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7/2009

외경 - 마카베오하(2Maccabeus) 1-3장

1장
에집트에 있는 유다인들에게 보내는 첫째 편지
1 예루살렘과 유다 땅에 사는 유다인들이 에집트에 사는 유다인 동포들에게 인사드리며 여러분이 진정한 평화를 누리시기를 빕니다.
2 또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축복하시고 당신의 충실한 종들인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더불어 맺으신 계약을 기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3 그리고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을 경배하고 큰 마음으로 기꺼이 하느님의 뜻을 이룰 수 있는 의욕을 주시도록 기원합니다.
4 또한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 주셔서 여러분이 하느님의 법과 계명을 받아 들이게 해 주시고 평화를 내려 주시기를 빕니다.
5 그뿐 아니라 여러분의 기도를 들어 주시고, 여러분을 받아 주시고, 여러분이 역경에 처해 있을 때 여러분을 버리시지 말도록 기원합니다.
6 우리는 지금 이 시각에도 여기서 여러분을 위해서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7 백 육십 구년 데메드리오왕 때에 우리 유다인들이 여러분께 드린 편지 내용과 같이 야손과 그의 일당들이 우리의 거룩한 땅과 왕국에 대해서 반란을 일으켜 우리가 여러 해 동안 환란과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8 그들은 성전문을 불사르고 무고한 사람들의 피를 흘리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 때 우리는 주님께 기도를 드렸고 주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희생제물과 고운 밀가루를 바치고 성전을 등불로 밝히고 제단에 떡을 드렸습니다.
9 이 일을 생각하여 이제 우리는 여러분께 기슬레우월에 초막절을 지키시도록 권고하고 싶습니다. 백 팔십 팔년.
둘째 편지
10 ○예루살렘과 유다의 온 주민들과 원로원 의원들과 함께 나 유다가 이 편지를 씁니다.
프톨레매오왕의 스승이며 거룩한 사제직을 맡은 가문의 한 사람인 아리스토불로님과 에집트에 있는 유다인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건강을 빕니다.
11 우리가 왕과 대항해서 싸우는 동안 여러 번 큰 위험으로부터 구해 주신 하느님께 크게 감사드립니다.
12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을 침범한 자들을 몰아 내 주신 분은 바로 그분입니다.
13 그들의 수령이 아무도 대적할 수 없을 듯이 보이는 큰 군대를 이끌고 페르샤에 도착했을 때 그 군대는 나네아 여신의 신전에서 산산조각이 나 버렸습니다. 나네아 신전의 사제들이 꾸민 계교로 그렇게 되었던 것입니다.
14 안티오쿠스왕은 그 여신과 결혼한다는 구실하에 자기 친구들을 데리고 그 곳으로 왔었습니다. 사실은 지참금이라는 명목으로 그 신전의 많은 보화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려는 속셈이었습니다.
15 나네아 사제들이 그 보화를 진열해 놓자 안티오쿠스는 소수 부하들을 데리고 신전 경내로 들어 왔습니다. 그러나 안티오쿠스가 신전 안으로 들어 오자마자 사제들은 신전문을 닫아 걸었습니다.
16 그리고는 천장에 뚫어 놓은 비밀문을 열고 그 문으로 왕과 그의 일행에게 벼락처럼 돌을 내리던져서 모두 쓰러뜨렸습니다. 그 다음 그들의 몸을 갈기갈기 찢고 목을 잘라서 신전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내던졌습니다.
17 이와 같이 하느님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악한 무리에게 벌을 주신 하느님, 영원히 찬미받으소서!
18 우리는 기슬레우월 이십 오일에 성전 정결예식을 거행하려고 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에게 이 사실을 알려서 여러분도 초막절과 성화의 축제를 지내게 해 드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성화로 말하면 느헤미야가 성전과 제단을 재건하고 희생제물을 드렸을 때 나타난 불입니다.
19 우리 조상들이 페르샤로 끌려 갔을 때에 당시의 독실한 사제들이 제단에서 불을 가져다가 마른 우물 속에 깊숙히 감추어 두어 아무도 그것을 알아 내지 못하게 덮어 두었습니다.
