돌아 왔다.
69 데메드리오왕은 코일레 시리아의 총독인 아폴로니우스를 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아폴로니우스는 대군을 모집하여 얌니아에 진을 치고 대사제 요나단에게 다음과 같은 전갈을 보냈다.
70 “우리에게 반항하는 자는 그대뿐이다. 그대 때문에 나는 웃음거리가 되고 조롱거리가 되었다. 그대는 어찌하여 그 산 속에서 세도를 부리며 우리에게 대항하고 있는가?
71 만일 그대에게 그대의 군대를 가지고 우리와 싸울 자신이 있거든 우리가 있는 평지로 내려 오라. 여기서 한번 겨루어 보자. 여러 도시의 군대가 나를 지지하고 있다.
72 그대는 내가 누구이며 또 우리를 돕고 있는 사람이 누구누구인지를 사람들에게 물어 보아라. 그러면 그대는 그대의 조상들이 그들의 땅에서 싸우다가 두 번이나 패주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따라서 우리와 도저히 맞설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73 이 곳은 돌 한 개 자갈 하나 없는 곳이며 숨을 곳도 없는 평지다. 이런 곳에서 그대는 이토록 많은 나의 기병과 보병에 도저히 대항할 수 없을 것이다.”
74 아폴로니우스의 말을 들은 요나단은 몹시 분개하였다. 그리하여 병력 일만을 뽑아 예루살렘을 떠났다. 형인 시몬도 그를 돕기 위해 합세하였다.
75 요나단은 요빠성을 향해 진을 쳤다. 그 성에는 아폴로니우스의 수비대가 주둔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성 사람들은 성문을 잠그고 요나단을 들어 오지 못하게 하였다. 요나단의 군대는 그 성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76 마침내 성 사람들은 무서워서 성문을 열어 주었고 이렇게 하여 요나단은 요빠성을 점령하였다.
77 아폴로니우스는 이 소식을 듣고 기병 삼천과 큰 군대를 정비하여 아조토를 향해 진군하여 요빠성을 지나가는 체하면서 평야로 진군하였다. 그는 자기의 막강한 기병대를 믿고 이런 일을 했던 것이다.
78 요나단은 아폴로니우스를 추격하여 아조토까지 가서 적군과 맞붙어 싸웠다.
79 아폴로니우스는 기병 천 명을 미리 유다군 후방에 숨겨 놓았었다.
80 그러나 요나단은 복병이 자기 후방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적군은 요나단의 군대를 포위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활을 쏘아댔다.
81 요나단군은 요나단의 명령대로 그 곳을 잘 방어하였다. 적군의 말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82 이렇게 적의 기병대가 지쳐 있을 때에 시몬이 군대를 이끌고 나타나 적의 주력부대와 맞서 싸웠다. 적은 시몬에게 대패하여 도망갔고
83 기병대도 평지에서 산산이 흩어졌다. 적은 목숨을 건지기 위해 아조토로 건너 가서 그들의 우상 다곤을 모신 신전으로 들어 갔다.
84 그 때에 요나단은 아조토와 그 주위의 여러 도시를 불사르고 약탈하였으며 다곤 신전과 그 속으로 도피한 적군들을 불살라 버렸다.
85 이렇게 하여 칼에 쓰러진 자와 타 죽은 자의 수는 팔천에 이르렀다.
86 요나단은 계속 진군하여 아스칼론성을 향해 진을 쳤다. 성 사람들이 성문을 열고 나와 그를 성대하게 맞아 들였다.
87 요나단과 그의 군대는 많은 전리품을 가지고 예루살렘으로 돌아 왔다.
88 알렉산더왕은 이와 같은 보고를 받고 요나단에게 더욱 큰 영예를 주었다.
89 그뿐 아니라, 관습에 의해 왕의 친족에게만 주게 되어 있는 황금띠 죔쇠를 그에게 보내고 에크론과 거기에 딸린 지역의 영도권을 주었다.

11장 - 데메드리오와 프톨레매오의 동맹
1 에집트 왕은 바닷가의 모래와 같이 많은 군대와 선박을 모아 놓고 속임수를 써서 알렉산더의 왕국을 정복하여 자기 영토로 삼으려는 계획을 꾸몄다.
2 그는 평화를 내세우며 시리아로 갔다. 시리아의 여러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문을 활짝 열고 그를 맞아 들였다. 프톨레매오가 알렉산더왕의 장인이었기 때문에 그를 잘 영접하라는 명령이 사람들에게 내려져 있었던 것이다.
3 그러나 프톨레매오는 가는 곳마다 성에 들어 가서는 수비대라는 명목으로 자기 군대를 주둔시켰다.
4 프톨레매오가 아조토 가까이 이르렀을 때에 그 곳 사람들은 다 타 버린 다곤 신전과 폐허가 된 아조토성과 그 주변의 도시들을 그에게 보여 주었고 사방에 버려진 시체들과 전쟁 때에 요나단이 불살라 죽인 시체들을 보여 주었다. 그 시체들은 왕이 지나가는 길가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5 아조토 사람들은 요나단을 비난하기 위하여 요나단이 한 일을 왕에게 고해 바쳤다. 그러나 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6 요나단은 요빠에서 왕을 성대하게 맞아 서로 인사를 나누고 하룻밤을 같이 지냈다.
7 요나단은 왕과 함께 엘류데로스강까지 갔다가 예루살렘으로 돌아 왔다.
8 프톨레매오왕은 바닷가에 있는 셀류기아에 이르기까지 모든 해안 도시를 장악하고 알렉산더왕에 대한 흉계를 꾸며 나갔다.
9 그리고는 데메드리오왕에게 사신을 보내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와 계약을 맺읍시다. 알렉산더가 차지한 나의 딸을 당신에게 주겠소. 그리고 당신 부왕의 왕국을 다스리게 하겠소.
10 알렉산더가 나를 죽이려 하고 있고 그래서 지금 나는 내 딸을 그자에게 준 것을 후회하고 있소.”
11 프톨레매오는 알렉산더 왕국을 탐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그를 중상했던 것이다.
12 그리고 자기 딸을 데려다가 데메드리오에게 주었다. 이렇게 되어 그와 알렉산더 사이는 멀어졌고 서로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게 되었다.
13 프톨레매오는 안티오키아로 들어 가 아시아 지방의 왕으로서 왕관을 썼다. 이렇게 하여 그는 에집트와 아시아 두 왕국의 왕관을 머리에 썼다.
알렉산더와 프톨레매오의 죽음
14 그 무렵 길리기아 사람들이 일으킨 반란을 평정하기 위해 그 지방에 가 있던 알렉산더왕은
15 이 소식을 듣고 프톨레매오와 싸우려고 진군해 왔다. 프톨레매오는 강대한 군대를 이끌고 진격하여 알렉산더를 패주시켰다.
16 알렉산더는 아라비아로 피신해 도망갔고 프톨레매오왕은 완전한 승리를 거두었다.
17 그런데 아라비아의 잡디엘이라는 사람이 알렉산더의 목을 베어 프톨레매오에게 보냈다.
18 그러나 삼 일후, 프톨레매오왕도 죽었고 그가 여러 요새에 배치했던 수비병들은 그 주민들의 손에 죽었다.
19 그래서 데메드리오는 백 육십 칠년에 왕이 되었다.
요나단과 데메드리오의 동맹
20 그 무렵에 요나단은 예루살렘의 요새를 공격하려고 유다인들을 모았다. 그들은 성을 공격하는 기구를 많이 만들어 세워 놓았다.
21 그런데 율법을 저버리고 자기 민족을 미워하는 일부 유다 사람들이 데메드리오왕에게로 가서 요나단이 요새를 포위하고 있다는 것을 밀고하였다.
22 데메드리오는 크게 노하였다. 그는 정보를 듣자마자 출진하여 프톨레마이스로 갔다. 그리고 요나단에게, 포위를 풀고 할 수 있는 대로 빨리 프톨레마이스에 와서 자기와 이야기하자는 내용의 편지를 써 보냈다.
23 이 편지를 받은 요나단은 계속 포위할 것을 명령하고 이스라엘의 원로와 사제 중에서 몇 사람을 골라 그들을 데리고 몸소 위험을 무릅쓰고 프톨레마이스로 향하였다.
24 그는 은과 금과 옷가지와 그 밖의 여러 가지 많은 선물을 가지고 프톨레마이스로 가서 왕을 만나 그의 환심을 샀다.
25 율법을 저버린 유다인 몇이 왕에게 요나단을 참소했지만
26 왕은 전의 다른 왕들과 마찬가지로 요나단을 잘 대접하고 자기의 모든 신하들 앞에서 그를 높이 올려 주었다.
27 그리고 그의 대사제직과 그가 이미 가지고 있던 모든 명예직을 인정해 주고 왕의 가장 친한 친구의 한 사람으로 삼았다.
28 요나단은 유다 땅은 물론, 사마리아에 속하는 세 지방에서 거두어 가는 조공을 면제해 달라고 왕에게 요청하고 그 대신 돈을 삼백 달란트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29 왕은 그 청을 받아 들이고 이 모든 일에 대하여 요나단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을 써 주었다.
30 “나 데메드리오왕은 나의 동지 요나단과 유다의 국민에게 인사합니다.
31 내가 아버지처럼 존경하는 라스데내스에게 여러분에 관하여 써 보낸 편지의 사본을 여분에게도 보내어 그 내용을 알리고자 합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32 '나 데메드리오왕은 아버지로 모시는 라스데내스에게 인사드립니다.
33 나의 친구이며 나에게 모든 의무를 다하는 유다 국민이 나에게 표시한 호의를 고맙게 생각하여 그들을 잘 대해 주려고 작정했읍니다.
34 나는 유다의 영토는 물론 아파이레마, 리따, 라마다임 세 지방을 그들의 영토로 인정합니다. 이 세 지방은 그 주위의 모든 지역과 함께 사마리아로부터 유다로 편입된 땅으로서 전에는 왕이 거기에서 나는 곡식과 과일에 대해 매년 세를 부과하였던 곳입니다. 이 땅을 예루살렘에서 희생제사를 지내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주기로 했읍니다.
35 그들이 우리에게 바쳐야 할 십분의 일세와 그 밖에 염전세와 왕관세 등을 모두 면제해 주겠읍니다.
36 이 모든 것은 오늘로부터 영원히 그 어느 하나도 취소되지 않을 것입니다.
37 그러므로 이제 이 편지의 사본을 요나단에게 주어 거룩한 산 위 눈에 잘 띄는 곳에 두도록 하십시오. 꼭 부탁합니다.'”
트리폰의 흉계
38 데메드리오왕은 온 나라가 자기의 통치하에서 평온해지고 반항세력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고는 이방인의 여러 성에서부터 고용해 온 외인부대만 남겨 놓고 그 밖의 군대를 모두 해산시켜 각각 자기 집으로 돌려 보냈다. 그런데 그의 선왕시대부터 봉사해 오던 군인들은 모두 그에게 적개심을 품고 있었다.
