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4/2011

철없는 오리

아는 지인이 부화장에서 직접 부화시킨 오리 새끼 두 마리를 줬다.
부화하진 약 한 달 보름쯤 된 것이다.
지난번에 있던 닭들과 함께 닭장에 넣어두었다.

그런데 사람을 무서워하는 오리 새끼는 내가 먹이를 가지고 들어가는데도 도망만 간다.
그래서 무엇을 잘 먹나 고민하다가 여러 가지 채소 남은 것도 갖다 주고 물도 주지만 내가 있을 때는 한쪽 구석에서 겁먹은 모습으로 앉아 있기만 한다.

보기가 안쓰러워 먹을 것을 입에다 대어줘도 먹지를 않고 삐악 거린다.
내가 닭장 근처에만 얼씬거려도 닭들은 우르르 몰려와 내 손을 쳐다보는데.
아직 철없는 오리 새끼는 무서워만 한다. 이 새끼오리는 내가 주인이고 내가 그들을 먹이고 돌보고 키운다는 사실을 모른다.

만일 닭들처럼 시간이 지난다면 자연스레 내가 나타나면 몰려와서 내 손을 쳐다볼 것이다.
이 철없는 새끼오리를 보면서 나와 하나님 관계를 생각한다.
철없는 신앙일 때는 두렵고 무서운 하나님으로 알고 그의 말씀을 안 지키면 벌 받을까 두려워하는 신앙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알면 알수록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우신 하나님임을 알지 않는가.
그리고 그분이 내 인생의 주인이시고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닫지 않는가.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철없는 오리 새끼처럼 그분의 진정한 마음을 다 헤아리지는 못한다.

아마 죽을 때까지도 모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먹이를 가지고 가면 우르르 몰려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주인을 바라보는 닭들만큼이나마 내 인생의 주인이요 생명이신 주님을 바라봤으면 좋겠다.
   
 -새미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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