20 여러 해 후에 하느님께서 뜻하시는 때가 되어 느헤미야가 페르샤 왕의 임명을 받고 유다 나라에 파견되었는데, 그는 그 불을 감추어 두었던 사제들의 후손들을 보내서 그 불을 찾게 했습니다. 그들이 가 보았더니 흙탕물만 있고 불은 없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보고를 들은 느헤미야는 흙탕물을 길어 오라고 명령하였습니다.
21 희생제물로 드릴 것을 제단에 올려 놓은 후에 느헤미야는 사제들에게 나무와 그 위에 놓인 것에 그 물을 뿌리라고 명령하였습니다.
22 명령대로 물을 뿌리자 얼마 가지 않아서 구름에 가리워 있던 해가 비치기 시작하면서 큰 불길이 일었습니다. 그래서 모두들 놀랐습니다.
23 희생제물이 타는 동안 사제들은 기도문을 외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함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 때 요나단이 인도를 하고 나머지 사람은 느헤미야를 따라서 응답을 했습니다.
24 그 기도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주님, 만물의 창조자이시며 만민이 두려워하는 강하고 의롭고 자비로우신 주 하느님, 그리고 오직 한 분이신 은혜의 임금님,
25 주님만이 모든 것을 주실 수 있고 의로우시고 전능하시고 영원하시며 이스라엘을 모든 악으로부터 구해 주시는 분이시며 우리의 조상들을 택하셔서 그들을 거룩하게 만들어 주신 분이십니다.
26 주님의 온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서 드리는 이 제물을 받아 주시고 주님의 차지인 이 백성을 지켜 주시고 거룩하게 해 주소서.
27 흩어진 우리의 백성을 한 곳에 모아 주시고 이방사회에서 노예생활을 하는 우리 백성을 해방시켜 주시며 멸시와 미움을 받으며 사는 우리들을 돌보아 주셔서 이방인들로 하여금 주님께서 우리의 하느님이심을 알게 하소서.
28 우리를 억누르고 오만하게 학대하는 자들에게 벌을 내리소서.
29 모세가 약속한 대로 주님의 백성을 주님의 거룩한 땅에서 살게 하소서.”
30 이 기도를 올리자 사제들이 찬미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31 제물이 다 탄 후에 느헤미야는 나머지 물을 큰 돌들 위에 부으라고 명령하였습니다.
32 명령대로 하자 불길이 일었습니다. 그러나 제단에서 비쳐 오는 찬란한 빛 때문에 그 불빛은 죽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33 이 사실은 세상에 알려지고 페르샤 왕의 귀에까지 들어 갔는데, 페르샤로 끌려 갔던 사제들이 불을 감추어 두었던 자리에서 물이 발견되었다는 것과 느헤미야와 그의 동료들이 그 물로 희생제물을 깨끗하게 하였다는 말을 듣고
34 페르샤 왕은 사실을 확인한 후에 그 자리에 담을 치고 성역으로 만들었습니다.
35 왕은 거기에서 나오는 큰 수입을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36 느헤미야와 그의 동료들은 그 물을 “넵타르” 라고 불렀습니다. 그 말은 정결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프타” 라고 부릅니다.

2장
1 우리의 보존문서 속에서 예언자 예레미야의 이야기를 읽을 수가 있습니다. 예레미야는 잡혀 간 사람들에게, 앞에서 말한 그 제단불을 가지고 가라고 명령했습니다.
2 그뿐 아니라 예레미야는 그들에게 율법을 주면서 주님의 계명을 잊지 말 것과 금과 은으로 만든 우상과 그 장식물을 보더라도 미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었습니다.
3 그 밖에도 이와 비슷한 충고를 했지만 그 중에서도 예언자는 그들의 마음에서 율법이 떠나지 않게 하라고 일렀습니다.
4 같은 기록에 있는 이야기입니다만, 예레미야는 모세가 하느님께서 주신 땅을 보려고 올라 갔던 그 산으로 갈 때에 하느님의 지시를 받고 장막과 계약궤를 따라 다니게 하였습니다.
5 예레미야가 그 곳에 이르렀을 때에 동굴 속에서 방을 하나 발견하고 그 속에다 장막과 계약궤와 분향제단을 안치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입구를 막아 버렸습니다.
6 그와 함께 갔던 몇 사람이 그 길에 표시를 하려고 그 곳으로 가 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7 예레미야는 이 말을 듣고 그들을 꾸짖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다시 모으시고 그들에게 자비를 베푸실 때까지는 그 장소는 아무도 모르게 감추어 두어야 한다.