39 그 때 알렉산더의 옛 부하였던 트리폰은 모든 군대가 데메드리오에게 불평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알렉산더의 어린 아들 안티오쿠스를 기르고 있는 아라비아 사람 이말코에게 갔다.
40 그는 데메드리오가 지금까지 한 일과 그의 군대가 데메드리오에게 적개심을 품고 있다는 것을 이말코에게 말하고 어린 왕자 안티오쿠스를 그의 아버지의 대를 이을 왕으로 세우겠다고 하며 자기에게 넘겨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그리고 거기에서 여러 날 동안 머물러 있었다.
요나단의 데메드리오 원조
41 그 때에 요나단은 데메드리오왕에게 사신을 보내어 이스라엘 사람을 대적하여 전쟁을 하고 있던 예루살렘 요새 안의 군대와 그 밖의 다른 요새의 군대들을 철수시킬 것을 요청했다.
42 데메드리오는 요나단에게 사신을 보내어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귀하와 귀하의 국민의 요청대로 나의 군대를 철수시킬 뿐 아니라 적당한 시기가 오면 귀하와 귀하의 국민에게 최상의 영예를 드리겠읍니다.
43 지금 나의 모든 군대가 반란을 일으키고 있읍니다. 그러니 나를 위해 싸워 줄 군대를 보내 주셨으면 좋겠읍니다.”
44 요나단은 정예병력 삼천을 안티오키아에 있는 데메드리오에게 보냈고 왕은 자기에게 온 병력을 보고 대단히 기뻐했다.
45 마침 안티오키아 사람들이 도시 중앙에 집합하여 왕을 죽이려 하고 있었는데 그 수는 십 이만 명이나 되었다.
46 왕은 궁전 안으로 도망쳤고 시민들은 그 도시의 주요도로를 점령, 전투를 개시했다.
47 왕은 유다군에게 원조를 청하였다. 유다군은 모두 왕에게 집합하였다가 거리로 흩어져 나가 그 날로 십만 명이나 되는 사람을 죽이고
48 거리를 불질렀으며 많은 노획품을 거두고 왕을 구출하였다.
49 안티오키아 시민들은 유다인들이 손쉽게 성을 점령하는 것을 보고 사기를 잃고 왕에게 호소하며 다음과 같이 간청하였다.
50 “저희들과 화해하고 유다인이 우리와 이 성을 더 이상 치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51 이렇게 말하고 그들은 모두 무기를 버리고 왕과 화해했다. 이렇게 하여 유다인은 왕과 그 나라의 모든 국민 앞에서 영예를 얻고 많은 전리품을 가지고 예루살렘으로 돌아 갔다.
52 데메드리오왕은 왕좌에 다시 앉게 되었고 온 나라는 그의 통치하에서 평온을 되찾았다.
53 그러나 왕은 약속한 것을 모두 어기고 요나단과 멀어졌다. 그는 요나단이 자기에게 베풀어 준 호의에 보답하는 대신 오히려 그를 몹시 괴롭혔다.
요나단과 트리폰의 동맹
54 이 일이 있은 후 트리폰은 어린 왕자 안티오쿠스를 데리고 돌아 왔다. 거기서 안티오쿠스는 왕이 되어 왕관을 썼다.
55 데메드리오에게서 떨어져 나갔던 모든 군대가 안티오쿠스에게로 모여 들어 데메드리오를 대항하여 싸웠다. 데메드리오는 패배하여 도망쳤다.
56 트리폰은 코끼리 부대를 장악하고 안티오키아를 지배하였다.
57 어린 안티오쿠스는 요나단에게 편지를 써 보내어 요나단의 대사제직을 인정하고 그를 네 지방의 영주로 임명하는 동시에 왕의 친구 중의 한 사람으로 삼겠다고 하였다.
58 그리고 요나단에게 금그릇과 식기들을 선물로 보내고 황금잔으로 마실 수 있는 권리와 진홍색 사제복을 입을 수 있는 권리와 황금띠 죔쇠를 착용할 권리를 주었다.
59 그리고 왕은 요나단의 형 시몬을 띠로의 계단이라고 불리는 지방에서 에집트의 국경에 이르기까지의 온 지역의 영주로 임명하였다.
60 요나단은 유다 지방을 떠나 유프라테스강 건너편 지방과 그 밖의 여러 도시를 순회하였다. 그 때에 시리아의 온 군대가 요나단에게 모여 들어 그의 편이 되었다. 요나단이 아스칼론에 갔을 때 그 곳 사람들은 그를 성대하게 환영하였다.
61 그러나 그 곳을 떠나 가자로 갔을 때 가자의 시민들은 성문을 잠그고 맞아 들이지 않았다. 요나단은 그 성을 포위하고 주변 도시들을 불태우고 약탈하였다.
62 이것을 보고 가자의 시민들이 요나단에게 탄원하였기 때문에 그는 그들과 화해를 하고 그들의 지도자들의 아들들을 인질로 붙잡아 예루살렘으로 보냈다. 그리고 나서 그 지방을 통과하여 다마스커스까지 갔다.
데메드리오와의 전쟁
63 그 때 요나단은 데메드리오군의 장군들이 자기의 임무 수행을 방해하기 위하여 갈릴래아의 카데스에 와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64 요나단은 형 시몬을 본국에 남겨 두고 그들을 맞아 싸우러 나갔다.
65 시몬은 벳술을 향하여 진을 치고 여러 날 동안 공격을 계속하여 그 도시를 봉쇄하였다.
66 적군이 화평을 탄원해 왔기 때문에 시몬은 그것을 받아 들였다. 그리고 그들을 쫓아 버리고 그 도시를 점령한 다음 그 곳에 수비대를 배치하였다.
67 요나단과 그의 군대는 겐네사렛 호숫가에 진을 치고 아침 일찍 하솔 평원으로 진군하였다.
68 이국 군대는 요나단을 평원에서 맞아 싸웠는데 요나단을 정면으로 공격하는 한편 그를 기습하기 위해 산중에 복병을 배치해 두었다.
69 복병들이 잠복장소에서 뛰쳐 나와 전투에 가담하였다.
70 요나단의 군대는 모두 도망치고 압살롬의 아들 마따디아와 갈피의 아들 유다 외에는 아무도 남은 자가 없었다. 그들은 요나단군의 지휘관들이었다.
71 그래서 요나단은 옷을 찢고 머리에 흙을 뿌리며 기도를 올렸다.
72 그리고는 다시 전장으로 돌아 가 적군을 무찌르고 패주시켰다.
73 도망갔던 요나단의 병사들이 이를 보고 요나단에게로 다시 돌아와 함께 적군을 카데스까지 추격하여 그 곳에 진을 쳤다.
74 그 날 이국 병사 삼천이 죽었고 요나단은 예루살렘으로 돌아 왔다.

12장 - 로마와의 동맹과 스파르타와의 동맹
1 요나단은 모든 일이 잘 되어 가는 것을 보고 로마인과의 우호관계를 굳히고 또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기 위하여 사신들을 뽑아 로마로 보냈다.
2 또 같은 목적으로 스파르타와 그 밖의 다른 곳에도 편지를 보냈다.
3 로마에 간 사신들은 원로원에 들어 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대사제 요나단과 유다 국민은 여러분과 맺은 우호관계와 동맹을 전과 같이 계속 유지하기 위하여 우리들을 여기에 보냈읍니다.”
4 로마인들은 그 사신들이 안전하게 유다 땅에 돌아 가도록 주선해 주라는 내용의 편지를 각 지방장관에게 써서 그들에게 주어 돌려 보냈다.
스파르타인들에게 보낸 요나단의 편지
5 요나단은 스파르타 사람들에게도 편지를 써 보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6 “대사제인 나 요나단과 나라의 원로들과 사제들과 그 밖의 유다 온 국민이 스파르타 형제들에게 인사합니다.
7 여러분의 왕이었던 아레오스가 전에 우리의 대사제 오니아스에게 보낸 편지의 사본을 여기 동봉합니다. 그 편지를 보면 여러분들을 우리의 형제라고 불렀음을 알 수 있읍니다.
8 오니아스는 귀국의 사신을 성대하게 환영하였고 동맹과 우호관계를 맺는다는 선언을 기록한 편지를 받았던 것입니다.
9 우리는 우리의 힘이 되는 성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여러분과 동맹 또는 우호관계를 맺을 필요가 없지만,
10 우리와 여러분과의 사이가 멀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여러분과 형제관계를 맺고 우호관계를 계속 유지하고자 합니다. 이에 우리가 이 편지를 여러분에게 보내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여러분의 편지를 받은 지도 퍽 오래되었읍니다.
11 우리는 언제나 여러분을 생각하고 있읍니다. 축제일이나, 그 밖의 다른 적당한 날에 희생제물을 바치고 기도할 때에 여러분을 잊지 않습니다. 형제를 생각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아니겠읍니까?
12 여러분이 받은 영광은 곧 우리의 기쁨입니다.
13 우리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고 많은 전쟁을 치렀읍니다. 우리 주변의 이국 왕들이 우리를 공격하였읍니다.
14 그러나 우리는 그런 전쟁 때문에 여러분이나 그 밖의 다른 동맹국들이나 또는 친구들에게 누를 끼치려고는 하지 않았읍니다.
15 우리는 하늘의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원수들의 수중에서 구출되었고 원수들은 굴복하고야 말았읍니다.
16 우리는 안티오쿠스의 아들 누메니오스와 야손의 아들 안티파텔을 뽑아 전에 로마인들과 맺었던 우호관계와 동맹을 계속 유지하려고 그들에게 보냈읍니다.
17 우리는 이 두 사람으로 하여금 여러분 나라에도 가서 인사를 드리고 여러분과 우리와의 형제관계를 계속 유지하자는 내용의 편지를 여러분에게 전달하도록 했읍니다.
18 이 일에 대한 회신을 보내 주시면 좋겠습니다.
19 다음은 아레오스가 오니아스에게 보낸 편지의 사본입니다.
20 '스파르타의 왕 나 아레오스가 유다의 대사제 오니아스에게 인사를 보냅니다.
21 어떤 문헌에서도 찾아 볼 수 있듯이 스파르타인과 유다인은 서로 형제이고 두 민족이 다 아브라함의 후예입니다.
22 이러한 사실을 서로 알고 있는 터이니 귀국이 얼마나 번영했는지에 관하여 나에게 편지로 알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23 나는 여러분의 가축과 재산이 우리의 것이고 우리의 것이 모두 여러분의 것이라는 것을 알리는 바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 사실을 귀하에게 전하라고 나의 사신에게 명령했습니다.'”
