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7/2009

외경 - 마카베오상(1Maccabeus) 1-3장

알렉산더 대왕과 그 후계자들
1 기띰 출신의 마케도니아 사람으로 필립보의 아들인 알렉산더는 페르샤와 메대의 왕 다리우스를 쳐부수고 그 왕권을 차지하여 그리이스 왕국을 손에 넣은 다음,
2 수없이 전쟁을 하여 숱한 성을 점령하고 세상의 많은 왕을 죽였다.
3 알렉산더는 땅 끝까지 진격하여 여러 나라에서 많은 재물을 약탈하였다. 온 세상은 그 앞에 굴복하였고 그는 우쭐하여 오만해졌다.
4 그는 막강한 군대를 모아 여러 고을과 나라와 왕국을 굴복시키고 조공을 바치게 하였다.
5 그 후 알렉산더는 앓아 눕게 되었는데 죽음이 임박한 것을 알고
6 어릴 적부터 자기와 함께 자라난 장교들 중에서 뛰어난 사람들을 불러, 죽기 전에 자기 왕국을 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7 알렉산더는 십이 년 동안 통치하고 죽은 것이다.
8 그 장교들은 제각기 자기 영토를 다스리게 되었는데
9 알렉산더가 죽자 모두들 왕위에 올랐다. 그리고 그들의 자손들도 뒤를 이어 오랜 세월을 두고 집권하였다. 그들이 집권하는 동안 온 세상은 그들의 학정에 몹시 시달렸다.
유다인과 이방인의 맹약
10 그들 중에서 죄악의 뿌리가 돋아 났는데 그는 안티오쿠스왕의 아들로서 로마에 인질로 갔던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였다. 그는 그리이스 왕국 백 삼십 칠년에 왕이 되었다.
11 그 무렵, 이스라엘에서는 반역자들이 생겨 많은 사람들을 선동하면서 “주위의 이방인들과 맹약을 맺읍시다. 그들을 멀리하고 지내는 동안 얼마나 많은 재난을 당하였읍니까” 하고 꾀었다.
12 이 말이 그럴듯하여
13 백성들 중에서 여럿이 왕에게 달려 가, 이방인들의 생활풍습을 받아들이자고 청하여 허가를 받았다.
14 그들은 곧 이방인들의 풍속을 따라 예루살렘에 운동장을 세우고
15 할례받은 흔적을 없애고 거룩한 계약을 폐기하고 이방인들과 어울렸다. 이렇게 그들은 자기 민족을 팔고 악에 가담하였다.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에집트 전쟁
16 안티오쿠스는 자기 왕국을 튼튼히 세우고는 에집트 땅에까지 손을 뻗쳐 두 왕국을 함께 지배하려는 야심을 품었다.
17 그는 대군을 거느리고 병거, 코끼리, 기병, 큰 함대를 앞세워 에집트로 쳐들어 가서
18 에집트 왕 프톨레매오를 공격하였다. 프톨레매오는 많은 사상자를 내고 도망쳐 버렸다.
19 안티오쿠스는 에집트의 여러 요새도시들을 점령하고 많은 전리품을 빼앗았다.
안티오쿠스의 유다인 박해
20 백 사십 삼년에 에집트를 쳐부순 안티오쿠스는 돌아 오는 길에 대군을 이끌고 이스라엘로
가서 예루살렘으로 쳐들어 갔다.
21 그는 무엄하게도 성전 깊숙이 들어 가서 금제단, 등경과 그 모든 부속물,
22 젯상, 술잔, 그릇, 금향로, 휘장, 관 등을 약탈하고 성전 정면에 씌웠던 금장식을 벗겨 가져갔다.
23 또 금, 은은 물론 값비싼 기물들을 빼앗고 감추어 두었던 보물들을 찾아 내는 대로 모두 약탈하였다.
24 그는 이 모든 것을 차지하고 많은 사람을 죽인 다음 오만불손한 욕설을 남기고 자기 나라로 돌아 갔다.
25 이스라엘 방방곡곡에는 큰 슬픔이 넘쳐,
26 지도자와 원로들이 탄식을 하고 처녀 총각들은 기운을 잃었으며, 여인들의 아름다움은 간 곳이없었다.
27 신랑들은 슬픔에 잠기고 신부는 신방에 앉아서 탄식만 하였다.
