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8/2011

15년 동안 그를 용서하기 않았습니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저는 소위 말하는 산전수전(산전수전)을 겪었습니다. 아파서 죽을 뻔하다가 살아나기도 했고, 버거운 시집살이를 겪는 와중에 남편은 3년 동안 거의 나가 살다시피 했으며, 전셋집에서 내쫓겨 길바닥에 나앉은 적도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게 별의 별 일들을 다 겪게 하시며, 과거의 모든 어두운 것들을 내려놓게 하셨습니다.
제가 포기하지 못해 이를 악물고 붙잡고 있던 것들을 하나님께서는 기도의 자리에서 하나씩 다 내려놓게 하셨습니다. 당시 저에게는 돈이 생명이었고, 자식과 친구가, 때로는 나 자신이 생명인 것 같았습니다.

하루는 기도하러 가서 말씀을 묵상하는데 마음에 이런 감동이 왔습니다.
'현미야, 다 내려놔라.'
'내려놨다고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저는 어느 것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끈질지게 제 생각을 고집했는지 모릅니다.

남편이 3년만에 탕자처럼 돌아와서는 제게 용서를 빌었습니다. 저는 남편이 나갔다 들어온 것에 대해 곁으로는 잔소리 한번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비수를 품고 원수 갚을 것을 헤아리며 살았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남편의 죄에 재판관이 되어 이후 15년 동안 그를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죽을 때까지 저 사람을 사랑하지 못할 거야.'
그런데 어느 날 하나님께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도 사랑할 수 있어!'

15년간 하지 못한 용서가 하루아침에 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내가 용서하지 못한 이유는 '나'라는 그릇이 비워지지 않아서였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다 용서하셨는데, 내 의(義)로 가득 차 있던 저는 나를 아프게 한 그를 용서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릇이 비워지지 않으니 하나님이 좋은 것으로 채우기려고 해도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비워지기 위해 그릇은 날마다 씻기는 곳에 가야 합니다. 그릇은 계속 더러워지는데 그릇 스스로 자신을 씻을 수 없기 때문에 생수가 부어지는 곳에 있어야 합니다.
<출처:기도할 수 밖에 없었어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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