요나단과 시몬의 승리
24 요나단은 데메드리오의 장군들이 전보다 훨씬 많은 군대를 이끌고 자기를 치려고 되돌아 왔다는 정보를 들었다.
25 그는 예루살렘을 떠나 진군하여 하맛 지방에서 그들과 만났다. 이렇게 하여 요나단은 적군이 자기 나라에 침입할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26 요나단이 적진에 보냈던 정찰병들이 돌아 와, 적군이 그 날 밤 유다인들을 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는 보고를 했다.
27 이 보고를 들은 요나단은 해가 진 후에, 무장을 단단히 갖추고 전투태세로 깨어 있으라고 병사들에게 명령하였다. 그리고 진영 주위에 전초병을 배치하였다.
28 적군은 요나단과 그의 병사들이 전투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겁에 질려 사기가 떨어졌다. 그래서 자기 진영에 불을 피워 놓고는 달아났다.
29 밤새도록 불이 타오르고 있었으므로 요나단은 적군이 도망친 것을 아침까지 모르고 있었다.
30 요나단은 도망친 적군을 추격해 보았지만 적군은 벌써 엘류데로스강을 건넌 후였기 때문에 그들을 놓치고 말았다.
31 그래서 요나단은 공격의 대상을 바꾸어 자바대인이라고 불리는 아라비아인들에게로 진격하여 그들을 쳐부수고 물건을 노획했다.
32 그리고는 진영을 거두어 다마스커스로 가서 그 부근의 온 지방을 두루 다녔다.
33 한편 시몬은 시몬대로 자기의 진지를 떠나 아스칼론과 그 주위에 있는 요새까지 진군하였다. 그리고는 방향을 바꾸어 요빠로 진격, 그 도시를 재빨리 점령하였다.
34 왜냐하면 그 도시 사람들이 요빠 요새를 데메드리오군에게 주려고 한다는 소문을 듣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도시를 점령한 후 시몬은 수비대를 배치하여 그 곳을 지키게 하였다.
35 요나단은 예루살렘으로 돌아 와서 백성의 원로들을 소집하여 의논한 끝에 유다 땅 여러 곳에 요새를 세울 것과,
36 예루살렘 성벽을 더 높이 쌓을 것, 그리고 예루살렘 요새와 예루살렘 시내와의 사이에 아주 높은 장벽을 세우기로 결정하였다. 이렇게 장벽을 쌓는 목적은 요새와 도시를 갈라 놓아 요새 안에 군인들을 고립시킴으로써 시내 사람들과 사고 파는 일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37 예루살렘 동쪽 계곡의 성벽이 일부 무너져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도시를 재건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요나단은 가페나다라고 하는 구역의 성도 수축하였다.
38 시몬도 평원지대의 아디다라는 도시를 재건하고 성문을 달아 빗장으로 잠그고 요새로 만들었다.
포로가 된 요나단
39 그 때 트리폰이 안티오쿠스왕의 왕관을 빼앗아 쓰고 아시아의 왕이 되려는 야망을 품었다.
40 그러나 요나단이 자기를 내버려 두지 않고 전쟁까지라도 서슴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으므로 트리폰은 요나단을 잡아 죽이려 하였다. 그래서 그는 군대를 이끌고 벳산으로 진군하였다.
41 요나단도 전열을 갖추어 정예병 사만을 데리고 트리폰과 맞서 싸우기 위해 벳산으로 갔다.
42 트리폰은 요나단이 대군을 이끌고 오는 것을 보고 그와 맞서 싸우기를 꺼려했다.
43 그래서 트리폰은 요나단을 성대하게 환영하면서 그를 자기의 모든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선물을 주고 자기 친구와 군대들에게는 자기에게 복종하듯 그에게도 복종하라고 명령하였다.
44 그리고는 요나단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지금 전쟁상태에 있지도 않은데 어찌하여 귀관은 이 모든 군대들을 데리고 와서 괴롭히는 것입니까?
45 그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 보내고 부하 몇 사람만 뽑아서 귀관을 호위하게 하여 나와 함께 프톨레마이스로 갑시다. 나는 그 도시는 물론 그 밖의 모든 요새와 주둔군과 그리고 모든 관리들을 귀관에게 넘겨 주고 돌아 서서 집으로 가겠습니다. 내가 여기 온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46 요나단은 그의 말을 곧이듣고 자기의 군대를 집으로 돌려 보냈다. 그래서 군인들은 유다 땅으로 돌아 가 버렸고
47 요나단의 곁에는 삼천 명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 중에서 또 이천 명을 갈릴래아로 보내어 결국 요나단과 함께 간 군인들은 천 명밖에 안 되었다.
48 요나단이 프톨레마이스에 들어 가자 프톨레마이스 사람들은 성문을 잠근 다음 요나단을 체포하고 그와 함께 갔던 병사들을 칼로 쳐죽여 버렸다.
49 트리폰은 요나단의 군대를 전멸시키려고 보병과 기병을 갈릴래아와 대평원지대로 출동시켰다.
50 요나단의 군대는 적군이 추격해 오는 것을 보고는 요나단이 잡히고 그와 함께 있던 부하들이 모두 적군의 손에 죽었음을 알고 서로 격려하면서 일치단결하여 전투준비를 갖추어 앞으로 나아갔다.
51 추격하던 적군은 요나단의 군대가 목숨을 걸고 결사적으로 싸우려는 태세를 보이자 돌아서 가 버렸다.
52 그래서 요나단의 군대는 무사히 유다 땅으로 돌아 왔다. 그들은 요나단과 그의 부하들의 죽음을 몹시 슬퍼하는 한편 큰 공포에 사로잡혀 있었다. 온 이스라엘 국민이 그들의 죽음을 크게 슬퍼하였다.
53 그러자 주변의 모든 이방인들이, “유다인들은 지도자를 잃었고 이제 그들을 도울 사람도 없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그들을 쳐부술 가장 좋은 때이다. 후대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을 아주 잊어 버리게 하자” 하고 말하면서 그들을 멸망시킬 궁리를 하였다.

외경 - 마카베오상(1Maccabeus) 7-9장

7장 - 데메드리오 일세의 등극
1 그런데 백 오십 일년에 셀류쿠스의 아들 데메드리오가 얼마 안되는 군대와 함께 로마를 벗어나 해안지방에 있는 어떤 도시에 상륙하여 그 곳에서 스스로 왕이라고 선포했다.
2 그가 자기 조상들의 왕궁으로 들어 가려 할 때에 그의 군대가 안티오쿠스와 리시아를 체포하여 그에게로 끌고 오려고 하였다.
3 데메드리오는 이 사실을 보고받고, “그들의 얼굴은 보기도 싫다” 라고 말하였다.
4 이 말을 듣고 그의 군대는 그 두 사람을 죽여 버렸다. 이렇게 하여 데메드리오는 그 나라의 왕좌에 올랐다.
5 그 때에 자기 민족을 반역하고 율법을 어긴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이 알키모스라는 자와 함께 그를 찾아 왔다. 이자는 그들의 수령으로서 대사제직을 노리던 자였다.
6 그들은 왕에게 자기 민족을 고발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유다와 그의 형제들은 폐하의 친구들을 몰살시켰고 우리들을 고향에서 추방하였읍니다.
7 그러니 폐하께서 가장 믿으시는 분을 한 분 그리로 보내시어 유다가 우리들을 살육하고 임금님의 영토를 짓밟은 그 참상을 보게 하시고 그분으로 하여금 그 원수들과 동조자들을 모두 벌하게 해 주십시오.”
바키데스의 유다 공격
8 이 말을 듣고 왕은 자기 친구 중에서 바키데스를 뽑았다. 바키데스는 유프라테스강 서쪽 지방의 영주로서 온 왕국에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이었으며 왕의 충신이었다.
9 왕은 이스라엘 민족의 배반자 알키모스를 대사제로 임명하여 바키데스와 함께 보내며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복수하라고 명령하였다.
10 이렇게 하여 그들은 대군을 이끌고 출발하여 유다 땅에 도착하였다. 바키데스는 유다와 그 형제들에게 평화의 사절을 보냈다. 그러나 그것은 속임수였다.
11 유다와 그의 형제들은 적이 대군을 이끌고 오는 것을 보고 그들의 평화제안을 믿지 않았다.
12 그러나 율법학자단은 알키모스와 바키데스에게 가서 일을 공정하게 처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13 이스라엘 쪽에서 처음으로 화평을 제의한 사람들은 하시딤이라고 하는 경건파 사람들이었다.
14 그들은, “아론의 후예 한 사람이 사제로 군대와 함께 와 있읍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을 것입니다” 하고 말하였던 것이다.
15 과연 알키모스는 대표단에게 평화를 보장하며, “우리는 당신들에게나 또 당신들의 친구에게도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을 것입니다” 하고 맹세하였다.
16 이렇게 그들을 믿게 한 후에 알키모스는 그들 중에서 육십 명을 체포하여 그 날로 죽여 버렸다. 이 사건을 예언한 다음과 같은 성경말씀이 있다.
17 당신 성도들의 살이 사방에 흩어지고 그 피가 예루살렘 주변에 물처럼 흘러도 그들을 묻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읍니다.
18 그리하여 온 백성은 공포에 싸여 떨며 서로 말하였다. “저자들에게는 진실도 정의도 없다. 제 입으로 한 맹세도 협약도 다 깨뜨려 버렸다.”
19 바키데스는 예루살렘에서 철수하여 벳자잇으로 가서 진을 쳤다. 거기에서 그는 군대를 시켜 자기에게 귀순해 온 탈주병들과 이스라엘 백성 여럿을 잡아 죽여 깊은 우물에 넣었다.
20 바키데스는 그 지방을 알키모스에게 맡긴 다음 그를 보호하기 위한 군대를 남겨 놓고 왕에게로 돌아 갔다.
21 알키모스는 대사제로서의 위신을 지키느라고 안간힘을 썼고
22 이스라엘 사람들을 괴롭히는 자들은 모두 그에게로 모여 들었다. 그들은 유다 땅을 지배하고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몹시 못되게 굴었다.
23 알키모스와 그 일당이 이방인들 이상으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갖은 악행을 저지르고 있음을 보고
24 유다는 유다 땅을 두루 다니면서 이탈자들에게 보복하고 그들이 지방으로 돌아 다니지 못하게 했 다.
25 알키모스는 유다와 그의 군대가 점점 강해지는 것을 보고 도저히 그들에게 맞설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왕에게로 돌아 가서, 유다와 그 부하들이 흉악한 자들이라고 고발하였다.
니가노르의 패배
26 이 말을 듣고 왕은 명성 높은 장군 가운데 한 사람인 니가노르를 유다 땅으로 보내며 그 민족을 없애 버리라고 명령하였다. 니가노르는 이스라엘을 미워할 뿐 아니라 적대시해 오던 사람이었다.