28 온 땅은 주민들의 슬픔으로 초상집같이 되었고 야곱의 집은 온통 수치로 뒤덮였다.
29 그로부터 이 년 후 안티오쿠스왕은 유다의 여러 도시에 조공 징수관을 파견하였다. 그 사람은 대군을 이끌고 예루살렘으로 가서
30 거짓 평화선전을 하여 그들을 안심시켰다. 그리고는 별안간 그 도시를 습격하여 큰 타격을 주고 이스라엘 백성을 무수히 죽였다.
31 그는 그 도시를 약탈한 다음 불을 지르고 가옥들과 사면의 성벽을 파괴하고
32 아녀자들을 포로로 삼고 가축을 빼앗았다.
33 그리고 그의 군졸들은 강한 성벽을 높이 쌓고 튼튼한 망대를 세워서 다윗의 도시를 재건하여 자기네들의 요새로 삼았다.
34 그리고 죄 많은 이방인들과 유다인 반역자들을 그 요새에 배치하여 기반을 굳혔다.
35 또 무기와 식량을 저장하고 예루살렘에서 거둔 전리품을 그 곳에 쌓아 두었다. 이렇게 하여 예루살렘은 크게 위협을 주는 성이 되었다.
36 예루살렘은 성소를 위협하는 복병이 되었고, 이스라엘 사람들을 밤낮으로 괴롭히는 사악한 원수가 되었다.
37 성소 주위에서 죄 없는 사람들이 무참히 죽어 갔고, 그 성소는 원수들 손에 더럽혀졌다.
38 예루살렘의 주민들은 그들을 피하여 도망가 버려 예루살렘은 이국인의 거처가 되었고,
제 고장 사람들에게는 낯선 땅이 되어 그 자녀들은 그 땅을 버리고 갔다.
39 그 성소는 광야와 같이 황폐하고 축제일은 변하여 통곡의 날로 변하고 안식일은 웃음거리가 되고 명예스러웠던 것은 오히려 조롱거리가 되었다.
40 지난날 영광을 누린 그만큼 수치를 당하게 되었고 찬란하던 때는 가 버리고 상복을 입게 되었다.
안티오쿠스의 유다교 탄압
41 그 후 안티오쿠스왕은 온 왕국에 영을 내려 모든 사람은 자기 관습을 버리고 한 국민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42 이방인들은 모두 왕의 명령에 순종했고
43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도 왕의 종교를 받아 들여 안식일을 더럽히고 우상에게 제물을 바쳤다.
44 왕은 또 사신들을 예루살렘과 유다의 여러 도시에 보내어 다음과 같은 칙령을 내렸다.
유다인들은 이교도들의 관습을 따를 것.
45 성소 안에서 본제를 드리거나 희생제물을 드리거나, 술을 봉헌하는 따위의 예식을 하지 말 것. 안식일과 기타 축제일을 지키지 말 것.
46 성소와 성직자들을 모독할 것.
47 이교의 제단과 성전과 신당을 세울 것. 돼지와 부정한 동물들을 희생제물로 잡아 바칠 것.
48 사내아이들에게 할례를 주지 말 것. 온갖 종류의 음란과 모독의 행위로 스스로를 더럽힐 것.
49 이렇게 하여 율법을 저버리고 모든 규칙을 바꿀 것.
50 이 명령을 따르지 않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
51 안티오쿠스왕은 그의 온 왕국에 이와 같은 명령을 내리고 국민을 감시할 감독관들을 임명하고 유다의 여러 도시에 명령을 내려서 각 도시마다 희생제물을 바치게 했다.
52 많은 유다인들이 율법을 버리고 그들에게 가담하여 방방곡곡에서 나쁜 짓이 마구 저질러졌다.
53 그 밖의 이스라엘 사람들은 숨을 곳을 찾아 피난을 갈 수밖에 없었다.
54 백 사십 오년 기슬레우월 십 오일에 안티오쿠스왕은 번제 제단 위에 가증스러운 파멸의 우상을 세웠다. 그러자 사람들은 유다의 근방 여러 도시에 이교제단을 세우고
55 집 대문 앞에나 거리에서 향을 피웠다.
56 율법서는 발견되는 대로 찢어 불살라 버렸다.
57 율법서를 가지고 있다가 들키거나 율법을 지키거나 하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왕명에 의해서 사형을 당하였다.