8 그 때에 가서 주님께서 이런 일들을 다 드러내 보이시고 주님의 영광과 구름이 나타날 것이다. 그것은 마치 모세 시대에 나타났던 것과 같으며, 솔로몬이 그 거룩한 곳이 영광스럽게 하느님께 바쳐지도록 기도했을 때 나타났던 것과 같다.”
9 또 솔로몬이 지혜롭게도 성전을 완공하고 봉헌할 때 희생제물을 드린 이야기가 있습니다.
10 모세가 주님께 기도를 드리자 하늘에서 불이 내려 와 희생제물을 태워 버렸듯이 솔로몬이 기도를 드렸을 때에도 불이 내려 와 번제물을 태워 버렸습니다.
11 모세는, “속죄의 제물은 사람이 먹어 보지 않은 것이므로 불살라졌다” 고 말했던 것입니다.
12 솔로몬도 같은 모양으로 팔 일간 축제를 지냈습니다.
13 위에 말한 기록문서와 느헤미야의 회고록에는 이런 이야기 이외에 느헤미야가 책을 수집하여 도서관을 세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거기에는 여러 왕들에 관한 책과 예언자들과 다윗이 쓴 글과 제물을 드리는 일에 관해서 여러 왕들이 쓴 편지가 들어 있습니다.
14 이와 같이 유다도 전쟁 때문에 흩어졌던 책들을 모아서 전해 주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그 책들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15 그 책들이 필요하셔서 사람을 보내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16 우리는 지금 성전 정결예식을 거행하려고 하면서 이 편지를 씁니다. 여러분도 그 축제를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17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든 백성을 구원하셨고 그들 모두에게 그들이 차지할 땅과 왕국과 사제직과 거룩한 예식을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18 이것은 하느님께서 율법을 통해서 약속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멀지 않아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우리를 하늘 아래에 있는 모든 지방으로부터 당신의 거룩한 땅으로 모아 주실 것을 믿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 번 큰 위험에서 우리를 건져 주셨고 당신의 거룩한 땅을 정결하게 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서문
19 ○키레네 사람 야손이 쓴 다섯 책 속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유다 마카베오와 그의 형제들의 이야기, 위대한 성전의 정결예식과 제단 봉헌에 관한 이야기,
20 그들이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와 그의 아들 유파톨하고 싸운 이야기,
21 또 유다교를 위해서 용감하게 싸운 영웅들이 하늘로부터 내려 온 천사들의 도움으로 적은 병력으로 온 땅을 점령하고 많은 야만인들을 몰아 내고,
22 온 천하에 이름난 그 성전을 회복하고 예루살렘성을 해방시키고 거의 없어져 가던 법을 재확립한 이야기와 주님께서 그들에게 모든 원조를 베풀어 주신 이야기 등이다.
23 키레네 사람 야손이 이렇게 자세하게 써 놓은 이야기를 우리는 요약해서 책 한 권에 담으려 한다.
이 책의 저술목적과 방법
24 ○숫자가 너무 많다는 것을 생각하고 또 자료가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이 역사서에 나오는 이야기를 깊이 이해하려는 사람들이 어지럽게 될 것을 생각하고
25 우리는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흥미를 주고 그 내용을 기억하려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주어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한 책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26 이 많은 자료를 요약하는 일은 많은 노고가 필요한 것이고 따라서 이 일을 계획한 우리에게는 밤잠을 못 자고 땀 흘려 일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27 그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연회를 준비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이 어려운 일을 해보려고 한다.
28 매 사건의 자세한 내용에 관해서는 원저작에 양보하고 우리는 다만 간단하게 요약하는 일에만 노력하겠다.
29 집을 새로 지을 때에 건축가는 집 구조 전체를 보살펴야 하지만 납화나 사생화로 장식할 책임을 맡은 사람은 그 집에 알맞은 장식이 되도록 연구해야 한다. 우리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30 문제점을 찾아 내고 일의 전모를 파악하여 각 부분을 자세히 살피는 것은 역사서의 원저자가 할 일이다.
31 그러나 요약한 책을 쓰려고 하는 사람은 사건의 세밀한 내용을 피하고 표현을 간결하게 하면 되는 것이다.