27 니가노르는 대군을 이끌고 예루살렘으로 올라 가 유다와 그 형제들에게 거짓 평화사절을 보내며 이렇게 말하였다.
28 “우리 전쟁을 하지 맙시다. 나는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당신과 만나기 위해 부하 몇 사람만 데리고 왔읍니다.”
29 이렇게 하여 니가노르는 유다가 있는 곳으로 갔고 그들은 서로 평화롭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러나 적군은 유다를 납치해 갈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30 유다는 니가노르가 딴생각을 품고 자기에게 왔다는 정보를 듣고는 무서운 생각이 들어 그를 다시 만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31 니가노르는 자기의 계획이 탄로난 것을 알고 카파르살라마 부근으로 진군하여 유다와 맞서 싸웠다.
32 니가노르군은 약 오백 명이 죽었고 살아 남은 자들은 다윗의 도시로 도망쳐 갔다.
33 이 일이 있은 후에 니가노르는 시온산으로 올라 갔다. 사제들이 성소에서 나와 백성의 원로들과 함께 그를 환영하고 왕을 위한 제물이라고 하면서 번제물을 보여 주었다.
34 그러나 니가노르는 그들을 비웃고 조롱하며 거만한 말을 지껄이면서 그들에게 침을 뱉고,
35 분노를 터뜨리며 맹세하였다. “만일 유다와 그 군대를 당장 내 손에 넘겨 주지 않으면 내가 승리하고 돌아 온 후에 이 건물을 불살라 버리리라.” 말을 마치고 그는 화를 내며 떠났다.
36 사제들은 성전으로 들어 가 제단과 성소 앞에 서서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였다.
37 “이 집은 당신께서 세워 주신 집입니다. 이 집은 당신 백성이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곳이며 당신께 기도드리고 간구하는 곳입니다.
38 저자와 저자의 군대에게 원수를 갚아 주시고 한칼로 저들을 죽여 주십시오. 저들이 범한 여러 모독을 잊지 마시고 절대로 살려 두지 마십시오.”
39 니가노르는 예루살렘을 떠나 벳호론에서 진을 쳤고 거기에 시리아에서 온 원조부대가 합세했다.
40 유다는 유다대로 군사 삼천 명으로 아다사에 진을 쳤다. 그리고 이렇게 기도를 올렸다.
41 “옛날 아시리아왕이 보낸 자들이 당신을 모독했을 때에 당신의 천사가 나타나서 적군 십 팔만 오천 명을 죽였읍니다.
42 오늘도 니가노르가 당신의 성전을 모독하는 말을 했음을 다른 모든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우리가 보는 앞에서 그의 군대를 무찔러 주십시오. 그 저지른 행실대로 저 악한 자를 다스려 주십시오.”
43 아달월 십 삼일에 양쪽 군대는 교전하였는데 니가노르군이 참패를 당하고 니가노르 자신은 그 전투에서 제일 먼저 죽었다.
44 그의 군대는 니가노르가 죽은 것을 보고 무기를 내던지고 도망쳤다.
45 유다의 군대는 신호의 나팔을 불어대면서 그들을 뒤따라 아다사에서부터 게젤까지 온종일 추격하였다.
46 게다가 부근의 모든 유다 마을로부터 사람들이 나와 패잔병의 길을 막았기 때문에 그들은 되돌아 설 수밖에 없었으며 그리하여 그들은 한 사람도 살아 남지 못하고 모두 칼에 맞아 죽었다.
47 유다의 군대는 많은 물자를 탈취하고 전리품을 거둔 다음 니가노르의 머리와 그가 거만하게 내저었던 오른팔을 잘라 가지고 돌아 와서 예루살렘 사람들이 보는 곳에 걸어 놓았다.
48 예루살렘 사람들은 기쁨에 넘쳐 그 날을 큰 명절과 같이 경축하였다.
49 그 날을 기념하여 매년 아달월 십 삼일을 경축일로 정하였다.
50 유다 땅은 그 때부터 얼마 동안 평화로왔다.

8장 - 로마인과의 맹약
1 그런데 유다는 로마인들에 관한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다. 즉, 로마 군대는 대단히 강한데 동맹을 맺는 사람들에게는 누구에게나 호의를 베풀고 그들과 손잡는 사람들에게는 우호관계를 맺는다는 것이었다. 로마 군대는 과연 강하였다.
2 그는 로마 군대가 갈리아 전쟁에서 용감하게 싸워 고울 사람들을 정복하고 속국으로 삼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며
3 스페인 지방에 있는 금광과 은광을 뺏기 위하여 싸운 이야기도 들었다.
4 그들은 영토가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으나 빈틈없는 계획과 굴하지 않는 인내심을 가지고 그 전 영토를 잘 다스렸다. 대부분의 왕들은 매년 조공을 바쳤고 변방에서 자기들에게 반란을 일으키는 왕들이 있으면 그들을 쳐부수고 큰 타격을 주었다.
5 그리고 로마인들은 기띰왕 필립보와 페르시우스, 그리고 자기들에게 반항하여 군대를 일으킨 자들을 모두 무력으로 분쇄하고 정복하였다.
6 그뿐 아니라 코끼리 백 이십 마리와 기병, 전차, 그리고 강력한 대군을 이끌고 전쟁을 걸어 온 아시아 왕 안티오쿠스 대제를 분쇄하고
7 그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안티오쿠스와 그 후계자들에게 많은 조공과 인질을 바칠 것을 명령하고
8 인도 지방과 메대 지방과 리디아 지방, 그리고 그들의 영토 중에서 가장 좋은 땅을 바치게 하였다. 이렇게 하여 로마 군대는 그 땅을 안티오쿠스에게서 빼앗아 자기들의 왕 유미네스에게 바쳤다.
9 그리고 그리이스 사람들이 로마 사람들을 쳐서 멸망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을 때에
10 로마인들은 이것을 알고 장군 하나를 보내어 그들과 싸우게 했다. 이 전쟁에서 그리이스 사람들은 많은 사상자를 내고, 아녀자들은 포로로 잡혀 갔으며 재산을 약탈당하고 그 땅은 정복되어, 요새는 다 부서지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로마인들의 노예가 되고 말았다.
11 그 밖에도 로마인들에게 맞서는 나라나 섬들은 모두 분쇄되었고 로마인들의 노예가 되었다.
12 그러나 그들과 친한 나라나 그들에게 의뢰하는 사람들과는 우호관계를 굳게 맺었다. 이렇게 먼 나라와 가까운 나라의 왕들을 모두 정복하였기 때문에 로마군의 이름만 들어도 모두들 무서워하였다.
13 로마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지 그를 도와 왕을 시킬 수가 있었고 자기들이 싫으면 왕위에서 끌어 내렸다. 이렇게 그들의 세도는 하늘까지 뻗쳤다.
14 그러나 그들 중의 아무도 왕관이나 진홍색 용포를 두르고 거만을 부리는 사람은 없었다.
15 그들은 원로원을 설치하고 삼백 이십 명 원로원 의원들이 매일같이 모여 쉬지 않고 백성을 잘 다스리는 방도를 논의하였다.
16 원로들은 해마다 한 사람을 뽑아 그에게 백성을 다스리는 권한과 온 제국의 통치를 맡겼다. 백성은 모두 그 한 사람에게 잘 복종하고 어느 누구도 그를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사람은 없었다.
17 유다는 아코스의 손자이며 요한의 아들인 유폴레모스와, 엘르아잘의 아들 야손을 뽑아서 로마로 보내어 로마인들과 우호조약을 맺게 하였다.
18 유다는 그리이스인들이 다스리는 시리아 왕국이 이스라엘 민족을 노예로 삼으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심산이었다.
19 사절들은 아주 긴 여행 끝에 로마에 도착하여 원로원으로 들어 가 다음과 같이 호소하였다.
20 “우리는 마카베오라고 하는 유다와 그 형제들과 유다 나라의 온 백성이 보내서 여러분에게 왔읍니다. 우리는 여러분과 동맹을 맺고 우호조약을 맺으려고 하는 바입니다. 우리를 여러분의 동맹 우호국의 하나로 삼아 주시기 바랍니다.”
21 이 제의는 원로원 의원들의 마음에 들었다.
22 그들은 유다의 편지에 대한 답장을 보내어 유다인들로 하여금 우호동맹 관계를 맺은 문서를 남기게 하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23 “우리는 로마인과 유다인 두 민족이 바다와 육지에서 영원히 번영하기를 빈다. 두 민족에게는 전쟁이 없고 원수로서의 침략이 없을 것이다.
24 만일 로마나 그 영토에 있는 동맹국 중의 어느 하나에게라도 먼저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에
25 유다 민족은 이쪽의 요청이 있으면 동맹국으로서 기쁜 마음으로 참전해야 하며
26 적국에게 식량이나 무기나 돈이나 선박 등을 주거나 보급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로마의 결정이다. 유다 민족은 아무런 보상을 생각하지 말고 이 협정을 지켜야 한다.
27 이와 마찬가지로 만일 유다 민족에게 먼저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에 로마인들은 그쪽의 요청이 있으면 동맹국으로서 기꺼이 참전해야 한다.
28 그리고 로마인들은 유다 민족을 공격하는 적국에게 식량이나 무기나 돈이나 선박을 주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로마의 결정이다. 로마인들은 이 협정을 지킬 것이며 이 협약을 어기지 않을 것이다.
29 이것이 로마인과 유다 민족 사이에 맺은 조약문이다.
30 만일 이 조약이 발효한 후 양쪽이 여기에 무엇을 첨가하거나 삭제하려 할 때에는 양쪽의 합의하에 그렇게 할 수 있으며 그렇게 첨가하거나 삭제한 것도 조약의 효력을 갖는다.”
31 로마인들은 이 조약문에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시리아 왕 데메드리오가 당신들에게 가했다는 악행에 대해서 우리들은 벌써 그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어찌하여 그대는 우리의 우방이며 동맹국인 유다인들에게 가혹한 속박을 가했는가?
32 만일 유다인들이 그대의 잘못을 또다시 고발해 온다면 우리는 단연코 그들의 권익을 수호하기 위하여 바다에서나 육지에서나 그대와 싸울 것이다.'”

9장 - 베레아 전투
1 데메드리오왕은 니가노르가 전장에서 죽고 그 군대는 멸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바키데스와 알키모스를 다시 유다 땅으로 보내어 오른쪽 진영을 담당한 정병을 인솔하게 했다.
2 그래서 그들은 갈릴래아로 통하는 길로 진군하여 아르벨라 지방의 메살롯을 향해 진을 쳤다. 그리고 그 지방을 점령한 후 많은 사람을 살육하였다.
3 셀류싯 왕조 백 오십 이년 정월에 그들은 예루살렘을 향해 진을 쳤다가
4 보병 이만과 기병 이천을 거느리고 그 곳을 출발하여 베레아로 향하였다.