58 그들은 여러 도시에서 권력을 휘두르며 왕명을 위반한 이스라엘 사람들을 매달 잡아 들여 모질게 학대하였다.
59 매달 이십 오일에는 옛 제단 위에 새로 세운 제단에 희생제물을 바쳤다.
60 자기 아이들에게 할례를 받게 한 여자들은 법령에 따라서 사형에 처하고
61 그 젖먹이들도 목을 매달아 죽였다. 그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과 그 아이들에게 할례를 베푼 사람까지 모두 죽였다.
62 그러나 이에 꺾이지 않고 부정한 것을 먹지 않기로 굳게 결심한 이스라엘 사람들도 많았다.
63 그들은 부정한 음식을 먹어서 몸을 더럽히거나 거룩한 계약을 모독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달게 받기로 결심하였고, 사실 그들은 그렇게 죽어 갔다.
64 크고 무서운 하느님의 진노가 이스라엘 위에 내린 것이다.

2장 - 마따디아와 그의 다섯 아들
1 그 무렵에 마따디아라는 사람이 예루살렘을 떠나서 모데인에 가서 살았다. 마따디아는 요하립 가문 출신의 사제인 시므온의 손자이고 요한의 아들이었다.
2 마따디아에게는 아들이 다섯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가띠라고 불리던 요한,
3 다씨라고 불리던 시몬,
4 마카베오라고 불리던 유다,
5 아와란이라고 불리던 엘르아잘, 그리고 아푸스라고 불리던 요나단이었다.
6 유다 지방 예루살렘에서 여러 가지 신성모독이 범해지는 것을 본 마따디아는
7 이렇게 탄식하였다.
“아! 슬프다. 나는 왜 태어나서 내 민족과 이 거룩한 도성이 망하는 것을 보아야 하는가!
나는 왜 여기 살다가 이 도성이 적의 손에 넘어가고,
8 성소가 이국인의 손아귀에 넘어가는 것을 보아야 하는가!
9 예루살렘의 영광이던 기물들이 약탈당하고 예루살렘의 어린이들이 거리에서 학살당하고 젊은이들이 원수의 칼에 맞아 쓰러져 가는구나.
10 이 왕국을 나누어 먹지 않은 민족이 어디 있었으며 이 나라의 재물을 약탈하지 않은 민족이 어디 있었던가.
11 이 왕국은 그 모든 장식을 빼앗기고 자유의 몸이 노예가 되었구나.
12 아름답고 찬란하던 우리의 성소는 이제 폐허가 되었고 이방인의 손에 더럽혀졌다.
13 이제 더 살아 무엇하겠는가!”
14 마따디아와 그의 다섯 아들들은 입고 있던 옷을 찢어 버린 다음, 몸에 삼베옷을 두르고 슬피 통곡하였다.
이교제사를 거부하다
15 안티오쿠스왕은 유다인들에게 배교를 강요하고 이교제사를 드리게 하려고 자기 부하들을 모데인시로 보냈다.
16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들을 따랐지만 마따디아와 그의 아들들은 따로 떨어져 한데 뭉쳤다.
17 그러자 왕의 부하들이 마따디아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아들들과 형제들의 지지를 받는 당신은 이 도시의 훌륭하고 힘있는 지도자요.
18 모든 이방인들과 유다의 지도자들과 예루살렘에 남은 사람들이 다 왕명에 복종하고 있는 터에 당신이 앞장선다면 당신과 당신의 아들들은 왕의 총애를 받게 될 것이고 금과 은과 많은 선물로 부귀영화를 누릴 것이오.”
19 그러나 마따디아는 큰 소리로 이렇게 대답하였다. “왕의 영토 안에 사는 모든 이방인이 왕명에 굴복하여 각기 조상들의 종교를 버리고 그를 따르기로 작정했다 하더라도
20 나와 내 아들들과 형제들은 우리 조상들이 맺은 계약을 끝까지 지킬 결심이오.
21 우리는 하늘이 주신 율법과 규칙을 절대로 버릴 수 없소.
22 우리는 왕의 명령을 따를 수 없을 뿐더러 우리의 종교를 단 한 치도 양보할 수 없소.”
23 마따디아의 말이 끝났을 때 어떤 유다인 한 사람이 나와서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왕명대로 모데인 제단에다 희생제물을 드리려 했다.