32 그러니 더 이상 덧붙일 것 없이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역사를 쓰는 데 있어서 서문을 장황하게 늘어놓고 역사 자체를 생략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3장 - 시몬의 반역
1 대사제 오니아스가 하느님을 잘 공경하고 악을 멀리한 덕으로 거룩한 예루살렘성에서는 사람들이 완전한 평화를 누리고 율법을 잘 지키며 살았다.
2 그 때에는 이교도들의 왕들도 성소를 존중히 여기고, 최고의 선물을 바쳐서 성전의 영광을 드러냈다.
3 아시아의 왕 셀류코스까지도 자기 수입에서 희생제사를 드리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을 지불했다.
4 그런데 빌가 가문 출신으로서 성전의 경리책임을 맡았던 시몬이란 자가 있었는데 그와 대사제 사이에 예루살렘의 시장 관리권에 대해서 의견 충돌이 생겼다.
5 시몬은 오니아스를 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때 코일레 시리아와 페니키아 총독으로 있던 다르소 출신 아폴로니우스에게 가서
6 예루살렘의 성전금고에 말할 수 없이 많은 돈이 가득 차 있다는 것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 돈은 제사용이 아니므로 왕이 마음대로 가질 수도 있다고 일러 주었다.
헬리오도로스의 사명
7 ○아폴로니우스는 왕을 찾아 가 자기가 들은 대로 성전에 있는 돈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총리대신 헬리오도로스를 뽑아 예루살렘으로 보내며 그 돈을 몰수해 오라고 명령하였다.
8 헬리오도로스는 즉시 예루살렘으로 떠났다. 겉으로는 코일레 시리아와 페니키아의 여러 도시들을 시찰하러 가는 것처럼 꾸몄으나 사실은 왕의 뜻을 이루기 위한 여행이었다.
9 헬리오도로스는 예루살렘에 도착하자 예루살렘의 대사제에게서 정중한 환영을 받았다. 그는 자기가 들은 정보를 그에게 이야기하고 자기가 예루살렘을 방문한 목적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의 사실여부를 캐물었다.
10 대사제는 금고 안에 얼마만큼의 저축이 있기는 하지만 그 일부는 과부들과 고아들을 위한 돈이라는 것과
11 또 일부는 토비아의 아들로서 대단히 높은 지위에 있는 히르카노스의 것임을 설명하고 헬리오도로스가 들은 정보는 불경건한 시몬의 거짓말로서 사실은 그 총액이 은 사백 달란트와 금 이백 달란트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12 그뿐 아니라 신성한 그 성소와 온 세상 사람들이 존중히 여기는 신성불가침의 이 성전을 믿고 사는 사람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였다.
13 대사제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헬리오도로스는 왕의 명령대로 그 돈은 몰수하여 왕의 금고에 넣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14 그래서 헬리오도로스는 날짜를 정하여 금고 안에 저축된 돈을 조사하려고 그 곳으로 들어 갔다.
15 ○온 예루살렘은 큰 걱정에 잠겼다. 사제들은 제복을 입고 제단 앞에 엎드려 율법을 주신 하느님께 부르짖으며 돈을 맡긴 사람들을 위해 그 돈이 완전하게 지켜지도록 기도했다.
16 대사제는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커서 안색이 변하고 표정이 달라져, 그를 보는 사람마저 마음이 아팠다.
17 대사제는 공포에 사로잡히고 몸마저 부들부들 떨려, 그를 바라보는 사람은 누구나 그의 마음 속의 고통을 역력히 알 수 있었다.
18 백성들도 성소가 모독을 당하려 하고 있는 순간에 모두 집에서 떼지어 나와 함께 기도를 올렸다.
19 슬픔을 나타내기 위해 젖가슴 밑에 삼베를 두른 여자들이 길을 메웠다. 집 안에 갇혀 있던 처녀들은 혹은 문으로 혹은 담으로 뛰어 갔고 더러는 창문으로 내다보며
20 모두 팔을 하늘로 쳐들고 탄원하였다.
21 많은 사람들이 서로 섞여서 엎드려 있는 광경과 큰 비통에 잠겨 공포에 떨고 있는 대사제의 모습은 보기에도 처참하였다.