5 그 때 벌써 유다는 정예병력 삼천을 데리고 엘라사에 진을 치고 있었다.
6 그들은 적군의 수효가 많은 것을 보고 몹시 무서워하여 많은 자들이 진영을 탈출, 남은 병력은 불과 팔백 명뿐이었다.
7 싸움이 임박한 마당에 많은 병사들이 탈출한 것을 안 유다는 병력을 다시 모을 만한 시간이 없었으므로 기가 죽었다.
8 유다는 몹시 낙담되었으나 “용기를 내어라. 혹시 우리가 그들과 맞서서 싸울 수 있을지도 모르니 적을 향해 돌진하자” 하고 남은 자들을 격려하였다.
9 그러나 부하들은 유다의 생각을 돌이키려고, “그것은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우리의 목숨을아껴 두었다가 동포들과 다시 와서 싸우도록 합시다. 지금 우리는 수효가 너무나 적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0 그래도 유다는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가 적군을 보고 도망가다니 그런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 만일 우리가 죽어야 할 때가 왔다면 우리 동포를 위해서 용감하게 죽자. 우리의 명예를 더럽힐 만한 일은 조금도 남기지 말자.”
유다의 전사
11 그 때에 적군은 진지를 떠나 유다의 군대와 맞서 싸우려고 진격해 왔다. 그들의 기병대는 두 부대로 나뉘었고 투석부대와 활쏘는 부대와 특전대들이 모두 다투어 선봉을 섰다.
12 바키데스는 군대 오른쪽에 서 있었고 주력부대는 나팔을 불면서 군대 양측면에서 진격해 나왔다. 유다가 인솔하는 군대도 나팔을 불었다.
13 양쪽에서 터진 고함소리로 온 땅이 진동하였고 전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되었다.
14 유다는 바키데스와 그 군대의 주력이 진영 오른쪽에 있는 것을 보고 자기 주위에 몰려 든 용감한 군사들과 함께
15 적군의 오른쪽을 분쇄하여 아조토산까지 그들을 추격해 갔다.
16 왼쪽 진영에 있던 적군은 자기 진영의 오른쪽이 부서지는 것을 보고 공격 방향을 바꾸어 유다와 그 군대의 배후를 찔렀다.
17 전투는 격렬하게 되어 양군이 모두 많은 사상자를 냈다.
18 이 전투에서 유다가 전사하였고 그의 부하들은 도망쳤다.
유다의 장례
19 유다의 형제 요나단과 시몬은 유다의 시체를 거두어 모데인에 있는 선조들의 묘지에 묻었다.
20 온 이스라엘 사람들이 몹시 울었다. 그들은 여러 날 동안 통곡하면서 그의 죽음을 슬퍼하여,
21 “이스라엘을 구출한 영웅이 죽다니 웬일인가” 하고 울부짖었다.
22 유다의 행적과 그가 치른 전쟁과 그의 빛나는 공적과 위대한 명성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많아서 이루 다 기록할 수가 없다.
23 유다가 죽은 후 이스라엘 전 영토에서 율법을 저버린 자들이 머리를 들기 시작하였고 악을 일삼는 자들이 사방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24 게다가 때마침 큰 기근이 있어 온 나라가 그들 수중에 넘어가고 말았다.
25 바키데스는 이스라엘 민족의 반역자들을 뽑아 각 지방을 다스리게 하였다.
26 그들은 유다의 편이었던 사람을 찾아 내어 바키데스에게 데리고 갔다. 바키데스는 그들을 웃음거리로 만들어 보복하였다.
27 이렇게 하여 이스라엘은 예언자들이 자취를 감춘 후 처음 맛보는 무서운 압박을 받게 되었다.
28 그리하여 유다의 동지들이 모두 모여 요나단에게 말하였다.
29 “당신의 형 유다가 죽은 후로 유다처럼 바키데스나 우리 민족을 증오하는 자들 같은 원수들을 대항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읍니다.
30 그래서 우리는 오늘 우리의 전쟁을 완수하기 위해 유다 대신으로 당신을 뽑아 우리를 영도하는 지도자로 삼았읍니다.”
31 그 때부터 요나단은 유다 민족의 영도권을 잡고 자기 형 유다의 후계자가 되었다.
요나단과 바키데스의 전투
32 바키데스는 이 사실을 알고 요나단을 없애 버리려 하였다.
33 그러나 요나단과 그의 형 시몬, 그리고 그의 모든 동지들은 그 계획을 알고 드고아 광야로 후퇴하여 아스팔못 가에 진을 쳤다.
34 바키데스는 그 날이 안식일인 것을 알고 군대를 이끌고 요르단을 건넜다.
35 요나단은 민중을 맡아 다스리는 자기 형 요한을 동지인 나바테야 사람들에게 보내어 유다인들의 짐을 맡아 보관해 달라고 청하게 했다.
36 그런데 메드바 지방의 얌브리 사람들이 나타나 요한을 잡고, 그가 가지고 가던 물건을 모두 빼앗아 버렸다.
37 이 일이 있은 후 얌브리 사람들에게 큰 결혼식이 있었는데 요나단과 그의 형 시몬은 그들이 가나안의 한 귀족의 딸인 신부를 데리고 성대한 행렬을 지어 나다밧으로부터 오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
38 그래서 요나단 형제는 자기들의 형 요한의 죽음을 생각하고 산으로 올라 가 숨어서 길목을 지키고 있었다.
39 마침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많은 짐을 지고 가는 행렬이 눈에 들어 왔다. 그리고 신랑과 그의 친구들과 그의 형제들이 악사들과 가수들과 무장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신부 일행을 맞으러 나오고 있었다.
40 잠복해 있던 요나단 형제는 달려들어 그들을 죽여 버렸다. 적은 많은 사상자를 내고 살아 남은 자들은 산으로 도망쳐 버렸다. 거기에서 유다인들은 얌브리인의 물건을 모두 전리품으로 차지하였다.
41 그리하여 그 결혼식은 울음바다가 되었고 그들의 음악소리는 통곡소리로 변하게 되었다.
42 이렇게 요나단 형제는 자기들 형의 원수를 갚고 돌아 와 요르단강 가의 습지에 이르렀다.
43 이 소식을 들은 바키데스는 안식일을 골라 큰 군대를 거느리고 요르단강 가에 도착하였다.
44 그 때에 요나단은 부하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우리는 살기 위해 이제 힘써 싸워야 할 때가 되었다. 오늘의 형편은 어제나 그제와는 같지 않다.
45 보아라. 우리는 이러나 저러나 싸울 수밖에 없다. 우리 뒤에는 요르단강이 가로 막혔고 좌우에는 습지와 숲이 둘러 있으니 비켜 나갈 길이 없다.
46 원수의 손에서 구출해 달라고 하늘을 향하여 부르짖자.”
47 전투가 시작되자 요나단은 칼을 뽑아 들고 바키데스를 치려 했다. 그러나 바키데스는 물러서며 그의 칼을 피하였다.
48 그 때에 요나단과 그의 일행은 요르단강을 헤엄쳐 건너편으로 갔다. 그러나 적군은 요르단강을 건너서까지 그들을 추격해 오지는 않았다.
49 그 날에 바키데스군에서 죽은 사람은 천 명에 달하였다.
50 예루살렘에 돌아 온 바키데스는 예리고, 엠마오, 벳호론, 베델, 딤나다, 바라돈, 데폰 등 유다 도시들을 요새화하여 높은 성으로 쌓고 대문을 만들어 세워 빗장으로 단단히 잠갔다.
51 그리고 이스라엘 사람을 대항하여 싸울 수비병을 세워 놓았다.
52 그뿐 아니라 벳술과 게젤, 예루살렘의 요새를 더욱 견고하게 하여 거기에다가 군대를 배치하고 식량을 쌓아 놓았다.
53 그리고는 그 지방 지도자들의 아들들을 인질로 잡아다가 예루살렘 요새 안의 감옥에 감금해 놓았다.
알키모스의 죽음
54 셀류싯 왕조 백 오십 삼년 이월에 알키모스는 성소 내전의 벽을 헐라고 명령하였다. 예언자들의 업적을 없애 버리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벽을 헐기 시작했을 때에
55 알키모스가 갑자기 졸도하여 작업이 중단되었다. 그는 입이 마비되고 혀가 굳어져서 한 마디도 말할 수 없었으며, 가사에 관해서도 한 마디 지시를 내릴 수 없었다.
56 알키모스는 심한 고통 끝에 마침내 죽었다.
57 알키모스의 이와 같은 죽음을 본 바키데스는 왕에게로 돌아 가 버렸다. 그 후 이 년 동안 유다 땅은 평온하였다.
벳바시의 공략
58 율법을 저버린 자들이 모두 모여 모의를 하다가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요나단과 그 일당이 태평세월을 즐기고 있지 않소? 그러니 바키데스를 다시 모셔 옵시다. 그러면 하룻밤 사이에 저들을 모두 붙잡을 수 있을 것이오.”
59 이렇게 모의를 하고 그들은 바키데스에게 가서 일을 의논하였다.
60 바키데스는 대군을 이끌고 떠나면서 유다에 있는 자기의 모든 동맹원들에게 비밀편지를 보내어 요나단과 그의 부하들을 잡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그들의 계획이 탄로되어 일은 실패로 끝났다.
61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흉악한 음모의 주동자들이었던 유다 사람 약 오십 명을 잡아 죽였다.
62 그리고 요나단과 시몬은 그 부하들과 함께 광야에 있는 벳바시로 물러가 전에 파괴된 곳을 수축하고 그 곳을 견고하게 만들었다.
63 바키데스는 이것을 알고 유다 지방에 있는 자기 편에 호응을 청하고는 전 군대를 소집,
64 진군하여 벳바시를 향해 진을 쳤다. 성을 공격하는 기구를 만들고 여러 날 성을 공격하였다.
65 요나단은 자기 형 시몬을 그 성에 남겨 놓고 얼마 안 되는 병력을 이끌고 시골로 떠났다.
66 그는 천막생활을 하고 있는 오도메라와 그 형제들 그리고 바시론 가문의 사람들을 굴복시켰다. 그들도 요나단의 군대에 합세하여 쳐올라 가기 시작했다.
67 한편 시몬과 그의 군대는 성에서 나와 성을 공략하는 적군의 기구를 불살라 버렸다.
68 이렇게 양면에서 바키데스를 공격하였기 때문에 그의 작전과 공격은 수포로 돌아 가 바키데스는 대패하여 큰 곤경에 빠지게 되었다.
69 그래서 바키데스는 유다 사람들을 치자고 권유했던 악한들에게 크게 화를 내어 그들을 많이 죽이고 자기 나라로 돌아 갈 결심을 하였다.
70 이 사실을 안 요나단은 사신을 보내어 바키데스에게 화평을 맺고 포로를 돌려 보내 달라고 했다.