24 이것을 본 마따디아는 화가 치밀어 올라 치를 떨고, 의분을 참지 못하여 앞으로 뛰어 올라 가 제단 위에서 그자를 죽여 버렸다.
25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교제사를 강요하기 위하여 온 왕의 사신까지 죽이고 제단을 헐어 버렸다.
26 이렇게 해서 마따디아는 전에 비느하스가 살루의 아들 지므리를 찔러 죽였을 때처럼 율법에 대한 열성을 과시하였다.
27 그리고 마따디아는 거리에 나서서, “율법에 대한 열성이 있고 우리 조상들이 맺은 계약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은 나를 따라 나서시오” 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28 그리고 나서 그는 모든 재산을 그 도시에 버려 둔 채 자기 아들들을 데리고 산으로 피해 갔다.
29 정의와 율법을 따라 살려는 많은 사람들이 정착할 곳을 찾아 나아갔으며
30 그들의 처자들과 가축들이 그 뒤를 따랐다. 그들은 너무나 심한 불행을 겪어야만 했던 것이다.
안식일의 학살
31 왕의 명령을 거역한 사람들이 광야로 피해 가서 숨어 살고 있다는 보고가 다윗의 성 예루살렘에 있던 왕의 부하들과 군사들에게 들어 왔다.
32 그래서 큰 군대가 그들을 쫓아 나섰다. 그들이 있는 곳에 다다라 맞은편에 진을 치고 안식일을 골라 공격할 채비를 갖추었다.
33 그리고는 숨어 있는 사람들에게, “자, 이젠 그만두고 나와서 왕명에 복종하여라. 그러면 목숨만은 살려 주겠다” 하고 크게 외쳤다.
34 그러나 그 사람들은 “왕명에 굴복해서 안식일을 더럽힐 수는 없다. 우리는 나가지 않는다” 라고 대답하였다.
35 그러자 그들은 즉시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36 대항하여 싸우지 않았다. 돌을 던지거나 자기들의 피신처에 방벽을 쌓거나 하지도 않고
37 “우리는 모두 깨끗하게 죽겠다. 너희들이 죄없는 우리를 죽였다는 것을 하늘이 알고 땅이 증언할 것이다” 하고 말하였다.
38 이렇게 적군이 안식일을 택해서 공격해 왔기 때문에 유다인들은 처자와 가축과 함께 고스란히 죽어 갔고, 죽은 사람은 천 명이나 되었다.
마따디아의 투쟁
39 마따디아와 그의 동지들은 이 소문을 듣고 동포들의 죽음을 몹시 슬퍼하며 서로 이렇게 말하였다.
40 “만일 우리 모두가 이미 죽어 간 형제들을 본받아, 우리의 관습과 규칙을 지키느라고 이방인들과 싸우지 않기로 한다면 멀지 않아 그들은 우리를 이 지상에서 몰살시키고 말 것이다.”
41 그 날 그들은 다음과 같이 결의했다. “우리를 공격하는 자가 있으면 안식일이라도 맞서서 싸우자. 그래야만 피신처에서 죽어 간 우리 형제들처럼 몰살당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42 그러자 일부 하시딤 사람들이 모여 와서 그들과 합세했다. 그들은 용감한 사람들이었고 모두 경건하게 율법을 지키는 사람들이었다.
43 박해를 피해 온 사람들이 모두 그들을 지지하여 합세했다.
44 그래서 그들은 군대를 조직하여 죄인들과 율법을 어긴 자들에 대해서 분노를 터뜨리고 그들을 쳐부수었다. 이 때 살아 남은 적군들은 이방인들에게 도망쳐 가 피난처를 얻었다.
45 마따디아와 그의 동지들은 이교제단을 찾아 다니면서 모두 헐어 버리고
46 또 이스라엘 땅에 사는 어린이로서 할례를 받지 않은 아이들을 찾아 내어 강제로 할례를 받게 하고
47 교만한 자들을 쫓아 내었다. 그들이 하는 일은 다 잘 되어 갔다.
48 그들은 이방인들과 왕들의 손에서 율법을 구해 내었고 죄인들에게 승리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마따디아의 유언과 죽음
49 마따디아는 임종할 날이 왔을 때 아들들을 모아 놓고 이렇게 말했다. “오만과 횡포가 득세한 지금은 멸망의 때요, 격렬한 분노의 때이다.