천벌받은 헬리오도로스
22 ○그러는 동안 사람들은 전능하신 주님께 성전금고의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시어 언제나 그것을 맡긴 사람들에게 조금도 해가 돌아 가지 않도록 해 주시기를 빌었다.
23 한편 헬리오도로스는 계획대로 일을 치르려고 하였다.
24 그런데 그가 호위병을 데리고 성전 금고에 가까이 갔을 때 모든 신령들의 왕이시며 모든 권세를 한 손에 쥐신 분이 굉장히 놀라운 모습으로 나타나셨다. 그래서 성전을 침범하려고 하던 자들은 이 하느님의 힘에 압도되어 기운을 잃 고 기절해 버렸다.
25 휘황찬란하게 성장한 말이 보기에도 무시무시한 기사를 태우고 그들 눈앞에 나타났던 것이다. 그 말은 맹렬하게 돌진하여 앞발을 쳐들고 헬리오도로스에게 달려들었다. 그 말을 타고 나타난 기사는 황금갑옷을 입고 있었다.
26 그와 함께 두 젊은 장사가 나타났는데 그들은 굉장한 미남인데다가 입고 있는 옷마저 휘황찬란하였다. 그들은 헬리오도로스 양쪽에 하나씩 서서 그를 쉴새없이 채찍으로 때려 큰 타격을 주었다.
27 헬리오도로스는 꼼짝없이 땅에 넘어져 짙은 어둠 속에 빠져 버렸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거두어 들것에 얹어 놓았다.
28 많은 수행원들과 호위병을 데리고 성전금고에 들어 갔던 그는 이제는 자기 몸도 가눌 수 없게 되어 하느님의 주권을 밝히 깨닫는 사람들에 의해서 운반되었다.
29 이렇게 그가 하느님의 호된 매를 맞고 다시 살아날 아무런 희망도 없이 입이 막혀 넘어져 있을 때에
30 유다인들은 당신의 성소를 영광스럽게 해 주신 주님께 찬미를 드렸다. 이렇게 되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온통 공포와 혼란 속에 빠졌던 성전은 전능하신 주님이 나타나심으로써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31 이렇게 되자 헬리오도로스와 같이 왔던 사람 몇몇이 급히 오니아스에게로 가서 헬리오도로스가 쓰러져 마지막 숨을 넘기려고 하니 그 목숨을 살려 주시도록 지극히 높으신 분께 기도해 주기를 청하였다.
32 대사제는 유다인들이 헬리오도로스에게 무슨 나쁜 일을 한 것처럼 왕이 생각할까 두려워서 희생제물을 바쳐 헬리오도로스의 회생을 위하여 기도드렸다.
33 대사제가 용서를 비는 제사를 드리고 있을 때에 좀 전에 나타났던 청년이 먼저와 같은 옷을 입고 헬리오도로스에게 다시 나타나 그 앞에 서서 이렇게 말하였다. “대사제 오니아스에게 천번 만번 감사하여라. 주님께서 그를 보시고 네 목숨을 살려 주셨다.
34 천벌을 받았던 너는 지금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의 위대하신 능력을 알려라.” 이 말을 마치고 청년들은 사라졌다.
35 ○헬리오도로스는 희생제물을 바치고 자기 목숨을 구해 주신 주님께 온갖 맹세를 다 한 다음 오니아스와 고별인사를 나누고 자기 군대를 인솔하여 왕에게로 돌아 갔다.
36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기적을 직접 자기 눈으로 본 헬리오도로스는 모든 사람에게 그 사실을 증언하였다.
37 왕이, “다시 한 번 사람을 예루살렘으로 보내려면 어떤 사람이 좋겠느냐”고 물었을 때에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38 “폐하의 원수가 있다든가 폐하의 왕권을 노리는 자가 있으면 그자를 그리로 보내십시오. 그러면 그자는 그 곳에서 호되게 매를 맞아 시체로 돌아 오거나 아니면 반쯤 죽어서 돌아 오게 될 것입니다. 그 곳 성전은 분명히 하느님의 특별한 힘이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 곳은 하늘에 사시는 분이 지키고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39 나쁜 생각을 품고 그 곳에 가는 사람은 누구나 그분이 내리쳐서 없애 버립니다.”
40 ○헬리오도로스에 관한 이야기와 성전 금고의 수호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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