71 바키데스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그대로 하였다. 그리고 자기가 살아 있는 한 요나단에게 절대로 해악을 끼치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72 전에 유다 땅에서 잡아 온 포로들을 놓아 주었다. 그 후에 바키데스는 자기 땅으로 돌아 가 다시는 유다인들의 땅에 발을 들여 놓지 않았다.
73 이스라엘에 다시는 전쟁이 없었으며 요나단은 미그맛에 자리를 잡고 백성을 다스리며 이스라엘 민족 반역자들을 모두 없애 버렸다.

외경 - 마카베오상(1Maccabeus) 4-6장

4장 - 엠마오 전투
1 고르기아는 보병 오천과 정예기병 일천을 거느리고 야음을 타서 밤중에 출발하여
2 유다인의 진지를 기습하려 했다. 몇 사람이 요새에서 나와 고르기아를 안내했다.
3 이 소식을 들은 유다는 친히 자기 병사들을 거느리고 엠마오에 있던 왕군을 치려고 나갔다.
4 그 때에 적군들은 아직도 진지를 떠나서 흩어져 있었다.
5 고르기아는 밤중에 유다의 진지에 도달하여 그 곳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이놈들이 우리를 피해 도망쳤구나” 하고 말하며 산 속으로 그들을 찾아 나섰다.
6 날이 샐 무렵 유다는 군사 삼천을 거느리고 평야에 나타났다. 그러나 그들이 갖춘 갑옷과 칼이 충분하지 못했다.
7 그들이 본 이방군대는 단단히 무장을 갖춘 강력한 군대였을 뿐 아니라 기병대의 호위를 받고 있었으며 역전의 용사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8 이것을 본 유다는 자기 부하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적군의 수효를 두려워 말고 그들의 공격을 무서워하지 말아라.
9 파라오가 군대를 몰고 우리 조상들을 추격했을 때 우리 조상들이 홍해에서 어떻게 구출되었던가를 생각해 보아라.
10 이제 우리는 하늘에 호소하자. 그러면 하늘은 우리를 불쌍히 여기실 것이고 우리들과 맺은 계약을 상기하실 것이며, 우리 앞에 있는 저 적군을 오늘 무찔러 주실 것이다.
11 이제 모든 이방인들이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고 살려 주시는 분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12 적군은 자기네 쪽으로 진격해 오는 유다군을 멀리서 보고
13 교전하려고 진지에서 나왔다. 한편 유다의 부하들도 나팔을 불고
14 교전하였다. 그 결과 이방인들이 패배를 당하여 평야 쪽으로 도망쳐 갔다.
15 적의 후위부대는 전부 칼에 맞아 쓰러지고 유다군은 게젤과 에돔의 아조토와 얌니아까지 추격하여 적군 삼천 명을 죽였다.
16 유다는 군대를 이끌고 적을 추격하다가 돌아 와서
17 백성들에게 일렀다. “전리품을 탐내지 마시오. 우리는 앞으로 더 싸워야 합니다.
18 고르기아와 그의 군대가 바로 우리 가까이 저 산 속에 있읍니다. 적을 경계하여 정신을 차리고 그들을 무찌르시오. 그리고 난 다음에 마음대로 전리품을 차지하시오.”
19 유다가 이 말을 하고 있을 때에 산봉우리에서 적군 몇 명이 이 쪽을 살피고 있었다.
20 그러나 적군은 자기네 진지에서 여전히 솟아 오르고 있는 연기를 보고 자기네 진지가 불타 버렸으며 자기편들은 도망쳐 버렸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21 그들은 사태를 파악하고 새파랗게 질렸다. 게다가 유다의 군대가 평야에서 공격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을 보고는
22 불레셋 땅으로 모두 도망쳤다.
23 유다는 다시 돌아가서 적진을 약탈하여 많은 금과 은과 보라색 천과 주홍색 천과 보물들을 거두었다
24 유다인들은 자기 진영으로 돌아 오면서 하늘을 향하여 찬미부르며 “하느님은 선하시고 그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하고 찬양하였다.
25 그 날 이스라엘 백성들은 큰 승리를 거두었다.
리시아와의 싸움
26 살아 도망 간 적군들은 리시아에게 돌아 가서 그 동안의 일을 보고했다.
27 리시아는 이스라엘에서 자기가 계획한 여러 가지 일이 제대로 되지 않고 왕명을 받들 수 없게 되었음을 알고, 충격을 받아 낙담하였다.
28 그 다음해에 리시아는 정예부대 육만과 기병 오천을 모아 이스라엘 사람들과 싸우려 했다.
29 리시아의 군대는 에돔으로 들어 와서 벳술에 진을 쳤다. 이에 대항하여 유다는 군대 일만을 거느리고 맞섰다.
30 적군이 강대한 것을 보고 유다는 이렇게 기도하였다.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는 주님, 찬미받으소서. 당신은 종 다윗의 손을 빌어 거인의 공격을 물리치셨으며, 사울의 아들 요나단과 그의 시종의 손에 불레셋 군대를 넘겨 주셨읍니다.
31 이와 같이 저 적군을 당신 백성 이스라엘의 손안에 넘기시고, 그 보병과 기병에게 치욕을 안겨 주소서.
32 저들을 공포 속에 몰아 넣으시고 스스로 강하다고 믿고 있는 저들의 콧대를 꺾으시고 파멸을 당하여 떨게 해 주소서.
33 당신을 사랑하는 우리들이 한칼로 저들을 쳐부수게 하소서. 당신의 이름을 아는 모든 이로 하여금 당신을 찬미하여 노래부르게 하소서.”
34 이렇게 기도를 드리고 유다는 적과 교전하여 백병전을 벌인 끝에 리시아군을 오천 명이나 죽였다.
35 리시아의 군대는 무너지고, 생사를 무릅쓰고 용감하게 싸울 태세를 갖춘 유다군의 사기는 점점 올라 갔다. 이것을 본 리시아는 안티오키아로 퇴각, 전보다 더 큰 군대를 조직하여 유다를 다시 치려고 용병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성전 정화와 재봉헌
36 유다와 그의 형제들은, “이제 적을 다 무찔렀으니 올라 가서 성소를 정화하여 다시 봉헌합시다” 하고 말했다.
37 그리하여 전군이 집합하여 시온산으로 올라 갔다.
38 올라 가 보니 성소는 황폐해있고 제단은 더럽혀졌으며 성전 문들은 타 버렸고 성전 뜰에는 마치 숲이나 산같이 잡초가 우거져 있었으며 사제들의 방은 산산이 부서져 있었다.
39 그들은 옷을 찢고 머리 위에 재를 뿌리고 크게 통곡하며
40 땅에 엎드렸다. 그리고 나팔소리를 신호로 하늘을 쳐다보며 크게 부르짖었다.
41 한편 유다는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려 요새 안에 있는 적군을 공격하게 하고 자신은 성소를 정화하였다.
42 유다는 율법에 충실하고 흠이 없는 사제를 뽑아
43 그들에게 성소를 정화하게 하고 더럽혀진 돌들을 부정한 곳으로 치우게 했다.
44 그들은 더럽혀진 번제제단을 어떻게 할까 의논한 끝에
45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이방인들에게 더럽혀진 제단이 자기들의 치욕거리로 남지 않도록 헐어 버리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 제단을 헐어 버리고
46 그 돌들은 예언자가 나타나 그 처리방법을 지시할 때까지 성전 산 적당한 곳에 쌓아 두었다.
47 그 다음 그들은 율법대로 자연석을 가져다가 전의 제단과 같은 제단을 새로 쌓았다.
48 그들은 성소와 성전의 내부를 수리하고 성전 뜰을 정화했다.
49 새로 거룩한 기물을 만들고 등경과 분향제단과 상을 성소 안에 들여다 놓았다.
50 그리고 나서 제단에서 향을 피우고 등경의 등에 불을 붙였다. 등불이 성소 안을 환하게 비추었다.
51 또 상에 빵을 얹어 놓고 휘장을 쳤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 성소 꾸미는 일을 모두 끝마쳤다.
52 백 사십 팔년 기슬레우월 즉 구월 이십 오일 이른 아침에 그들은 일찍 일어나서
53 율법대로 새로 만든 번제제단에 희생제물을 바쳤다.
54 이방인들이 그 제단을 더럽혔던 바로 그 날과 그 때에 그들은 노래와 비파와 퉁소와 꽹과리로 연주를 하며 그 제단을 다시 바쳤다.
55 모든 백성은 땅에 엎드려 그들에게 성공을 가져다 주신 하늘을 경배하며 찬양하였다.
56 제단봉헌 축제는 팔 일 동안 계속되었는데, 그들은 기쁜 마음으로 번제물을 바치고 구원의 제물과 감사의 제물을 드렸다.
57 그들은 성전의 정면을 금으로 만든 왕관과 방패로 장식하고 사제들의 방을 수리하여 문을 달았다.
58 이방인들이 주고 간 치욕의 흔적이 가셔졌기 때문에 사람들은 크게 기뻐하였다.
59 유다와 그의 형제들과 이스라엘의 온 회중들은 매년 기슬레우월 이십 오일부터 팔 일간 기쁜 마음으로 제단봉헌 축일을 지키기로 정하였다.
60 그 때 그들은 시온산 주위에 높은 성벽을 쌓고 든든한 망대를 세워 이방인들이 전에 한 것처럼 그 거룩한 산을 짓밟지 못하게 하였다.
61 유다는 또 시온산을 지키기 위해 그 곳에 수비대를 배치하고 백성들을 에돔 쪽으로부터 지키는 요새를 마련해 주기 위해 벳술 진지를 강화하였다.

5장 - 인근 적들과의 싸움
1 그 주변 이방인들은 유다인들이 제단을 다시 쌓고 성소를 복구하여 전과 같이 만들어 놓았다는 소식을 듣고 몹시 노하였다.
2 그래서 자기네들과 함께 살고 있던 야곱의 후손들을 멸망시키기로 작정하고 유다인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3 유다는 이스라엘을 괴롭혀 오던 에사오의 자손들을 에돔의 아크라바테네에서 공격하여 큰 타격을 주고 굴복시킨 다음 많은 전리품을 빼앗았다.
4 그리고 전에 길목에 숨어 있다가 지나가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방해하고 잡아 가기도 했던 바이얀 자손들의 악한 짓을 생각하고 유다는
5 그들을 여러 망대 속으로 몰아 넣은 다음 공격하였다. 유다는 그들을 완전히 없애 버리기로 맹세하고 망대에 불을 질러서 망대 속에 있던 사람을 모두 태워 죽였다.
6 그는 암몬 사람들에게로 건너 가 거기에 강한 군대와 수많은 민중이 집결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의 사령관은 디모테오였다.