50 그러므로 너희는 열심히 율법을 지키고 우리 조상들이 맺은 계약을 위하여 헌신하여라.
51 옛날에 우리 조상들이 이룬 업적을 기억하여라. 그러면 너희들은 큰 영광과 불멸의 이름을 얻을 것이다.
52 아브라함은 시련을 받고도 믿음을 지켜서 의로운 사람이란 인정을 받지 않았느냐?
53 요셉은 곤경에 빠졌어도 계명을 지켜서 에집트의 주인이 되었고,
54 우리 조상 비느하스는 그의 큰 열성 때문에, 영원히 사제직을 차지하라는 약속을 받았다.
55 여호수아는 하느님의 명령을 완수하여 이스라엘의 재판관이 되었고,
56 갈렙은 회중 앞에서 올바르게 증언하여 땅을 물려받았다.
57 다윗은 그의 자비로운 마음 때문에 영원한 왕권을 차지하였으며
58 엘리야는 불타는 열성으로 율법을 지켰기 때문에 하늘로 들려 올라 갔고
59 하나니야와 아자리야와 미사엘은 그들의 믿음 때문에 불구덩이에서 살아 나왔으며
60 다니엘은 끝내 결백하였기 때문에 사자의 입에서 살아 나왔다.
61 그러므로 너희는 대대로 이것을 명심하여라. 하느님에게 희망을 거는 자는 힘을 잃는 일이 결코 없으리라.
62 죄인의 위협하는 말을 무서워하지 말아라. 그의 영광은 벌레가 우글거리는 똥더미로 변한다.
63 죄인은 오늘 높은 자리에 올랐다가도 내일이면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는 죽어서 흙이 되고 그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 간다.
64 아들들아, 용기를 내어 굳세어져라. 그리고 율법을 굳게 지켜라. 이것이 너희들이 차지할 영광이다.
65 여기에 있는 너희 형 시므온은 내가 알기로는 슬기로운 사람이다. 항상 그의 말을 잘 들어라. 시므온은 너희에게 아버지 구실을 할 것이다.
66 젊었을 때부터 장사인 유다 마카베오는 너희 군대의 지휘관이 되어 여러 이교도들과의 싸움을 지휘할 것이다.
67 너희는 율법을 지키는 사람을 모두 규합해서 네 동포들의 원수를 철저히 갚아야 한다.
68 너희를 학대한 이방인들에게 복수하고 율법이 명하는 것을 잘 지켜라.”
69 마따디아는 아들들에게 마지막 축복을 내리고 그의 조상들의 뒤를 따랐다.
70 그가 죽은 것은 백 사십 육년, 그의 조상들이 묻힌 모데인의 묘지에 묻혔는데, 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의 죽음을 크게 슬퍼하였다.

3장 - 유다 마카베오에 대한 찬사
1 마따디아가 죽은 후 마카베오라고 불리는 그의 아들 유다가 그를 계승했다.
2 모든 형제들은 아버지와 합세했던 사람들과 함께 그를 도와 이스라엘 전쟁을 기쁜 마음으로 치렀다.
3 그는 자기 민족의 영예를 널리 떨쳤다. 그는 장수처럼 갑옷을 입고, 온갖 무기를 허리에 차고 많은 전쟁에 임하여 칼을 휘둘러 자기 진영을 보호하였다.
4 그의 활약은 사자와도 같았고, 짐승을 앞에 놓고 으르렁대는 새끼사자와도 같았다.
5 그는 범법자들을 뒤쫓아 가 잡아 내고, 자기 민족을 괴롭힌 자를 태워 죽였다.
6 범법자들은 그 앞에 위압당하였고 악을 일삼은 자들은 어쩔 줄을 몰라 하였다. 그로 말미암아 민족의 구원이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7 많은 왕들에게 쓴잔을 마시게 하였고 자신의 활약으로 야곱을 기쁘게 하였다. 사람들은 영원히 그를 기념하여 그를 축복하리라.
8 그는 유다의 여러 도시를 돌아 다니며 하느님을 배반한 자를 찾아 몰살시키고 이스라엘이 받을 하느님의 진노를 면하게 하였다.
9 그의 명성은 땅 끝까지 퍼졌고 흩어진 민족을 그는 다시 모아 놓았다.
유다 마카베오의 첫 승리
10 아폴로니우스라는 사람이 이방인들과 사마리아인들을 모아 큰 군대를 조직하고 이스라엘에 전쟁을 걸어 왔다.
