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세계에서는 어디나 다 서열이 있다. 사람 사는 세상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양도 마찬가지다. 서열을 정하느라고 그 순한 양들도 치고받고 싸운다.
가을이 되면 양들은 짝짓기 철이기 때문에 대단히 민감하게 된다. 숫양들이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죽기 살기로 싸운다. 뿔로 들이받고 싸우다가 서로 뿔이 엉켜서 풀어지지 않을 때도 있다. 그렇게 되면 둘 다 꼼짝 못하고 서로 뒷발에 힘을 주고 버티다가 기진맥진하게 된다. 서로 박치기를 하는데, 그렇게 하다가 두개골에 손상을 입고 죽기도 한다고 한다.
양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맹수들과는 싸우지 않으면서 자기들끼리는 피터지게 싸운다. 세상과 싸워서 이겨야 하는데, 세상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싸운다. 악한 영적 세력과 공중 권세 잡은 영들과의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교회 안에서 우리끼리 교인들끼리 싸우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양들이 싸울 때 목자는 어떻게 대책을 세우는가? 양들의 머리와 코에 올리브기름을 듬뿍 발라준다. 그렇게 하면 이 기름이 미끈미끈 하지 않는가? 서로 부딪혀도 미끄러져 빗나가고 만다. 받으려고 해도 받치지를 않는 것이다. 조금 싸우다 포기하고 만다. 서로 멍하니 바라본다. 그러다가 싸움을 끝내고 만다.
목자가 양의 머리에 기름을 부어주는 것처럼 우리의 목자 되시는 예수님이 우리에게 성령의 기름을 부어주실 때 우리는 서로 들이받거나 싸우지 않고 화목하게 된다.
치고받고 하는 교회는 어떤 교회인가? 성령의 기름부음이 없는 교회이다. 성령의 기름이 떨어진 교회이다. 성령님이 떠나신 교회이다. 그러니까 은혜가 떨어지고 사탄이 역사하고 치고받고 싸우는 것이다.
공장이나 차 같은 것을 보면 기계와 기계가 맞물려 돌아간다. 그때 쇠가 깎이지 않도록 소리가 나지 않고 잘 돌아가도록 윤활유를 쳐준다. 그러면 쇠끼리 부딪히지 않고 깎이지 않고 잘 돌아간다.
성령의 기름이 부어질 때 교회라고 하는 마차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지 않고 잘 굴러가게 된다. 다른 사람과 잘 부딪히는 사람에게는 성령의 윤활유가 필요하다. 그 사람의 성격과 마음에 그리고 성품에 성령의 기름부음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본인도 상처를 받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다. 교회 안에서 자꾸 마찰이 생기는가? 그것을 해결해주는 것이 성령의 기름이다. 성령의 기름 부음을 받게 되면 부딪혀도 나도 다치지 않고 상대방도 다치지 않는다. 교회에 성령의 기름 부으심이 충만하면 모든 것이 원활하게 잘 돌아갈 것이다. 서로 부딪히지 않고 잡음이 생기지 않고 상처를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고...
내가 병에 걸리지 않게 하려하심이라
목자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양들에게 올리브기름을 발라주는 것은 알겠는데, 왜 다른 곳이 아니라 머리에 기름을 발라주는 것일까? 양들에게 치명적인 원수는 이리나 늑대가 아니다. 파리다! 쇠파리, 말파리, 발뒤꿈치파리, 사슴파리, 진디, 등에, 모기, 각다귀 등 양을 괴롭히는 파리들이 참으로 많다. 양은 이런 파리들이 윙윙 거리면서 날아다니면 자리에 눕지를 못한다고 한다. 단지 파리가 귀찮게 해서가 자리에 눕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위협을 주기 때문에 눕지를 못하는 것이다.
파리 떼들이 극성을 피우면 목자는 양들의 머리에 기름을 발라 주어 파리가 콧속에 알을 까지 못하게 한다. 또 이미 알을 낳았어도 기름을 부으면 콧속에 있는 기생충 알이나 유충들이 죽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양들의 머리에 기름을 발라주는 것이다. 이렇게 머리에 올리브기름을 발라주면 양들이 안심을 하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양의 머리에 기름을 발라주는 것은 양의 생명을 구해주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사탄도 마찬가지다. 예수님이 가라지의 비유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사탄은 아무도 모르게 한밤중에 밀밭에 가라지를 뿌린다. 은밀하게 우리의 마음속에 부정적인 생각과 의심을 심는다. 누군가가 우리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심어주면 빨리 그 생각을 뽑아버려야 한다. 나만 알고 있으라는 말은 좋은 말이 아니다. 사탄이 자주 쓰는 말이다.
날파리들이 양의 생명을 위협하듯이, 사탄이 우리를 끊임없이 위협하지 않는가? 목자가 날파리들로부터 양을 보호하기 위해 기름을 발라주듯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성령의 기름을 부어주실 때, 감히 사탄이 우리를 해하지 못할 것이다. 사탄이 우리에게 손 못 대도록 우리를 해치 못하도록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는 것이다.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게 되면 파리 떼들(사탄)이 얼씬도 못할 것이다. 사탄이 우리 안에 까놓은 알들도 다 죽어버리고 말 것이다. 유비무환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신앙생활도 그렇다. 기도는 문제 예방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문제가 생긴 다음에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매달리며 기도하는 것보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기도하는 것이 훨씬 지혜로운 것이다.
예수님도 시험에 들기 전에 시험에 들지 않도록 깨어 있어 기도하라고 하시지 않았는가? 문제가 생긴 다음에 문제 해결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한 발 늦은 기도다. 그런데 우리는 문제가 없을 때는 기도를 안 한다. 그러다가 문제가 터진 다음에 부랴부랴 기도하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 아닌가?
목자가 파리가 양의 콧속에 알을 까기 전에 미리 머리에 기름을 발라주는 것처럼, 우리는 미리미리 예방하기 위해 기도해야 하고, 예방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고, 예방하기 위해 성령충만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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