7 유다는 그들과 여러 번 싸워 그들을 쳐부수고
8 야젤과 그 부락들을 점령한 다음 유다 나라로 돌아 왔다.
갈릴래아의 유다인 구출
9 길르앗의 이방인들은 자기들 영토 안에 사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없애 버리려고 집결하였다. 그러자 이스라엘 사람들은 다데마 요새로 피신하여
10 유다와 그의 형제들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써 보냈다. “우리 주위의 이방인들이 합세하여 우리를 없애 버리려 하고 있읍니다.
11 그들은 우리가 피신하여 있는 이 요새를 점령하려고 공격준비를 하고 있읍니다. 적군의 사령관은 디모테오입니다.
12 빨리 와서 우리를 구해 주십시오. 우리는 벌써 많은 사람을 잃었읍니다.
13 튜비에 살던 우리 동포들은 모조리 학살을 당하였읍니다. 이방인들은 그들의 처자들을 잡아 가고 그들의 재산을 빼앗고 우리 동족 약 천 명을 죽였읍니다.”
14 유다와 그의 형제들이 이 편지를 읽고 있을 때 갈릴래아에서 또 전령들이 도착하였다. 그들은 다 떨어진 옷을 입고 있었는데, 전하는 말이
15 프톨레매오와 띠로와 시돈에 사는 주민들과 갈릴래아에 사는 전 이방인들이 합세하여 그들을 멸망시키려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16 유다는 백성과 함께 이 소식을 듣고 큰 회의를 소집하여 적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는 불행한 동포들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의논하였다.
17 유다가 그의 형 시몬에게 말하였다. “형님은 부하를 골라 갈릴래아로 가서 거기 있는 동포를 구해 내십시오. 나는 동생 요나단과 함께 길르앗으로 가겠읍니다.”
18 유다는 즈가리야의 아들 요셉과 민중의 지도자인 아자리야에게 나머지 군대를 맡겨서 유다 나라의 수비를 당부하며 이렇게 명령하였다.
19 “이 백성을 지켜라. 그러나 우리가 돌아 올 때까지 이방인들에게 싸움은 걸지 말아라.”
20 갈릴래아로 가는 시몬에게는 병력 삼천이 배당되고 길르앗으로 가는 유다에게는 병력 팔천이 배당되었다.
21 시몬은 갈릴래아로 가서 이방인들과 여러 차례 싸워 그들을 무찌르고
22 그들을 프톨레매오 성문까지 추격해 갔다. 이 전투에서 이방인들 약 삼천 명을 죽이고 그들에게서 많은 전리품을 빼앗았다.
23 시몬은 갈릴래아와 아르바타에 살고 있던 유다인들을 구출하여 크게 기뻐하면서 유다로 돌아 왔다. 유다인들은 그들의 처자들은 물론 재산까지도 남김없이 건져 가지고 왔다.
길르앗의 유다인 구출
24 유다 마카베오와 그의 동생 요나단은 요르단강을 건너서 사흘 동안 광야를 진군하여
25 나바테야 사람 몇을 만났다. 그들은 유다의 군대를 평화롭게 맞이하면서 길르앗에 있는 유다인들이 당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26 많은 유다인들이 큰 요새도시인 보스라와 보소르, 알레마, 가스포, 마케드, 카르나임에 갇혀 있다는 것이었다.
27 길르앗의 다른 도시들에도 일부 유다인들이 잡혀 있다고 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적들은 요새들을 공격하여 점령한 후 거기에 있는 사람들을 그 날로 없애 버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었다.
28 유다는 이 말을 듣고 갑자기 진격방향을 바꿔 광야를 가로질러 보스라로 진군, 그 도시를 점령하였다. 거기에서 그는 남자들을 모조리 칼로 베어 죽이고 재산을 모두 노획한 다음 도시를 불살라 버렸다.
29 그리고 나서 유다는 밤에 군대를 이끌고 다데마의 요새 쪽으로 진군해 나아갔다.
30 아침이 되자 유다군은 무수한 적군이 그 요새를 점령하려고 사다리와 그 외의 여러 기구를 걸고 요새 안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을 보았다.
31 유다는 싸움이 이미 시작되어, 나팔소리와 큰 고함소리에 섞여 전쟁의 소음이 하늘을 찌르는 듯하는 것을 보고
32 부하 군인들에게 “오늘 우리 동포를 위해 싸워라” 하고 격려하였다.
33 유다의 군대는 세 분대로 나뉘어 나팔을 불고 큰 소리로 기도를 올리면서 적의 후면으로 진격해 갔다.
34 디모테오군은 마카베오가 쳐들어 오는 것을 알고 도망쳐 버렸다. 마카베오는 그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그 날 적군 약 팔천 명을 죽였다.
35 유다는 군대를 돌려 알레마를 공격, 점령하고 그 곳 남자들을 모두 죽였다. 그리고 그 도시를 털고 불태워 버렸다.
36 거기에서 유다는 진군을 계속하여 가스포와 마케드와 보소르와 그 밖에 길르앗에 있는 여러 도시들을 점령하였다.
37 일이 이렇게 되자 디모테오는 새로 군대를 조직하여 라폰 맞은편 강 건너에 진을 쳤다.
38 유다는 정탐꾼을 보내어 적진을 살피게 하였는데 그들은 돌아 와서 이렇게 보고하였다. “우리 주위의 모든 이방인들이 디모테오와 합세하여 대단히 큰 군대를 만들었읍니다.
39 아랍인까지도 용병으로 써 강 건너에 진을 치고 당신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읍니다.” 유다는 이 말을 듣고 그들과 응전하러 나아갔다.
40 유다와 그의 군대가 강가로 접근하고 있을 때 디모테오는 부하 장교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만일 다가 먼저 우리 쪽으로 건너 오면 우리는 그를 당해 낼 수가 없을 것이고, 우리는 틀림없이 질 것이다.
41 그러나 만일 유다가 겁을 먹고 강 건너 저편에 진을 치면 우리가 그리로 건너 가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42 유다는 강가에 이르러 행정관인 유다의 율법학자들을 그 곳에 배치하고, “여기에다 아무도 진을 치지 못하게 하여라. 전원이 나가서 싸워야 한다” 라고 명령하였다.
43 그리고 유다는 선두에 서서 적진을 향하여 강을 건넜고 그의 모든 부하가 뒤따랐다. 이방인들은 유다의 군대 앞에서 패망하여 무기를 내던지고 카르나임에 있는 성전 경내로 도망쳐 갔다.
44 유다의 군대는 그 도시를 점령하고 성전과 성전 경내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불태워 버렸다. 이렇게 해서 카르나임은 유다에게 굴복하고 적은 그 이상 더 유다에게 저항할 수가 없었다.
45 유다는 길르앗에 있던 이스라엘 사람들을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모았다. 그들은 처자를 이끌고 재산을 거두어 큰 집단을 이루어 가지고 유다를 따라 유다의 땅으로 향하였다.
46 도중에 그들은 큰 요새도시인 에브론에 도착하였다. 그 도시를 지나가려면 왼쪽으로도 오른쪽으로도 돌아 가는 길이 없었기 때문에 한가운데를 뚫고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
47 그런데 그 도시의 주민들은 길을 막아 그들을 받아 들이지 않고 성문들을 돌로 막아 버렸다.
48 유다는 그들에게 친선사절을 보내어 말을 전하였다. “우리는 우리 땅으로 가기 위하여 그대들의 땅을 통과하려 한다. 조금도 그대들을 해칠 생각은 없고 다만 지나가려는 것뿐이다.” 그러나 그들은 끝내 성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49 유다는 전군에 명령을 내려 각자 있는 곳에서 진을 치라고 하였다.
50 모든 군인들은 진을 치고 그 날 하루 낮과 밤을 꼬바기 공격하여 도시를 손아귀에 넣었다.
51 유다는 그 도시의 모든 남자를 칼로 쳐죽이고, 도시를 털어 쑥밭을 만든 다음 시체들을 밟으며 그 곳을 통과하였다.
52 유다의 군대는 요르단강을 건너 벳산 앞 큰 평야에 이르렀다.
53 유다는 줄곧 낙오자들을 모으고 백성을 격려하여 마침내 유다 땅에 이르렀고
54 그들은 기쁨에 넘쳐 시온산으로 올라 가 번제를 드렸다. 한 사람도 목숨을 잃지 않고 안전하게 돌아 온 것을 감사하는 제사를 드린 것이다.
요셉과 아자리야의 패망
55 유다와 요나단이 길르앗 땅에 있고 유다의 형 시몬이 프톨레매오 맞은편 갈릴래아에 있을 때에
56 즈가리야의 아들인 요셉과 그와 함께 군대를 지휘하던 아자리야는 마카베오 형제들의 용감한 행동과 전공에 대한 소문을 듣고
57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도 나가서 우리 주위에 있는 이방인들과 싸워 이름을 떨칩시다.”
58 그들은 휘하군대에게 명령을 내리고 얌니아로 진군해 갔다.
59 그러나 고르기아와 그의 부하들이 도시에서 나와 그들을 맞아 싸웠다.
60 그 결과 요셉과 아자리야는 패배하여 유다 땅 경계까지 쫓기게 되었고 그 날 하루 동안에 이스라엘 사람 약 이천 명이 죽었다.
61 이토록 크게 패배한 것은 그들이 유다와 그의 형제들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들이 큰 공을 세우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62 그러나 그들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임무를 맡기신 가문의 출신이 아니었던 것이다.
63 한편 유다와 그의 형제들은 온 이스라엘과 모든 이방인들 사이에서 그들의 이름이 알려진 곳 어디에서나 큰 명성을 떨쳤다.
64 그리고 사람들은 그들을 찬양하면서 그들에게 몰려들었다.
65 유다와 그의 형제들은 나아가 남쪽 땅에 사는 에사오의 자손들을 공격하여 헤브론과 그 주변 마을들을 점령하고 요새들을 부수며 주위의 망대들을 불살라 버렸다.
66 그리고 나서 불레셋 땅으로 진격하여 마리사를 지났다.
67 그 때에 명성을 얻으려고 무모하게 싸우러 나갔던 사제 몇 사람이 전사했다.
68 유다는 불레셋 땅 아조토로 향하였다. 거기에서 유다는 그들의 제단을 헐어 버리고 그들이 섬기는 조각우상들을 불태워 버렸다. 그리고 그들의 여러 도시에서 재물을 약탈해 가지고 유다 땅으로 돌아 왔다.

6장 -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죽음
1 안티오쿠스는 내륙의 여러 지방을 돌아 다니다가 페르샤의 엘리마이스라는 도시가 금과 은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라는 말을 들었다.
2 그 도시의 신전에는 재물이 무척 많았고, 특히 마케도니아 왕 필립보의 아들로서 그리이스의 첫째 왕이 되었던 알렉산더가 이 도시에 남겨 놓은 금투구와 갑옷과 무기들이 그 성전 안에 있었다.