11 이에 유다는 나아가서 그를 맞아 쳐부수고 죽여 버렸다.
적군은 많은 사상자를 내고, 나머지는 도망쳐 버렸다.
12 유다인들은 많은 전리품을 얻게 되었는데, 아폴로니우스가 쓰던 칼은 유다가 차지하였다. 그는 일생 동안 그 칼을 가지고 싸웠다.
13 시리아군 사령관 세론은 유다가 충성스런 역전의 용사들을 많이 모아 놓았다는 소식을 듣고
14 이렇게 말하였다. “이제 내 명성을 떨칠 때가 왔다. 왕명을 무시한 유다와 그 졸도들을 무찌르고 이 나라에서 영광을 차지하자.”
15 그 때에 하느님을 배반한 유다인들도 대군을 조직하고 그와 합세하여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데 협력하였다.
16 그들이 벳호론 언덕 가까이 왔을 때 유다가 얼마 안 되는 부하를 거느리고 그를 맞아 싸우러 나갔다.
17 유다의 부하들은 자기들을 치러 나오는 적군을 보고 유다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이렇게 적은 수효를 가지고 저 많고 강한 군대와 어떻게 싸워 낼 수가 있겠읍니까? 게다가 우리는 오늘 아무 것도 먹지 못하여 기진맥진해 있읍니다.”
18 유다가 대답하였다. “작은 군대가 큰 군대를 쳐 이기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느님께서 구원하시려고 하면 군대가 크고 작은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19 전쟁의 승리는 군대의 다수에 달린 것이 아니고, 하늘이 내려 주는 힘에 달려 있다.
20 불손하고 무뢰한 놈들이 작당하여 우리와 우리 처자들을 없애 버리고 우리의 재산을 약탈하려고 덤벼들고 있으나
21 우리는 우리의 생명과 율법을 보호하기 위하여 싸우고 있는 것이다.
22 하늘은 우리가 보는 앞에서 원수들을 짓부수어 버리실 것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조금도 저들을 무서워하지 말아라.”
23 그는 이 말을 마치고 세론과 그의 군대를 급습하여 부수었다.
24 유다는 벳호론 언덕을 내리달려 평지까지 적군을 쫓아 갔다. 적군은 팔백 명이나 쓰러져 죽고, 나머지는 불레셋 땅으로 도망쳐 갔다.
25 이렇게 하여 사람들은 유다와 그의 형제들을 두려워하기 시작했고, 주위의 이방인들은 공포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26 유다의 명성은 마침내 왕의 귀에까지 들어 갔고 그의 전쟁 이야기는 모든 이방인들 사이에 자자하게 퍼졌다.
리시아의 섭정
27 안티오쿠스왕은 이 이야기를 듣고 몹시 노하여 사람들을 온 왕국으로 보내, 용사들을 모아 막강한 군대를 조직하게 하였다.
28 그리고는 국고를 열고 군인들에게 일 년분의 봉급을 나누어 주며 모든 사태에 대비하라고 명령하였다.
29 그 결과 국고에 돈이 다 떨어졌고, 예부터 내려 오는 각 지방의 풍속을 없애 버린 데서 생긴 내란과 재앙으로 여러 속국에서 들어 오던 조공조차 잘 들어 오지 않게 되었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왕은
30 예물을 아낌없이 주는 등 지금까지의 어느 왕보다도 더 많은 경비를 써 오다가 지금 그럴 만한 돈이 없는 것을 걱정하게 되었다.
31 그는 크게 당황한 나머지 페르샤로 가서 여러 속국들에게 조공을 빼앗아 들이고 많은 돈을 긁어 오려고 생각하였다.
32 그는 왕족 중 탁월한 인물인 리시아에게 왕의 직무를 맡겨 유프라테스강에서부터 에집트 접경까지를 다스리게 하였다.
33 그리고 자기가 돌아 올 때까지 왕자 안티오쿠스를 맡아 기르게 하였다. 그뿐 아니라 그에게 군대의 절반과 코끼리부대를 주면서 자기의 뜻을 따라 모든 일을 잘 처리해 달라고 당부하였다.
34 특히 유다 지방과 예루살렘의 주민들에 대해서는
35 군대를 보내어 이스라엘의 병력과 예루살렘에 남아 있는 자들을 소탕하여 모두 없애 버리고 그 곳에서 유다인에 대한 기억조차 없애 버리라고 명령하였다.