3 안티오쿠스는 그 도시로 가서 그 곳을 점령하고 재물을 약탈하려 했지만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 도시 사람들이 그의 계획을 미리 알고
4 그와 맞서 싸워 왕을 쫓아 버렸기 때문이었다. 왕은 비통에 잠겨 그 곳을 떠나 바빌론으로 도망쳐 갔다.
5 안티오쿠스가 페르샤에 있는 동안, 전령이 와서 다음과 같이 보고하였다. 즉, 유다 나라에 진격했던 군대가 패배하였다는 것,
6 대군을 이끌고 먼저 진격했던 리시아가 유다인들에게 참패를 당했다는 것, 유다인들은 아군을 무찌르고 빼앗은 무기와 포로와 많은 전리품으로 강력하게 되어 있다는 것과
7 유다인들은 안티오쿠스가 예루살렘 제단 위에 세웠던 가증스런 우상을 부수어 버리고 그 대신 그 성전 주위에 전과 같이 높은 성벽을 둘러 쌓았으며 왕이 세웠던 도시 벳술에도 높은 성곽을 쌓았다는 것이었다.
8 안티오쿠스왕은 이 보고를 듣자 매우 놀라 큰 충격을 받고 속이 상한 끝에 병상에 눕게 되었다. 모든 일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9 그는 겹치고 겹친 슬픔으로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있다가 마침내 죽음이 가까이 온 것을 느꼈다.
10 그래서 그는 모든 친구들을 곁에 불러 놓고 이렇게 말하였다. “내 눈에서는 잠이 사라져 갔으며 근심걱정으로 마음이 아프다.
11 처음에 나는 이렇게 생각했었다. '권좌에 있을 때에 나는 좋은 사람이었고,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했다. 나에게 이렇게 큰 고통과 슬픔이 닥치다니 어찌 된 일이냐?'
12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예루살렘에서 몹쓸 짓을 했구나. 거기에 있는 금은기물을 모두 빼앗았고 까닭도 없이 유다의 주민들을 몰살하려고 군대를 보냈었다.
13 바로 이 때문에 내가 지금 이 재난을 당하는구나. 아! 나는 큰 슬픔을 안고 이국땅에서 죽어 간다.”
14 그리고 그는 친구들 중의 한 사람인 필립보를 옆에 불러, 그에게 온 왕국의 통치를 맡겼다.
15 자기의 왕관과 옷과 반지를 그에게 주고 왕자 안티오쿠스를 맡기며 잘 교육하고 잘 길러 왕이 되도록 해 달라고 했다.
16 이렇게 하여 백 사십 구년에 안티오쿠스왕은 그 땅에서 죽었다.
17 리시아는 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어렸을 때부터 길러 온 왕자 안티오쿠스를 왕위에 앉히고 그 이름을 유파톨이라 불렀다.
예루살렘 요새 포위
18 한편 예루살렘 요새 안에 있던 자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성소 주위에 몰아 넣고 기회만 있으면 그들에게 해를 끼쳐 못살게 굴며 이방인들의 세력을 돋구어 주었다.
19 유다는 이들을 전멸시켜야겠다고 결심하고 온 백성을 불러 모아 공격할 채비를 하였다.
20 이렇게 집합하여 예루살렘 요새를 포위한 것은 백 오십년의 일이었다. 그들은 투석대와 성을 공략하는 기구를 만들었다.
21 그런데 성에 갇혔던 자들의 일부가 포위망을 뚫고 나가 이스라엘의 다른 반역자들과 합류하여
22 왕에게로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언제 정의의 칼을 뽑아 우리 형제들의 원수를 갚아 주시겠읍니까?
23 우리는 기꺼운 마음으로 폐하의 부왕을 섬겨 왔읍니다. 그분의 말씀대로 행하였고 그분의 칙령에 복종하였읍니다.
24 우리는 우리 동족의 원수까지 되었고 그들은 우리들을 닥치는 대로 죽여 버리고 우리 재산을 강탈했읍니다.
25 그들은 우리에게 손을 뻗쳤을 뿐 아니라 전 영토를 짓밟고 있읍니다.
26 자, 보십시오. 오늘도 그들은 예루살렘 요새를 점령하려고 진을 치고 있지 않습니까? 그뿐 아니라 성소와 벳술을 요새로 만들지 않았읍니까?
27 폐하께서 서둘러 그들을 먼저 치지 않으신다면 그들은 말씀드린 것보다 더 흉악한 짓을 할 것이며 그 때에는 폐하께서도 그들을 당해 낼 길이 없을 것입니다.”
벳즈가리야의 전투
28 이 말을 듣고 왕은 몹시 노하여 자기 친구인 보병 사령관들과 기병대장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29 다른 나라와 섬나라에서도 용병들을 모집해 왔다.
30 그 군대는 보병 십만, 기병 이만, 전쟁훈련을 받은 코끼리가 삼십 이 마리였다.
31 그들은 에돔을 지나서 벳술에 진을 치고 성을 공략하는 기구를 만들어 여러 날 동안 싸웠다. 그러나 유다의 군대 역시 성을 나와 기구들을 불사르며 용감하게 싸웠다.
32 유다는 그 요새를 떠나 벳즈가리야에 진을 치고 왕의 군대와 맞섰다.
33 왕은 아침 일찍이 일어나 군대를 이끌고 급히 벳즈가리야를 향해 돌진했다. 거기에서 그의 군대는 전투태세를 갖추고 나팔을 불었다.
34 그들은 코끼리를 잘 싸우게 하려고 포도즙과 오디의 붉은 즙을 눈앞에 보여 자극시켜 가지고 네모꼴 진지 사이에 배치하였다.
35 그리고 쇠사슬 갑옷에 구리 투구를 쓴 보병 천 명과 정예기병 오백 명이 매 코끼리마다 배치되었다.
36 코끼리가 어디를 가든지 그 기병들이 미리 거기에 가 있었고 코끼리가 움직이면 함께 따라 움직여서 코끼리를 떠나는 일이 없었다.
37 코끼리 등에는 방비책으로 단단한 나무탑을 얹고 그것을 띠로 코끼리 배에다 묶어 놓았다. 그 탑 속에는 코끼리를 모는 사람 이외에 코끼리를 타고 싸움을 하는 병사가 셋씩 타고 있었다.
38 왕은 나머지 기병들을 자기 군대의 양측면에 배치하여 네모꼴 진지들을 보호하게 하는 한편 적으로 하여금 두려워하게 하였다.
39 마침 태양이 금과 구리로 만든 방패들을 비추어 그 번쩍이는 빛으로 주위의 산들이 마치 불타 오르는 횃불과 같아 보였다.
40 왕의 군대 일부는 산등성이에, 또 일부는 얕은 평지에 배치되어 보무당당하고 질서있게 전진하였다.
41 수많은 군사들의 고함소리와 행진하는 소리, 그리고 무기가 서로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떨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 군대는 실로 막강했다.
42 그러나 유다는 군대를 거느리고 이들을 맞아 싸워 왕의 군대 육백 명을 쓰러뜨렸다.
43 아와란이라고도 불리던 엘르아잘은 적의 코끼리 중에서 월등히 큰 코끼리를 보았다. 그런데 그 코끼리의 무장이 굉장하였으므로 틀림없이 그 코끼리에 왕이 타고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44 그는 동포를 구하고 용명을 영원히 남기기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기로 하였다.
45 그는 적의 네모꼴 진지 한가운데로 뛰어 들어 가서 그 코끼리에게 용감하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좌충우돌 적병을 치자 적병들은 양쪽으로 갈라져 물러섰다.
46 엘르아잘은 그 코끼리 밑으로 뛰어 들어 가서 칼로 배를 찔러 죽였다. 그러나 코끼리가 쓰러지는 바람에 그도 깔려서 그 자리에서 죽었다.
47 유다인들은 왕의 군대가 강력하고 그 사기가 높은 것을 보고 퇴각하였다.
48 왕의 군대 일부는 유다인들을 치려고 예루살렘으로 올라 갔고 왕 자신은 유다 지방과 시온산을 향해 진을 쳤다.
49 한편 벳술 사람들은 마침 그 해가 그 고장의 안식년이어서 농사를 짓지 못했으므로 양식이 떨어져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그들은 그 도시를 버리고 물러나왔다. 왕은 벳술 사람들에게 화평을 제의했다.
50 왕은 벳술을 점령하고 그 도시를 지키기 위하여 수비대를 배치했다.
51 그리고 오랫동안 성소를 포위하여 투석대와 성을 공략하는 여러 가지 기구를 장치하고 분화기와 투석기, 그리고 활과 돌을 투사하는 기계로 공격했다.
52 유다인들도 성을 공략하는 기구를 만들어, 그들을 대항하여 오랫동안 싸웠다.
53 그런데 그해는 안식년인데다가 이방인들 사이에서 살다가 유다로 돌아 온 동포들이 남은 식량을 다 먹어 버렸기 때문에 식량이 떨어졌다.
54 그 기근을 참을 길이 없어 모두가 자기 집으로 흩어져 갔고 성소에 남은 사람은 얼마되지 않았다.
강화조약
55 안티오쿠스왕 임종 때 왕으로부터 왕자 안티오쿠스를 잘 길러 왕으로 세워 달라는 부탁을 받았던 필립보가
56 왕과 함께 원정갔던 군대를 이끌고 페르샤와 메대로부터 돌아 와 정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는 말이 리시아의 귀에 들어 갔다.
57 리시아는 다급해져서 철군하기로 결심하고 왕과 군대의 지휘관들과 병사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날이 갈수록 약해지고 식량마저 떨어져 가고 있읍니다. 게다가 우리가 맞서고 있는 적은 대단히 강합니다. 한편 우리에게는 본국의 사태를 수습할 의무도 있읍니다.
58 그러므로 적군과 악수하고 적군뿐 아니라 그들의 온 민족과 화목하게 지냅시다.
59 저들에게 자유를 주어서 전과 같이 자기네 율법을 따라서 살 수 있게 해 줍시다. 우리가 그들의 율법을 폐지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노여움을 샀고 따라서 이 모든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60 이 제안은 왕과 지휘관의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왕은 유다인들에게 사람을 보내어 화평을 제의했고 유다인들은 그 제의를 받아 들였다.
61 왕과 지휘관들이 강화조건을 지키겠다고 맹세했으므로 유다인들은 그 요새를 비우고 나왔다.
62 그러나 왕은 시온산으로 들어 가 그 곳에 있는 견고한 요새를 보고는 자기가 맹세한 약속을 깨뜨리고 그 시온산 성을 무찌르라고 명령하였다. 그리고
63 그는 급히 그 곳을 떠나 안티오키아로 돌아 왔다. 그는 필립보가 그 도시를 장악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그와 싸워 실력으로 그 도시를 점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