36 그리고 그들이 살던 온 영토에 이국인들을 데려다가 살게 하고 그들의 토지는 모두 이국인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하였다.
37 그리고 나서 왕은 백 사십 칠년에 자기 군대의 나머지 절반을 이끌고 수도 안티오키아를 출발하여 유프라테스강을 건너 북쪽 지방의 여러 나라를 통과해서 진군하였다.
리시아의 파병
38 한편 리시아는 도리메네스의 아들 프톨레매오와 니가노르와 고르기아를 뽑아 유다 땅으로 보냈다. 이들은 왕의 측근 중에서도 유력한 인물들이었다.
39 리시아는 보병 사만과 기병 칠천을 주면서 왕의 명령대로 유다 땅을 쳐부수라고 하였다.
40 그들은 리시아에게서 받은 온 군대를 이끌고 진군하여 낮은 지대에 있는 엠마오 동네 가까이 이르러 진을 쳤다.
41 에돔과 불레셋에서 온 한 부대도 이들과 합세했다. 그 지방 상인들은 소문을 듣고 이스라엘 사람들을 노예로 사려고 많은 금은과 수갑을 가지고 그들의 진영을 찾아 갔다.
42 유다와 그의 형제들은 자기들의 영토 안에 적군이 진을 치고 사태가 험악하게 된 것을 알았다. 그뿐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을 몰살시켜 버리라는 왕명이 내려져 있음을 알고 있었다.
43 그들은 서로 격려하며, “쓰러져 가는 우리 민족과 성전을 수호하기 위해 싸우자” 고 말하고
44 다 함께 모여 전쟁을 준비하고 기도를 드리며 하느님께서 자비를 베풀어 주시고 불쌍히 여겨 주시기를 빌었다.
45 예루살렘은 집 한 채 없는 황야와 같이 되었고 드나드는 주민도 볼 수가 없구나. 성소는 원수의 발에 짓밟히고 외인들이 그 요새를 점령하여 이방인의 거처가 되었다. 야곱의 기쁨은 간 데 없고 퉁소와 비파소리도 들리지 않는구나.
46 유다인들은 같이 모여 예루살렘 맞은편에 있는 미스바라는 곳으로 갔다. 거기에는 전에 이스라엘 사람들의 기도소가 있었다.
47 그들은 그 날 단식하고 베옷을 몸에 두르고 머리에 재를 뿌리고 옷을 찢으며 통곡하였다.
48 이방인들은 앞일을 우상에게 물어 보았지만 이 사람들은 율법서를 펴서 앞일을 알아 보았다.
49 그들은 제복과 첫 수확물과 십분의 일세를 가지고 왔다. 또 그들은 맹세한 기간을 마친 나지르인들을 데려 내다 놓고
50 하늘을 우러러 보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이 사람들을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읍니까? 어디로 데리고 가면 좋겠읍니까?
51 당신의 성소는 짓밟히고 더러워졌으며 모욕을 당하고 슬픔에 잠겨 있읍니다.
52 이방인은 우리를 몰살하려고 한데 모여 있읍니다. 우리를 없애려는 그들의 계략을 당신께서는 아십니다.
53 당신께서 우리를 도와 주시지 않는다면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당해 낼 수가 있겠읍니까?”
54 그들은 나팔을 불고 크게 함성을 질렀다.
55 그 후 유다는 민중 속에서 천인대장, 백인대장, 오십인대장, 십인대장들을 임명하여 백성을 지휘하게 했다.
56 그 당시 집을 짓고 있던 사람들이나 약혼한 남자들이나 포도밭에서 포도나무를 심고 있던 사람들이나 겁장이들은 율법이 보장한 대로 각각 집으로 돌아 가도 좋다고 공포했다.
57 그리고 나서 군대는 진군하여 엠마오 남쪽에 진을 쳤다.
58 그 때에 유다가 말하였다. “이방인들은 우리와 우리의 성소를 짓부수려고 집결하고 있다. 내일 그들과 싸워야 하니 무장을 갖추고 만반의 준비를 하여라.
59 우리 민족과 우리 성소가 망하는 것을 보느니보다는 차라리 싸우다가 죽는 것이 더 낫다.
60 하늘이 원하시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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